Ⅰ. 서론
우리나라의 고령화 속도는 전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기가 어려울 정도로 빠르다. 국가데이터처의 2022년 기준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2000년에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였는데, 그로부터 18년 만에 고령 사회로 진입하였다. 그리고 다시 그로부터 불과 7년 만인 2025년에 고령화 비율이 20.3%가 되어 초고령 사회에 진입할 전망이다.
인구의 고령화에 따라 가구의 고령화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국가데이터처의 2022년 기준 장래가구추계에 따르면, 2000년에 전체 가구 중 65세 이상 노령가구의 비율은 11.9%였는데, 2018년에는 이 비율이 21.0%로 올랐고, 2025년에는 27.6%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노령가구의 80% 이상은 1인 내지 2인 가구이다.1) 이러한 사실은 65세 이상 노인의 대부분이 자녀와 떨어져서 부부나 독신으로 살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노령가구는 경제적으로 ‘자산은 많지만, 소득은 적은(asset rich, income poor)’ 특징을 갖고 있다. 65세 이상 가구 중에서 39.7%는 상대적 빈곤선 아래에 있는데, 이는 OECD 국가들 중에서 최고 수준에 해당한다.2)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령가구는 전체 가구의 평균자산보다 많은 자산을 갖고 있으며, 이 중에서 80% 이상이 부동산 자산이다. 그리고 부동산 자산 중 56%가 주택이다.3) 국가데이터처의 2020년 인구총조사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령가구의 74.9%가 자가로 거주하고 있다.
이런 사실은 노령가구가 보유중인 부동산, 그 중에서도 주택을 연금화 하여 부족한 소득을 보충하는 것이 필요함을 보여준다. 주택연금은 이런 필요성에 부응한 역모기지(reverse mortgage) 상품으로, 55세 이상 자가 거주 가구를 대상으로 한다. 그러나 이런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실제 노령의 자가 거주자 중에서 주택연금에 가입한 가구 비율은 2023년 말 기준으로 약 1.3% 수준이다.4) 주택자산의 연금화 비율이 낮은 것은 우리나라만의 현상이 아니다. 미국, 호주, 영국, 뉴질랜드 등 주택자산의 연금화 상품이 있는 나라에서 공통적으로 목격되는 현상이다.5)
이처럼 노령가구의 주택 유동화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주택 유동화 프로그램의 가입률이 저조한 이유의 하나로 상속동기(bequest motive)가 거론되고 있다(김대환 · 김대영, 2016; 여윤경 · 양재환, 2018; Bang et al., 2017; Hanewald and Bateman, 2024; Nakajima et al., 2017). 노령가구들은 주택을 자녀에게 상속하기를 원하는데, 주택연금에 가입을 하면 상속을 못하기 때문에 주택연금에 가입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심지어 주택연금에 가입한 가구조차 상속동기를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주택금융공사의 주택연금수요실태조사에 따르면, 주택연금 가입자의 53%가 ‘자녀에게 물려줄 재산이 없어진다’라는 점을 주택연금의 단점으로 들고 있다.6) 2022년에 있었던 주택연금 가입 대상 가구들에 대한 설문조사에서 조사응답자의 43.5%가 주택 자체를 상속하겠다고 하였지만, 27.1%는 주택을 부분적으로라도 상속하겠다고 답하였다(최경진 외, 2023).
이런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주택연금에 상속동기를 충족시켜줄 상품을 도입하면 주택연금을 통한 자가 주택의 유동화가 좀 더 활성화 될 여지가 있음을 보여준다. 국제적으로도 영국, 호주, 뉴질랜드 등에서는 노령가구의 상속동기를 충족시켜주는 역모기지 상품들이 도입되어 있다.
본 논문은 주택연금 가입률 저조의 원인 중 하나로 이야기되고 있는 상속동기를 충족시켜 줄 수 있는 주택연금 상품을 개발하는 것이 목적이다. 이런 목적을 위해 본 논문은 다음과 같이 전개된다. 먼저 제Ⅱ장에서는 이론적 배경으로 상속동기와 주택자산 유동화간의 관계에 대한 연구들을 검토하고, 해외의 상속형 주택자산 유동화 상품 사례에 대해 살펴본다. 그리고 우리나라 주택연금 상품 중에서 상속동기를 충족시킬 수 있는 상품이 있는지 여부에 대해 살펴보고, 이를 통해 본 연구의 필요성과 차별성을 밝힌다. 제Ⅲ장에서는 상속형 주택연금 상품을 위한 계리모형을 개발한다. 여기서는 해외에서 주로 사용하는 약정비율 상속형 상품 외에 약정금액 상속형 상품도 개발하려고 한다. 마지막으로 제Ⅳ장에서는 논문의 결과와 정책적 함의를 제시하도록 한다.
Ⅱ. 이론적 배경
생애주기이론(life-cycle theory)에 따르면, 사람은 소득이 있는 청년시기에 저축을 하고(자산 축적) 소득이 없는 노년시기에는 저축을 헐어서(자산의 현금화) 소비를 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그러나 삶의 기간은 불확실하다. 이렇게 삶의 기간이 불확실할 경우에는 자산을 연금(annuity)으로 바꾸어 소비를 하는 것이 최적이다(Yaari, 1965).
이론상으로는 이렇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현실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노년 시기에 자산을 그대로 보유하고 있으며, 심지어 저축을 하기도 한다. 이를 ‘연금 퍼즐(annuity puzzle)’이라고 부르는데, 이의 원인으로 상속동기와 노후 장기요양 대비(Bernheim, 1991; Friedman and Warshawsky, 1990; Lockwood, 2012) 등이 이야기되고 있다. 또 일부는 행동주의적 사고에 의해 자산을 연금화 하지 않는다고 보기도 한다(Brown, 2007).
노령가구가 자가 주택을 연금화 하지 않는 것도 연금 퍼즐의 일종이라고 볼 수 있다. Lucas(2016)는 이를 ‘역모기지 퍼즐(reverse mortgage puzzle)’이라고 불렀다. 역모기지 퍼즐 또한 상속동기와 장기요양 대비가 주요 원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Davidoff, 2010; Nakajima and Telyukova, 2017). 특히 Davidoff(2009, 2010)는 장기요양 보험과 주택이 대체관계에 있기 때문에 미래 장기요양에 대비하여 주택을 유동화 하지 않고 있다가 마지막 순간에 주택을 유동화 한다고 보았다. 상속동기가 없더라도 장기요양의 필요성 때문에 주택을 유동화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밖에 제도의 복잡함과 낮은 지식(Davidoff et al., 2017), 높은 상품 비용(Lucas, 2016), 행동주의적 의사결정(Bateman et al., 2024) 등이 원인으로 이야기되고 있다.
상속동기는 노후 장기요양 대비와 대체 관계에 있을 수 있다. 상속동기에는 전략적 상속동기(strategic bequest motive)와 이타적 상속동기(altruistic bequest motive), 그리고 가계 계승적 상속동기(dynastic bequest motive)가 있는데(Horioka, 2002), 이 중에서 전략적 상속동기로 주택을 보유한다면, 노후 장기요양 대비로 주택을 보유할 이유가 사라진다.7)
국내 자료를 이용하여 상속동기와 주택연금과의 관계를 분석한 연구들도 일부 존재한다. Bang et al.(2017)은 2015년의 주택연금수요실태조사 자료를 이용하여 상속동기가 주택연금 가입 의향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였는데, 상속동기와 함께 주택연금에 대한 지식이 주택연금 가입 의향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발견하였다. 여윤경 · 양재환(2018)은 상속동기가 없거나 강도가 낮을 때 주택연금의 가입효과가 더 크게 나타난다는 분석결과를 보여주었다.
이용만(2022)은 주택자산의 연금화에 대한 걸림돌의 하나로 상속동기를 제기하며 주택연금의 수요 증진을 위해서는 상속동기를 반영한 상품의 도입이 필요함을 주장하였다. 최경진 외(2023)는 2022년의 주택연금수요실태조사 자료를 이용하여 지역별로 주택연금 가입 의향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을 분석하였는데, 자녀와의 관계와 상속 의향이 주택연금 가입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을 발견하였다. 김대환 · 김대영(2016)에서도 비슷한 연구결과를 볼 수 있다. 이들은 아들이 있을 때보다 딸만 있을 때에 주택연금 가입 확률이 올라간다는 사실을 발견하였는데, 아들에 대한 상속동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것으로 보았다.
영국에는 민간 금융기관이 주택자산 현금화 프로그램(equity release scheme, 이하 ERS)을 제공한다. ERS는 주택소유자들이 자신의 주택에서 계속 살면서 소유 주택을 활용하여 일시금 또는 정기적인 일정금액을 얻도록 하는 상품을 의미한다. ERS에는 크게 대출형 모형(loan model)과 매각형 모형(sale model)이 있는데, 대출형 모형인 생애 모기지(lifetime mortgage)가 역모기지(reverse mortgage)이다(Bravo et al., 2019). 영국에서는 매각형 모형을 지분복귀 프로그램(home reversion schemes)이라고 부른다.
<표 1>은 두 프로그램의 주요 내용을 비교한 것이다. 두 프로그램의 가장 큰 차이는 주택의 소유권이 누구에게 있느냐 하는 것이고, 이는 주택가격의 변동에 따른 자본이득이 누구에게 귀속하느냐, 그리고 위험을 누가 갖느냐의 차이를 가져온다.
주: NNEG은 음(−)의 자산가치 보증(no negative equity guarantee)으로, ‘주택가격<채권액’이더라도 계속 주택에 거주하고, 대출을 해주는 것을 의미한다.
자료: Bravo et al.(2019)에서 인용.
영국에서는 역모기지 상품을 이용할 때 대출종료시점에 가족을 위해 일정금액을 남길 수 있는 상속보호옵션(inheritance protection option, 이하 IPO)을 선택할 수 있다.8) ERS는 일반적으로 주택가치의 20%~60%를 현금화 하는데, IPO를 선택하면 기본적인 상품에 비해 인출 가능 최대 자산 가치는 줄어들게 된다.
일반적인 역모기지는 대출종료시점에 주택이 매각된 후 대출원리금을 갚고 남은 금액이 있다면 가족에게 남는 금액을 상속할 수 있지만, 그 반대의 경우에는 가족에게 상속을 할 수가 없고 오히려 부채가 상속인에게 남겨질 수 있다. 다만, 상품에 ‘음(−)의 자산가치보증(no negative equity guarantee, 이하 NNEG)’이 포함되어 있으면 상속인에게 부채가 남겨지지 않는다. 만약 IPO를 선택하면 대출기간동안 인출가능 금액은 줄어들지만 대출종료 시 대출 잔액과 관계없이 일정한 금액 이상을 상속할 수 있다.
IPO를 선택한 경우의 현금흐름을 예시를 통해 살펴보면 <표 2>와 같다. 상속보호옵션을 선택한 경우 상속 보호 비율이 높을수록 인출할 수 있는 금액이 줄어든다. 예를 들어, 주택가치의 30%를 상속자산으로 보호하기로 하면, 인출할 수 있는 최대 금액도 30% 감소한다. 이는 고정금액을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주택가치의 일정 비율을 보호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실제 상속금액은 보호 비율과 매각 당시의 주택가치 및 대출채권에 따라 달라진다.
주: 영국 SunLife 홈페이지(https://www.sunlife.co.uk/equity-release/)의 설명을 정리하였다(2025. 8. 5 검색).
호주에서 은퇴자들이 주택을 담보로 대출을 받을 수 있는 대표적인 주택자산 유동화 제도로 정부가 제공하는 주택자산활용 프로그램(home equity access scheme, 이하 HEAS)과 민간 은행이 제공하는 역모기지(commercial reverse mortgage) 상품이 있다. <표 3>은 이들 공공과 민간이 제공하는 두 역모기지 상품의 주요 특징을 비교한 것이다.
자료: Hanewald and Bateman(2024)에서 인용.
ASIC, Australian Securities and Investments Commission(호주증권투자위원회); HEAS, home equity access scheme; NNEG, no negative equity guarantee.
호주 정부에서 제공하는 HEAS의 이자율은 민간 역모기지 상품의 금리나 전통적인 주택담보대출 금리와 비교했을 때 매우 낮은 수준이다. 이는 정부가 이 상품을 제공하기 위해 손실을 감수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HEAS는 본질적으로 자산이 많아서 노령연금(age pension)을 받지 못하거나 노령연금을 감액받는 은퇴자들에게 소득을 보충해 주는 사회보장 프로그램이다. 차입자는 시장 금리보다 낮은 이자율의 혜택을 누리지만 차입할 수 있는 금액에는 한도가 있다. 역모기지 대출금과 노령연금 지급액의 합이 2주마다 지급되는 최대 노령연금(the maximum pension rate)의 150%를 초과할 수 없으며, 최대 대출금액(the maximum loan amount)에 도달하면 추가 인출이 허용되지 않는다.
호주의 민간 역모기지 시장에서는 네 개의 금융기관이 역모기지 상품을 제공하고 있다(Benison and Le, 2024). 민간의 역모기지 상품은 정부의 역모기지 프로그램인 HEAS의 한계(대출한도의 제한)를 보완한다.
민간 역모기지 상품 간에는 이질성이 존재한다. 예를 들어, 호주의 Heartland Bank는 낮은 금리로 소액의 자산을 활용할 수 있는 신속 역모기지(express reverse mortgage) 상품을 제공하고 있는데, 이와 더불어 시드니와 멜버른에서 AU$10백만 이상의 가치가 있는 주택을 보유한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고급 역모기지(premium reverse mortgage) 상품도 제공하고 있다.
다음의 <표 4>는 호주 Heartland Bank의 표준 역모기지 상품 안내서(standard reverse mortgage product guide)와 역모기지 설명서(information statement)에서의 주요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표 4>에서 보다시피 호주의 민간 역모기지 상품은 지분보호옵션(equity protection option, 이하 EPO)을 제공하고 있다. 주택 소유자가 역모기지 계약 시 EPO를 선택하면, 주택이 매각될 때 대출 잔액의 크기에 상관없이 최소한 사전에 선택한 지분보호비율(최대 50%)만큼을 보장받게 된다. 따라서 이 옵션을 선택하면 주택 소유자는 의료비와 같은 용도로 사용할 자산을 남기거나 가족에게 상속할 자산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주: 호주 Heartland Bank(https://www.heartlandbank.com.au)의 표준 역모기지 안내서(standard reverse mortgage product guide)와 설명서(information statement)의 주요 내용을 정리하였다(2025. 3. 5 검색).
LTV, loan to value ratio; EPO, equity protection option; NNEG, no negative equity guarantee.
뉴질랜드에는 민간 은행인 Heartland Bank와 SBS Bank에서 제공하는 두 가지 역모기지 상품이 있다. 다음의 <표 5>는 각각의 상품 내용을 요약한 것이다.
| 항목 | Heartland Bank | SBS Bank |
|---|---|---|
| 가능 금액 | ||
| 특징 | ||
| 비용 |
주: 2024.06.05. 기준.
자료: Benison and Le(2024).
NNEG, no negative equity guarantee; EPO, equity protection option.
이 상품들은 60세 이상 주택 소유자에게 주택을 담보로 대출을 해주는데, 대출가능 금액은 주택 소유자의 나이와 주택 가치에 따라 결정된다. 동일 주택에 원하는 만큼 거주할 수 있으며, 주택 소유자가 사망하거나 이사를 결정할 때 주택을 매각하여 대출금을 상환한다.
2008년 뉴질랜드 사회개발부(Ministry of Social Development)는 역모기지를 제공하는 기관들을 위한 표준규정을 발표했는데, Heartland Bank와 SBS Bank의 상품들은 이 표준규정을 따르고 있기 때문에 설계, 기능, 비용 면에서 그 내용이 유사하다(Benison and Le, 2024).
뉴질랜드의 역모기지 상품도 EPO를 제공하고 있다. 이 옵션을 선택하면 주택이 매각될 때, 대출 잔액의 크기에 상관없이 매각 대금에서 보호비율만큼을 보장받을 수 있다. 이로부터 차입자는 가족에게 상속할 자산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그 대신 대출 가능한 최대금액은 줄어들게 된다. 자산보호비율이 클수록 대출 가능한 최대금액은 줄어들게 된다.9)
앞에서 살펴본 외국의 상속형 역모기지제도를 정리하면 다음의 <표 6>과 같다. <표 6>에서 보다시피 상속형 역모기지 상품은 대출종료시점에 일정 금액이 역모기지 차입자나 상속인에게 남겨지는 대신, 대출기간동안 받을 수 있는 연금액이 줄어드는 형태로 운영된다.
| 구분 | 상품명 | 내용 |
|---|---|---|
| 영국 | 상속보호옵션(IPO) | 대출종료시점에 대출 잔액과 관계없이 가족을 위해 일정금액이 남겨질 수 있도록 주택가치의 일정비율(예: 주택가치의 20%)을 보호함 |
| 호주 | 지분보호옵션(EPO) | 대출종료시점에 대출 잔액과 상관없이 부동산 매각대금의 최대 50%를 보호받을 수 있는 옵션 선택 |
| 뉴질랜드 | 지분보호옵션(EPO) | 상동 |
IPO, inheritance protection option; EPO, equity protection option.
그리고 영국의 IPO와 호주 및 뉴질랜드의 EPO는 모두 주택가치의 일정 비율을 보호하는 방식이다. 이 때문에 보호되는 금액과 최종 상속금액은 사전에 정해진 금액이 아니라 주택이 매각될 당시의 가치와 대출 잔액에 따라 달라진다.
상속되는 금액은 max(보호비율×매각가격, 매각가격–대출잔액)이 된다. 따라서 최소한 ‘보호비율×매각가격’ 만큼은 역모기지 차입자 또는 상속인에게 남겨지며, ‘매각가격–대출잔액’이 ‘보호비율×매각가격’보다 클 경우에는 ‘매각가격–대출잔액’이 역모기지 차입자 또는 상속인에게 남겨진다.
해외의 상속형 역모기지 상품들은 민간 금융기관들이 공급하다 보니 상품의 계리모형은 공개되고 있지 않다. 그러다 보니 이런 상품들에 대한 연구들은 아직 없는 상황이다. 참고로 영국의 ERS분야의 대표적 업계 단체인 Equity Release Council에서 발간한 시장리포트에 따르면, 2021년 1월 기준으로 영국의 역모기지 상품 중 약 16%가 IPO를 제공하고 있다(Equity Release Council, 2021).
우리나라의 주택연금 프로그램은 2007년 7월 국내에 처음 도입된 이후 지속적으로 제도 활성화 노력을 기울여 왔다. <표 7>은 제도 활성화를 위한 그간의 주요 제도 변경내역을 정리한 것이다.
주: 최경진 외(2023)의 자료에 최근 변경 내용을 일부 추가하여 작성하였다.
<표 7>에서 보다시피, 주택연금 활성화를 위한 제도 개선은 새로운 상품 개발보다는 주로 가입대상자 기준 및 가입연령 완화, 담보주택의 범위 확대, 가격상한의 확대 등에 초점을 맞추어 왔다. 가입 가능 대상자의 연령은 최초 65세 이상에서 55세 이상으로 확대되었고, 담보주택의 가격 상한은 최초 시가 6억 원에서 공시가격 12억 원으로 확대되었다. 이 밖에 다주택자 가입 허용, 노인복지주택과 주거용 오피스텔의 담보 허용 등의 조치가 이루어졌다.
이런 제도 활성화 노력으로 인해 가입자 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데 2016년 이후부터는 매년 1만 명 이상이 가입하고 있다.10) 그러나 2023년 말 기준으로 잔존해 있는 가입가구는 94,406가구로 가입대상 가구의 1.3% 정도에 불과하다.11)
현재 주택연금 상품에는 노령가구의 상속동기를 충족시켜주는 상품은 없지만, 사전상속이나 의도하지 않은 상속(unintended bequest)12)이 일어날 수 있는 상품은 존재한다.
사전상속이 가능한 상품으로는 수시인출형 주택연금이 있다. 이 상품에 가입한 노령가구는 수시인출금 항목에서 목돈을 인출하여 자녀에게 사전상속(증여)을 할 수 있다. 이런 방식의 상속은 상속의 불확실성을 없애주는 주택 역모기지 상품의 장점 중의 하나이다(Hanewald and Bateman, 2024; Lucas, 2016).13) 그러나 전략적 동기로 상속을 할 생각이라면, 사전상속으로는 상속동기를 충족시킬 수 없다. 이타적 동기로 사전상속을 할 생각이라면, 높은 증여세 때문에 사전상속을 하기가 어렵다. 이런 점에서 수시인출금에 의한 사전상속은 노령가구의 상속동기를 충족시키기 어렵다.
가격대가 높은 주택을 담보로 할 경우, 의도하지 않은 상속이 일어날 수 있다. 공시가격 12억 원 이하 주택만 주택연금의 담보물이 될 수 있지만, 공시가격과 실제 가격간의 차이 때문에 실제 가격은 15억 원 이하가 되더라도 주택연금의 담보물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실제가격이 12억 원을 초과할 경우 담보물의 가치는 12억 원으로 제한된다. 실제가격이 12억 원을 초과하는 주택을 담보로 주택연금에 가입한 사람은 사망 시 주택매각액이 대출채권보다 클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상속이 일어난다. 그러나 이런 상속은 보장된 것이 아니다. 주택연금 가입자가 장수할 경우, 대출채권이 주택매각액보다 클 수도 있어 상속이 발생한다는 보장이 없다. 이런 점에서 가격대가 높은 주택을 담보로 하더라도 노령가구의 상속동기를 충분히 충족시켜 주지는 못한다.
앞에서 보았다시피 상속동기의 충족 여부는 주택연금 가입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해외에서는 상속동기를 충족시켜주는 역모기지 상품이 도입되어 있으나, 우리나라 주택연금에는 아직 그런 상품이 없다. 그리고 그 동안 상속형 주택연금 모형에 대한 연구도 없었다. 다만, 상속형 주택연금모형과 성격이 다르기는 하지만 주택연금제도의 활성화를 위해 기존 상품과는 다른 모형을 개발하고자 하는 노력은 있어 왔다. 이의 대표적인 예가 공유형 역모기지모형을 개발한 마승렬 · 김창기(2019)의 연구, 주택생명연금모형을 개발한 마승렬(2022)의 연구이다. 이들 모형들은 일반 주택연금모형에 비해 월지급액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도록 설계된 모형으로, 상속동기를 충족시켜주되 그 대신 월지급액을 낮추는 본 연구의 상품 설계방향과는 상반되는 측면이 있다.
본 연구의 차별성과 필요성은 바로 이런 점에 있다. 본 연구는 주택 소유자들의 상속동기를 충족시켜 줄 수 있는 상속형 주택연금 모형을 개발한다는 점이 기존 연구와 차별되는 점이다. 특히 본 연구에서는 해외에서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약정비율 상속형 주택연금 모형 외에 약정금액 상속형 주택연금 모형도 개발할 것인데, 이런 점도 본 연구의 차별성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연구를 통해 상속형 주택연금 상품이 도입된다면, 소비자들의 선택 폭을 넓혀주고 주택연금제도를 활성화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 본 연구가 필요한 이유는 바로 이 점에 있다.
Ⅲ. 상속형 주택연금모형의 설계
현행 주택연금모형에서는 대출종료 시점에 ‘주택가치>대출잔액’이면 차액(주택가치–대출잔액)을 가입자(상속인)측이 가져가고, 반대의 경우(주택가치<대출잔액)에는 가입자측이 가져가는 것은 없지만 가입자측이 부족분을 부담하지도 않는다. 즉, 현행 주택연금 상품은 가입자의 채무가 주택가치 범위 이내로 제한되는 비소구 대출(non-recourse mortgage)이기 때문에 대출기관(보증기관)은 보증료 수입으로 손실액을 충당한다.
본 논문에서는 ‘주택가격<대출잔액’인 상태라도 가입자측에 일부 금액을 돌려주는 상속형 주택연금모형을 개발하려고 한다. 상속형 모형으로는 약정금액 상속형과 약정비율 상속형 모형을 고려해 볼 수 있다.
먼저 약정금액 상속형은 계약종료 시 사전에 약정된 일정금액의 지급을 최소한 보장하는 모형이다. 예를 들어 3억 원 가치의 주택(H0=3억 원)을 담보로 주택연금에 가입하는 경우, 계약 시 일정금액(예: H0×30%=9천만 원)을 최소보장금액(Wc)으로 설정하면, 대출종료 시점에 대출잔액이 주택가치보다 더 큰 경우에도 Wc, 즉 9천만 원의 지급을 보장하는 것이다.
한편, 약정비율 상속형은 계약종료 시점에 평가된 주택가치의 일정비율만큼은 최소한 지급을 보장하는 모형이다. 예를 들어 3억 원 가치의 주택을 담보로 주택연금에 가입하는 경우, 대출종료 시점(t=N)에 평가된 주택가치(HN)의 일정비율(예: 20%) 상당액(Wv=HN×20%)을 최소한 보장받는 방식이다.
여기서는 현행 주택연금의 사업모형을 그대로 사용하여 약정금액 상속형 모형을 설명하고자 한다. 즉, 보증기관은 대출원리금의 상환을 금융기관에 보증을 해주는 대신, 주택연금 가입자로부터 보증료(초기 보증료와 월 보증료)를 받는 것으로 한다. 손실이 발생하면 보증기관은 해당 손실을 부담한다. 그리고 부부가 가입을 하는 것으로 한다. 이런 가정 하에 주택연금의 월지급액은 기대손해액 현가(present value of expected losses, 이하 PVEL)와 기대보증료 현가(present value of the expected premium, 이하 PVMIP)가 일치하는 수지균등의 조건 하에서 결정된다.
약정금액 상속형의 경우 PVEL은 <식 1>과 같이 계산된다. <식 1>에서 보증기관의 손실액은 대출잔액(Bt)에서 [매각가격(Ht)–최소보장액(Wc)]를 뺀 금액으로 계산된다. 일반적인 주택연금 상품에서는 대출잔액에서 매각가격을 뺀 금액으로 손실액을 계산하는데, 이 점이 약정금액 상속형과의 차이라고 할 수 있다.
한편 PVMIP는 <식 2>와 같다. 기대보증료 현가는 일반적인 주택연금의 기대보증료 현가 계산식과 동일하다.
약정금액 상속형의 월지급액(pmt)은 수지균등 조건(PVEL=PVMIP) 하에서 <식 3>과 같이 결정된다. 이 식 또한 일반적인 주택연금의 수지균등식과 동일하다.
PVEL = 기대손해액 현가
T = 한계연령까지의 기간(월)
Bt = 시점 t의 대출잔액
Ht = 시점 t의 주택가격
Wc = 최소보증금액
Wc = λH0 (0 < λ < 1)
i = 할인율
PVMIP = 기대보증료 현가
Up0 = 초기보증료(H0×1.5%)
mipt = 시점 t의 월 보증료
pmt = 월지급액
NPL = 대출한도액
r = 연금산정 할인율
<식 1> 및 <식 2>, 그리고 <식 3>을 동시에 만족하는 pmt를 구하면 이것이 바로 수지균등 조건 하에 월지급액이 된다. 최소보장액이 커지면 보증기관의 기대손실액이 커지기 때문에 수지균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월지급액이 줄어들어야 한다.
약정비율 상속형의 경우, PVEL는 <식 4>와 같이 계산된다. <식 4>에서 보증기관의 손실액은 대출잔액(Bt)에서 매각가격(Ht)의 일정 비율(1–λ)을 뺀 금액으로 계산된다. 이 점이 약정비율 상속형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나머지 PVMIP와 월지급액(pmt) 산식은 앞의 <식 2>과 <식 3>과 동일하다.
Ht (1-λ) = 약정비율(λ) 공제 후 주택지분(0<λ<1)
λHt = Wv (최소보장금액)
<식 4>와 <식 2> 및 <식 3>을 동시에 만족하는 pmt를 구하면 해당 금액이 수지균등 조건을 만족하는 월지급액이 된다. 최소보장 약정비율(λ)이 커지면, 보증기관의 기대 손실액이 커지기 때문에 수지균등을 이루기 위해서는 월지급액이 줄어들어야 한다.
현행 주택연금의 월지급액 산정모형에 적용되는 기초변수 값은 외부에 공개되지 않고 있다. 그래서 본 연구에서는 주택연금 출시 이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부분적으로 확인된 기초변수 값의 변화 추이와 마승렬 · 유승동(2023)의 연구에서 적용한 가정치를 참조하여, 기초변수의 값을 다음의 <표 8>과 같이 가정하여 분석에 사용하였다. 따라서 본 연구의 분석결과는 실제 주택연금모형에 적용되는 기초변수를 사용하여 분석한 경우와 조금 차이가 있을 수 있다.14)
가입자의 나이를 70세로 가정하고 현금흐름을 분석하는데, 연령 차이에 따른 현금흐름 차이를 보기 위해 60세와 80세의 현금흐름도 같이 비교하였다. 담보주택의 가격은 3억 원으로 가정하였다.15)
약정금액 상속형모형에서 대출종료시점의 최소지급보장금액(Wc)의 크기는 λH0로 결정된다.16) 3억 원 가치의 주택으로 약정금액 상속형 주택연금에 가입한다는 가정 하에 지급되는 월지급액을 현행 정액형 주택연금에서 지급되는 금액과 비교해 보았다. 가입시 선택하는 최소지급보장금액(0.6억 원, 0.9억 원, 1.2억 원)에 따라 가입자 연령별 수지균등 조건을 만족시키는 월지급액 수준을 확인해 보면 <표 9>와 같다.
주: 1) 가입시점 주택가격: 3억 원 가정(모든 연령계층 동일).
2) 월지급액_기본형은 종신정액형의 월지급액을 의미한다.
<표 9>에서 알 수 있다시피, 약정금액 상속형은 계약시점에 약정되는 최소보장금액의 크기에 따라 월지급액의 크기도 달라진다. 최소보장금액의 크기를 크게 할수록 지급되는 월지급액 수준은 상대적으로 작아진다.
70세 가입자에 대한 약정금액 상속형의 현금흐름을 몇 가지 주요 경과시점(24월, 120월, 교차시점, 한계연령 도달시점)을 설정하여 살펴보면 <표 10>과 같다. 약정금액 상속형모형에서는 대출종료 시점에 (Ht − Wc) > Bt이 되든, (Ht − Wc) < Bt이 되든 간에 잔여지분인 LO=[max ((Ht − Wc − Bt), 0)]와 최소보장금액인 Wc을 합한 금액을 가입자 측에 지급한다. 이때 (Ht − Wc) < Bt이 되는 교차점 이후에는 잔여지분의 값이 영(0)이 되므로 가입자 측에 지급(상속)할 수 있는 금액은 최소보장금액인 Wc가 된다.
주: 1) 계약시점 가입자 연령 70세, 주택가격 3억 원 가정.
2) 최소보장금액이 0원인 경우는 최소보장금액을 설정하지 않은 경우이므로 일반 주택연금을 의미한다.
3) 교차시점은 (Ht − Wc ) > Bt 에서 (Ht − Wc ) < Bt 의 관계로 교차되는 시점을 말한다.
4) 한계연령은 가입자 연령이 100세 말이 되는 시점이다.
<표 10>에서 확인할 수 있는 바와 같이 지급보장금액을 설정하지 않은 일반 주택연금에서는 교차시점에 도달한 이후부터는 상속가능금액이 영(Wc=0)이 된다. 반면에 Wc을 설정하게 되면(본 연구에서는 각각 0.6억 원, 0.9억 원, 1.2억 원 설정), 매월 지급받게 될 연금액은 일반 주택연금에 비해 상대적으로 줄어들지만 교차점에 도달한 이후에도 대출이 종료되는 시점에 Wc 크기만큼의 지급을 최소한 보장받을 수 있다.
잔여지분이 0이 되는 교차시점은 지급보장금액이 있을 때가 지급보장금액이 없을 때보다 조금 더 빠르게 나타난다. 그리고 지급보장금액이 클수록 교차시점이 더 빠르게 나타나긴 하지만 <표 10>에서와 같이 그 차이가 현저하지는 않다.
한편 약정비율 상속형모형에서 최소지급보장금액(Wv)의 크기는 대출종료시점 t에서의 주택가치(Ht)와 이에 대한 약정비율(Wv=λHt)에 의해 결정된다.17)
초기주택가격(H0)이 3억 원인 주택으로 약정비율 상속형 주택연금에 가입하는 경우에 지급될 수 있는 월지급액을 현행 주택연금에서 지급되는 금액과 비교해 보았다.
가입 시 선택하는 최소보장비율(λ=0.2, 0.3, 0.4)에 따라 가입자 연령별 수지균등 조건을 만족시키는 월지급액 수준을 확인해 보면 <표 11>과 같다. <표 11>에서 보다시피 약정비율 상속형의 월지급액은 최소보장비율에 따라 감소한다. 즉, 최소보장비율을 20%로 하면, 월지급액은 최소보장이 없을 때의 80% 수준이 된다. 최소보장비율을 30%로 하면, 월지급액은 70% 수준이 된다. 이처럼 월지급액은 (1-최소보장비율)의 비율로 감소한다.
주: 1) 가입시점 주택가격 3억 원 가정 (모든 연령계층 동일).
2) 월지급액_기본형은 종신정액형의 월지급액(앞의 <표 9>와 동일).
3) HN 은 대출종료시점(t=N)의 주택가치.
70세 가입자가 약정비율 상속형을 선택하였을 때 예상되는 현금흐름을 몇 가지 주요 경과시점(24월, 120월, 교차시점, 한계연령 도달시점)을 설정하여 살펴보면 <표 12>와 같다. 여기서 상속 가능금액은 주택가격이 매년 2.0%의 비율로 상승한다는 가정 하에 나온 값이다.
주: 1) 계약시점 주택가격은 3억 원이며, 이 주택가격은 매년 2%씩 상승한다고 가정.
2) 약정비율 λ=0은 최소보장금액을 설정하지 않은 일반주택연금을 의미한다.
<표 12>에서 보다시피 약정비율 상속형 모형에서는 교차시점이 최소보장비율에 관계없이 동일하다.18) 그리고 대출종료 시점에 Ht(1 − λ) > Bt이던 또는 Ht(1 − λ) < Bt 이던 간에 상관없이 가입자(또는 상속인)는 잔여지분(LO) max [Ht (1 − λ) − Bt, 0]와 최소보장금액 Ht × λ을 합친 금액을 지급받는다. 이때 Ht (1 − λ) < Bt가 되는 교차점 이후에는 잔여지분의 값이 영(0)이 되므로 가입자 측에 지급되는 금액은 최소보장금액인 Ht × λ가 된다.
그리고 약정비율 λ의 값을 크게 설정할수록 매월 지급받게 될 월지급액은 줄어들게 되지만, 약정비율 상속형 모형에서는 앞의 약정금액 상속형 모형에서와는 달리 교차시점 이후부터는 시간의 경과에 따라 상속가능금액(Ht × λ)이 점차 커지게 된다.19)
앞에서 논의한 바와 같이 약정금액 상속형모형에서는 최소지급보장금액의 크기가 사전에 확정된다. 그러나 약정비율 상속형모형에서는 최소지급보장금액의 크기가 λHt로, 지급보장금액은 약정비율과 대출종료시점의 주택가격(Ht)에 따라 달라진다.
달리 이야기하자면, 약정금액 상속형 모형은 초기주택가격(H0)에 대한 일정비율(λ)을 최소지급보장금액(Wc = λH0)으로 설정하는 방법이므로, 대출종료시점의 주택가격과는 상관없이 사전에 정한 금액을 최소한 지급받게 된다. 반면에 약정비율 상속형모형은 대출종료시점의 주택가격(Ht)에 대한 일정비율(λ)을 최소지급보장금액(Wv = λHt)으로 설정하므로, 대출종료시점의 주택가격의 크기에 따라 최소지급보장금액의 크기도 달라진다.
본 연구에서 분석한 약정금액 상속형 모형과 약정비율 상속형 모형에서 시간의 경과에 따른 상속가능금액의 현금흐름을 비교해보면 <그림 1>과 같다. <그림 1>에서 교차시점에서의 금액은 약정비율 상속형의 교차시점(240월)을 기준으로 평가한 금액이다.
<그림 1>에서 확인할 수 있는 바와 같이 λ가 동일할 경우 약정비율 상속형모형에서의 월지급액이 약정금액 상속형모형에서의 월지급액보다 상대적으로 더 작은 반면에 상속가능금액은 상대적으로 더 크다(즉, λH0 < λHt).
그러나 약정비율 상속형모형에서 상속가능금액은 종료시점의 주택가격에 따라 <표 12> 또는 <그림 1>에 나오는 것보다 더 많아질 수도 있고, 작아질 수도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약정금액 상속형모형의 상속가능금액보다 더 작아질 수도 있다. <표 12> 또는 <그림 1>에 나오는 약정비율 상속형 모형의 상속가능금액은 주택가격이 매년 2%씩 상승한다는 가정 하에 나온 것이다. 따라서 실제 주택가격이 매년 2% 이상으로 상승할 경우, 상속가능금액은 더 커지게 된다. 반대로 실제 주택가격이 매년 2% 미만으로 상승할 경우, 상속가능금액은 줄어들어 약정금액 상속형모형보다 실제 상속되는 금액이 작아 질 수도 있다.
이런 점에서 약정비율 상속형 모형은 주택가격의 변동 위험을 가입자 측과 채권자(보증기관)가 나누어 갖는 상품이다. 반면 약정금액 상속형 모형은 주택가격의 변동과 관계없이 사전에 정한 금액을 대출 종료 시에 최소한 받기 때문에 주택가격의 변동 위험을 채권자(보증기관)가 갖는 상품이다.
따라서 상속 의향을 갖고 있는 주택연금 가입자가 약정비율 상속형 상품을 선택할 것인지 아니면 약정금액 상속형 상품을 선택할 것인지 여부는 미래의 주택가격에 대한 기대와 위험에 대한 태도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 주택가격이 많이 오를 것으로 기대하는 가입자, 또는 위험을 상대적으로 덜 기피하는 가입자라면 아마도 약정비율 상속형 상품을 선택할 것이다.
인플레이션에 대한 기대도 약정금액 상속형과 약정비율 상속형의 선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약정금액 상속형의 경우, 가입 당시에 정한 최소보장금액의 가치가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상속 시점에는 너무 낮을 수 있다. 따라서 높은 인플레이션이 기대될 때에는 약정금액 상속형보다 약정비율 상속형을 선택할 것이다. 다만, 높은 인플레이션이 있을 때에는 주택가격도 기대 이상으로 올라갈 것이기 때문에 약정금액 상속형에서도 상속금액은 최소보장금액 이상이 되어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상속금액의 가치하락을 부분적으로 상쇄할 수 있다.
이런 추론을 확인해 보기 위해 다른 조건은 모두 동일하다는 가정 하에서 주택가격상승률이 0%인 경우와 4%인 경우 현금흐름 변화를 비교해 보았는데, 그 결과는 <표 13>과 <표 14>와 같다.
주: 1) 계약시점 가입자 연령 70세, 주택가격 3억 원 가정.
2) λ=0.3 가정.
3) 교차시점은 (Ht − λH0) > Bt 에서 (Ht − λH0) < Bt 의 관계로 교차되는 시점을 말한다.
4) 한계연령은 가입자 연령이 100세 말이 되는 시점이다.
주: 1) 계약시점 가입자 연령 70세, 주택가격 3억 원 가정.
2) λ=0.3 가정.
3) 교차시점은 (Ht − λHt) > Bt 에서 (Ht − λHt) < Bt 의 관계로 교차되는 시점을 말한다.
4) 한계연령은 가입자 연령이 100세 말이 되는 시점이다.
주택가격상승률을 0%로 가정한 경우에는 교차시점이 주택가격상승률을 2%로 가정한 경우에 비해 조기에 도달하였으며, 시간의 경과에 따라 상속가능금액이 상대적으로 작아짐을 확인할 수 있다. 반면에 주택가격상승률을 4%로 가정한 경우에는 한계연령에 도달할 때까지 교차시점이 발생하지 않았으며, 시간의 경과에 따라 상속가능금액이 상대적으로 더 커짐을 확인할 수 있다.
주택가격상승률이 0%일 경우, 약정금액 상속형은 교차시점 이후부터 최소보장금액을 상속할 수 있지만, 약정비율 상속형은 교차시점 이후에는 상속가능금액이 약정금액 상속형보다 낮아진다. 주택가격상승률이 4%일 경우, 약정금액 상속형은 사망 시점이 언제이든 간에 최소보장금액 이상을 상속할 수 있고, 약정비율 상속형은 약정금액 상속형보다 더 많은 금액을 상속할 수 있다.
이로부터 우리는 약정금액 상속형이 약정비율 상속형보다 상속금액의 변동성이 작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 위에서 언급하였다시피 심한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약정금액 상속형에서 최소보장금액의 가치가 하락하더라도, 인플레이션과 함께 주택가격이 빠르게 상승한다면, 상속 가능한 금액이 커지기 때문에 최소보장금액의 가치 하락 문제는 크게 문제시되지 않는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상속형 모형은 일반 주택연금모형에 비해 연금액(월지급액)이 줄어드는 대신 최소한 일정금액을 상속할 수 있도록 설계한 모형이다. 여기서는 줄어든 연금액의 현재가치와 상속 가능액의 현재가치를 비교해 보았다. 이를 위해 일반 주택연금모형(λ=0인 경우)을 기준으로 가입자가 선택한 λ의 크기에 따른 기대연금액 현가와 기대상속가능액 현가의 차이를 계산해 보았는데, 그 결과는 <표 15>와 같았다.
주: 1) 계약시점 가입자 연령 70세, 주택가격 3억 원 가정.
2) 일반 주택연금모형(λ=0)에서의 현가와 차이를 나타낸다.
3) <표 8>에서와 동일한 기초변수를 가정하여 계산하였다.
기대연금액 현가(PVPMT)와 기대상속가능액 현가(PVL)는 다음의 <식 5>와 <식 6>으로 계산하였다.
여기서 Lt는 시점 t의 상속가능액
약정금액상속형: Lt = max(Ht − Bt, H0λ)
약정비율상속형: Lt = max(Ht − Bt, Htλ)
<표 15>에서 가입자가 선택한 λ의 크기에 따라 기대현가의 크기는 상대적으로 달라지지만 모든 경우에 기대연금액 현가가 줄어드는 만큼 동일한 크기의 상속가능금액이 발생함을 확인할 수 있다. 가입자가 부담하는 보증료는 λ값이 커질수록 작아지게 되는데, 이는 λ값이 커질수록 지급되는 연금액이 줄어들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그러나 보증 사업자가 받는 기대보증료의 현가는 줄어들게 된다. λ값이 커질수록 기대보증료의 현가 감소는 커지게 된다. 이는 상속 가능액 만큼이 대출되지 않아 대출채권액에 부과되는 보증료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약정금액 상속형보다 약정비율 상속형에서 기대보증료 현가의 감소가 큰데, 이는 월지급액의 감소가 약정금액 상속형보다 약정비율 상속형에서 더 크기 때문이다.
Ⅳ. 결론
주택연금은 ‘자산은 많지만, 소득은 적은’ 노령가구에게 자가 주택에 계속 거주하면서(aging in place) 노후 생활에 필요한 소득을 확보할 수 있게 해주는 주택 유동화 상품이다. 이런 좋은 상품임에도 불구하고 노령가구의 주택연금 가입률이 낮은 것은 상속동기의 영향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주택 전체를 상속하겠다’는 노령가구의 비율이 줄어들고 ‘부분적으로 상속하겠다’는 노령가구가 늘어나고 있으며, 주택연금 가입자 중에서도 상속에 대한 희망을 갖고 있는 가구도 늘어나고 있다. 이런 상황을 고려해 볼 때, 주택연금에 상속형 상품을 도입하면 주택연금 가입을 촉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본 논문은 주택연금의 가입율을 높이기 위해 상속형 주택연금 상품을 이론적으로 개발하는 데 그 목적이 있었다. 본 논문에서는 약정금액 상속형 주택연금과 약정비율 상속형 주택연금 상품을 개발하였다.
약정금액 상속형의 경우, 주택연금 가입 때 최소보장금액을 정한 뒤, 사망 시에 최소한 해당 금액을 상속인에게 상속금으로 제공하는 상품이다. 최소보장금액이 커질수록 월지급액은 줄어들게 된다. 반면 약정비율 상속형의 경우, 주택연금 가입 때 주택가격의 일정 비율을 정한 뒤, 사망 시에 최소한 ‘주택매각가격의 일정 비율’을 상속금으로 제공하는 상품이다. 약정비율이 커질수록 월지급액은 줄어들게 된다.
약정금액 상속형 주택연금은 주택가격의 변동 위험을 가입자가 가지지 않는 반면, 약정비율 상속형 주택연금은 주택가격의 변동 위험을 가입자와 대출자(보증기관)가 나누어 갖는다. 이런 점에서 주택가격의 상승 기대가 큰 가입자나 상대적으로 위험 기피도가 작은 가입자에게는 약정비율 상속형 주택연금이 적합하다. 반면 주택가격의 상승 기대가 크지 않은 가입자이거나 상대적으로 위험 기피도가 큰 가입자에게는 약정금액 상속형 주택연금이 적합하다.
본 논문에서 개발한 상속형 주택연금은 이타적 동기에서 상속을 하고자 하는 노령가구에게 적합한 상품이다. 자녀가 자신을 돌보는 것에 관계없이 일정금액을 상속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 상품은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싼 주택을 담보로 하는 경우에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다. 예를 들어 가격이 15억 원인 주택을 담보로 주택연금에 가입할 때, 주택가격의 20%를 최소보장금액으로 하는 상속형 상품에 가입하게 되면, 12억 원만 주택연금의 담보로 잡히기 때문에 가입자 입장에서는 주택자산을 충분히 유동화 할 수가 있다.
상속형 주택연금 상품은 주택연금 가입의 제약 요인 중 하나인 미래 장기요양 대비 동기와 결합하여 사용되는 것도 고려해 볼 수 있다. 최소보장금액을 정해 놓고, 노후에 장기요양원에 들어갈 경우 해당 최소보장금액을 인출할 수 있게 하면(그 대신 자녀에게 최소보장금액이 상속되지는 않는다), 노령가구는 노후에 최소보장금액을 자녀에게 상속할 것인지 아니면 장기요양에 필요한 목돈으로 사용할 것인지를 정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은 전략적 동기(이기적 동기)를 갖고 있는 노령가구의 상속동기도 만족시킬 수 있는 방법이다.
최근 황인도 외(2025)의 연구에 따르면, 주택연금 가입의향자가 모두 주택연금에 가입할 경우 낙관적 시나리오 하에서 실질 GDP가 0.5%p~0.7%p 증가하며, 노인빈곤율이 3%p~5%p 하락할 수 있다. 따라서 상속형 옵션이 포함된 주택연금을 공급하게 되면, 가입자들의 상속동기를 일정 부분 충족시켜줄 수 있게 되어 가입률 상승에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며, 결과적으로 실질 GDP 증가와 노인빈곤율 하락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리고 최근에는 민간 금융기관에서 공시가격 12억 원 초과 주택에 대한 주택연금 상품을 출시하였다. 동 상품에도 본 논문에서 제안한 상속형 모형을 도입하면 수요촉진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본 논문에서는 기초변수들의 값을 모두 확정적인 값으로 가정하여 분석하였는데 이들 값들이 모두 확률변수인 점을 고려하면 현실세계에서는 본 연구에서의 분석결과와 상이한 결과가 초래될 수도 있다. 이와 관련된 상속형 주택연금모형의 리스크 분석은 본 연구의 후속과제로 남겨 둔다.
본 논문에서는 노령가구의 상속동기를 만족시킬 수 있는 상속형 주택연금 상품을 개발하기는 하였지만, 이는 하나의 대안적인 상품일 뿐이다. 이 밖에 노령가구의 특성에 대응한 다양한 상속형 상품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며, 상속과 노후 요양보험을 결합한 상품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런 다양한 상품의 개발 역시 다음의 과제로 넘기도록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