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서론
한국의 주택 임대차 시장은 오랫동안 전세제도를 중심으로 유지되어 왔으나, 최근 들어 월세 비중이 확대되면서 임대차 시장의 구조적 변화가 관찰되고 있다. 2010년대 들어 감지되기 시작한 임대차 시장의 변화는 2015년 전후로 본격화되었으며, 수도권에서는 전세와 월세의 비중이 유사한 수준에 근접하였고 비수도권에서는 월세 비중이 전세를 앞서게 되었다(변세일 외, 2017). 이후 2020년대에는 임대차 3법의 시행, 지속적인 금리 인상, 보증금 미반환 사고 및 전세사기 증가 등 제도적 ․ 시장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전세의 월세화 경향은 더욱 가속화되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제도는 임차인의 보증금 보호와 주거 안정을 목적으로 도입되었다. 제도 도입 초기에는 가입 요건을 단계적으로 완화하고 등록임대사업자에 대한 의무가입을 시행하는 등 적용 범위를 확대하기 위한 조치들이 이루어졌으며, 그 결과 보증가입 대상과 규모는 빠르게 증가하였다. 그러나 공시가격 적용비율을 150%까지 인정하고 담보인정비율을 100%까지 완화한 가입 요건은 일부 지역에서 시세를 상회하는 전세가격 형성을 유인하는 요인으로 작용하였으며, 보증 사고가 급증하는 부작용을 초래하였다. 이에 따라 보증기관은 가입 요건을 단계적으로 강화하고 일부 계약에 대해서는 보증가입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제도를 조정하였다. 2023년 1월에는 공시가격 적용비율이 150%에서 140%로 하향 조정되었고, 같은 해 5월에는 담보인정비율이 90%로 제한됨에 따라 실질적으로 공시가격의 150%까지 보장되던 보증한도는 126% 수준으로 축소되었다.
보증가입 요건의 강화는 보증사고 위험을 완화하고 임차인 보호를 강화하기 위한 조치였으나, 결과적으로 전세시장의 위축과 월세 전환의 가속화를 초래한 것으로 평가된다. 제도변화 이후 임대차 시장에서는 강화된 기준을 초과하는 전세보증금에 대해서는 보증금을 하향 조정하고 초과분을 월세로 전환하는 계약 구조가 확산되었으며, 신규 전세 계약의 체결이 어려워지고 보증가입이 가능한 주택의 범위 또한 축소되었다. 실제로 2023년 이후 서울시 주택 임대차 시장에서 월세 비중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이러한 변화는 아파트보다 비아파트(단독 ․ 다가구, 연립 ․ 다세대, 오피스텔) 유형에서 더욱 두드러지게 관찰된다(오승준, 2025).
또한 보증가입 범위의 축소는 임차인이 보증금 회수의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대응으로, 소액임차인 최우선변제금 상한 이하로 보증금을 조정하고 초과분은 월세로 전환하는 계약 전략을 선택하도록 유도하였다. 그 결과 해당 기준을 초과하는 보증금 구간에서는 전세 계약이 현저히 감소하는 등 보증금 규모에 따른 전월세 선택의 차별적 양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게 되었다(채민석, 2023). 이와 같이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제도는 임차인의 전세보증금 보호를 위해 도입된 제도임에도 본래의 취지와 달리 전세시장의 축소와 월세 중심의 구조적 전환을 촉진시키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특히 제도변화의 영향이 주택유형과 보증금 규모에 따라 상이하게 나타났는데, 이는 월세 전환의 속도와 범위에 차별적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시사한다.
본 연구의 목적은 2023년 전세보증금 반환보증의 가입요건이 강화된 시점을 전후하여, 해당 제도 변화가 주택 임대차 시장의 계약구조에 미친 영향을 실증적으로 분석하는 데 있다. 이를 위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자료를 활용하여 서울시 전 주택유형을 대상으로 2020년 7월부터 2025년 6월까지의 임대차 실거래 자료 3,099,299건을 수집 ․ 분석하였다. 본 연구는 제도변화 이후 서울시 임대차 시장에서 월세 비중이 유의하게 증가하였는지를 검증하고, 그 변화 양상이 주택유형 및 임대금액 수준에 따라 차별적으로 나타났는지를 규명하고자 한다.
한편, 전세의 월세화 현상은 금리 환경 변화, 가구 구조 변화, 주택 가격 상승 등 장기적인 요인의 영향을 받아 형성된 추세적 현상일 가능성도 존재한다. 이에 본 연구는 단순한 전후 비교를 넘어 제도 시행 전후의 시간적 변화와 집단 간 차이를 동시에 고려할 수 있는 이중차분(difference-in-differences, 이하 DID) 형식의 로지스틱 회귀모형을 활용하여, 관찰되는 계약구조 변화가 기존 추세의 연장인지, 아니면 제도변화와 관련된 구조적 변화인지를 구분하고자 한다. 나아가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제도 강화가 임대차 시장에 미친 함의를 평가하고, 향후 임대차 제도 설계 및 개선을 위한 실증적 시사점을 제시하고자 한다.
II. 제도 및 선행연구 고찰
전세는 한국의 독특한 주택 임대차 방식으로, 그 기원은 고려시대의 전당, 조선 전기의 전매, 그리고 조선 후기 가사전당으로 이어진 관습적 제도에서 비롯된 것으로 추정된다(김진유, 2014). 현대화 과정에서 전세는 급속한 경제성장기 동안 미흡했던 주택금융시장을 보완하는 사금융의 기능을 담당하였고(최창규 ․ 지규현, 2008), 한국의 주택 임대차 시장은 오랫동안 전세 중심의 구조를 유지해 왔다.
그러나 2010년대 이후 전세 비중이 점차 감소하고 월세 비중이 증가하는 ‘전세의 월세화’ 현상이 본격적으로 관찰되기 시작하였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택가격이 안정세를 보이면서 전세의 수익성이 저하되었고, 이에 따라 월세로 전환되는 계약이 증가하였다(현대경제연구원, 2011). 이러한 변화는 전세 시스템의 불안정성을 심화시키며 전통적인 주거사다리의 약화와 계층 간 격차 심화 등의 사회적 문제를 초래하였다(Ronald and Jin, 2014). 특히 수도권 및 광역시를 중심으로 월세 전환이 두드러졌으며, 저소득층과 소형주택에서 더 급격한 변화를 겪었다(박미선 외, 2014). 또한 전세자금 대출 확대와 같은 금융 지원 정책은 전세가격 상승을 견인하면서 2014년을 기점으로 보증금이 있는 월세(반전세) 형태의 계약이 확산되었고, 결과적으로 월세 비중이 전세를 상회하는 구조로 전환되었다(강민석 ․ 정종훈, 2022).
다만 2010년대 나타난 전세의 월세화는 전월세 전환율, 주택 매매 ․ 전세 시장 여건, 금융시장 환경 등 시장 요인에 의해 점진적으로 진행된 구조적 변화로 볼 수 있다(유승동, 2021). 이에 반해 2020년대 관찰되는 전세의 월세화는 정부의 정책 및 제도변화에 따른 구조적 전환 성격이 보다 뚜렷하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갖는다. 특히, 2020년 도입된 계약갱신청구권제, 전월세상한제, 전월세신고제로 대표되는 임대차 3법은 전세 계약의 유지 ․ 갱신과 가격 결정 방식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며 전세의 월세화를 촉진한 제도적 요인으로 평가된다(선수봉, 2023). 임대차 3법의 본격적인 시행은 임대가격 상승을 초래하며 전월세 시장의 혼란과 분쟁을 심화시켰으며(이창무, 2020), 특히 아파트 전세가격이 상승하고 그 여파로 월세 전환이 가속화되는 현상이 발생하였다(김소연, 2021).
한편 아파트 전세가격 상승과 전세 물량 축소에 대한 대안으로 비아파트 전세시장이 주목받게 되었으나, 동시에 보증금 미반환 위험이라는 새로운 문제를 야기했다. 김진유(2022)에 따르면 보증금 미반환 사고는 전세가율이 높은 고위험 전세일수록 발생위험이 높아지는데, 서울시 기준 전세가율과 보증사고 간 상관계수는 0.87에 달했으며, 그중에서도 연립 ․ 다세대의 경우 0.96으로 매우 높은 상관성을 보였다. 이정현 ․ 남진(2025)의 연구에서도 보증금 미반환 위험은 주택유형별로 상이하게 나타났으며, 특히 연립 ․ 다세대에서 그 취약성이 가장 두드러지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이와 같은 전세 제도의 구조적 한계 속에서, 소액임차인 보호를 목적으로 한 최우선변제권 제도는 임차인의 최소한의 보증금 회수를 보장하는 제도적 기준선으로 기능해 왔다. 최우선변제권은 「주택임대차보호법」 이 규정한 임차인 보호장치로, 임차 주택이 경매 또는 공매로 처분되는 경우 소액임차인의 보증금 중 일정 금액을 다른 담보물권자보다 우선하여 변제받을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김서우 ․ 방진원, 2025). 서울시의 경우 2010년 2,500만 원 수준이었던 최우선변제금 상한은 주택 임대료 상승을 반영하여 2023년 5,500만 원까지 단계적으로 확대되었다. 2020년대 들어 전세보증금 미반환 위험이 증가하면서 최우선변제권 제도의 역할이 더욱 강조되고 있으며, 임차인의 보증금 설정과 계약구조 선택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러한 시장적 ․ 제도적 변화는 결과적으로 전세 비중의 감소와 월세 비중의 확대라는 구조적 전환으로 이어지고 있다. 배세호 ․ 공도연(2025)은 최근 5년간의 전월세 시장 변화를 분석한 결과, 임대인은 임대차법 개정과 금리하락으로 인해 전세의 경제적 유인이 약화됨에 따라 월세로 전환하는 경향을 보였고, 임차인은 보증금 미반환에 대한 위험 인식이 강화되면서 전세보다 월세를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해졌다고 해석하였다. 여기에 더해 보증금 미반환 위험에 대응하기 위해 강화된 전세대출 및 전세자금보증 기준은 특히 비아파트 시장의 월세화 현상을 가속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박영규, 2025).
임차인의 보증금 미반환 위험을 완화하고 주거 안정을 도모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로서,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상품은 1995년 SGI서울보증에 의해 최초로 도입되었다. 이후 2013년 주택도시보증공사(Korea Housing & Urban Guarantee Corporation, 이하 HUG), 2020년 한국주택금융공사(Korea Housing Finance Corporation, 이하 HF)에서 유사한 보증 상품을 잇달아 출시하면서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제도는 공적 보증체계로 확대 ․ 정착되었다(윤형석, 2023).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제도는 전세 계약 만료 시 임차인이 임대인으로부터 반환받아야 하는 전세금(보증금)을 보증기관이 대신 지급함으로써 임차인의 권리를 보호하는 제도이다. 즉, 계약 만료 후 임대인이 전세금을 돌려주지 못할 경우 보증기관이 임차인에게 해당 금액을 우선 지급하고, 이후 임대인에게 구상권을 행사하는 구조를 갖는다. 이 제도는 임대인의 전세보증금 반환 의무를 담보함으로써 임차인의 자금 회수 안정성을 보장하는 공적 보증 장치로 기능한다.
전세보증금 반환보증은 흔히 ‘보증보험’으로도 불리는데, 이는 채권자인 임차인이 보증기관과 별도의 계약을 체결하여 보호를 받는 방식이 일반적인 보험 구조와 유사하기 때문이다(윤형석, 2023). 이에 대해 허지행(2023)은 전세 계약에서 임대인은 채무자, 임차인은 채권자의 지위를 가지며, 전세보증금 반환보증은 채무자가 채권자에게 보증금을 반환하지 못할 경우, 보증기관이 이를 대신 이행하는 보증 계약의 성격을 지닌다고 설명하고 있다(<그림 1> 참조). 다만 채권자인 임차인이 직접 보증상품에 가입하는 구조로 인해 외형적으로 보험과 유사하게 인식되며, 실제로 보증기관들조차 상품명에 ‘보증’, ‘보험’, ‘보증보험’ 등의 용어를 혼용함으로써, 채무 이행에 대한 책임 주체와 성격을 모호하게 만드는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다.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제도의 도입으로 임차인이 보다 안전하게 보증금을 회수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마련되었으나, <표 1>과 같은 제도의 잦은 변경은 오히려 시장 내 불확실성과 혼란을 초래하기도 하였다. 특히, 가입요건 및 보증한도의 조정은 임대인과 임차인의 계약 행태 전반에 영향을 미치며 임대차 시장 구조에 직접적이고 광범위한 영향을 미쳤다.
2013년부터 2020년까지의 시행된 가입요건 완화 정책은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제도의 정착과 가입자 수 확대에 기여함으로써 임차인 보호라는 본래의 제도적 목적을 일정 부분 달성하였다. 그러나 동시에 보증범위가 “공시가격×150%×전세가율 100%”까지 확대되면서, 매매가격에 근접하거나 이를 초과하는 전세보증금이 설정되는 사례가 다수 발생하였다(박관아, 2024). 권혁 ․ 성현곤(2025)은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제도의 완화와 강화가 고위험 전세의 발생 확률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가입요건 완화는 고위험 전세 발생 확률을 증가시킴을 확인하였다.
실제 제도 완화 이후 전세보증금 미반환 사고는 급증하였으며, 이는 보증기관의 재무 건전성 악화 요인으로 작용하였다. 전세보증금 반환보증의 대위변제액은 2021년 6,035억 원, 2022년 10,581억 원, 2023년 49,229억 원으로 약 8배 이상 증가하였고, 같은 기간 보증사고액 역시 8,171억 원에서 76,542억 원으로 약 9배 이상 확대되었다(한국신용평가, 2024). 김제완 ․ 손유은(2025)은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제도가 임차인 보호라는 명시적 목적과 달리, 실제 운용 과정에서는 임대인의 자금 조달을 용이하게 하는 기능을 수행하고 있음을 지적하며, 제도의 역할과 설계 방향에 대한 재검토 필요성을 제기하였다.
이와 같은 문제 인식하에 2023년 이후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제도의 가입요건은 단계적으로 강화되었다. 2023년 1월 공시가격 적용비율이 150%에서 140%로 하향 조정되었으며, 같은 해 5월 담보인정비율이 90%로 제한됨에 따라 실질적으로 공시가격의 150%까지 보장되던 보증한도가 126% 수준으로 축소되었다. 보증범위가 축소되면서 기존 계약 대비 신규 계약의 전세보증금이 더 낮아지는 ‘역전세’ 현상이 관찰되었고, 보증범위를 초과하는 보증금 일부를 월세로 전환하는 계약 구조도 확산되었다.
동시에 보증가입 요건 강화로 보증을 받을 수 있는 주택 범위가 축소되면서 일정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임차인들이 제도적 보호에서 배제되는 사례도 증가하였다. 문윤상(2023)은 보증 사각지대에 놓인 주택들 대부분이 공시가격 3억 원 미만의 비아파트 및 저가주택에 집중되어 있으며, 보증사고 위험이 높은 주택일수록 오히려 보증가입이 어려운 역진적 구조가 형성되고 있음을 지적하였다.
전세보증금 반환보증의 가입이 제한되는 경우, 임차인이 의존할 수 있는 제도적 보호장치는 소액임차인 우선변제권과 같은 기초적 보호장치에 한정된다. 윤성진 ․ 이슬(2024)은 보증금 반환 가능성을 <그림 2>와 같이 유형화하였는데, 유형 3은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가입을 통해 단기적인 지연은 발생할 수 있으나 보증금 반환이 가능한 경우인 반면, 유형 5~6은 우선변제권 등 제한된 보호장치에 의존하게 되어 보증금 전액 회수가 어려울 수 있음을 설명하고 있다. 이러한 분석은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제도의 적용 여부에 따라 보증금 회수 가능성이 실질적으로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주며, 최우선변제금 상한을 기준으로 이를 초과하는 금액이 월세로 전환되는 등 제도적 환경이 임대차 계약 구조변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시사한다.
최근 비아파트 시장을 중심으로 관찰되는 전세의 월세화 현상은 주로 고위험 전세, 보증금 미반환 위험, 전세사기 등과 같은 시장 리스크에서 기인한 전세 기피 현상을 중심으로 논의되어 왔다. 기존 선행연구들은 이러한 현상을 통해 전세 제도의 구조적 취약성과 임차인 보호 제도의 한계를 지적하였으나, 제도변화에 따른 영향, 즉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가입요건의 완화 또는 강화가 임대차 시장 구조에 미친 영향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심층적인 분석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권혁 ․ 성현곤(2025)의 연구에서 보증 가입요건의 변화가 고위험 전세의 발생 가능성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였으나, 이러한 제도 변화가 임대차 시장 전반에서 전세의 월세화 현상을 가속화하였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검토된 바가 없다.
이에 본 연구는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제도의 가입요건 변화가 임대차 시장의 전월세 구조변화에 미친 영향을 실증적으로 규명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를 위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자료를 활용하여 2023년 보증 가입요건 강화 시점을 전후로 서울시 임대차 시장에서 월세 비중에 유의한 변화가 나타났는지를 검증하고, 그 영향이 주택유형 및 임대금액 수준에 따라 차별적으로 나타나는지를 분석하였다. 이러한 실증분석을 통해 제도변화와 전세의 월세화 간의 관계를 보다 명확히 규명함으로써,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제도가 임차인 보호라는 본래의 목적에 부합하여 작동하고 있는지를 평가하고, 향후 제도 설계 및 개선을 위한 시사점을 도출하고자 한다.
III. 서울 주택 임대차 시장의 월세화
본 연구에서는 서울시 전 주택유형을 대상으로 2020년 7월부터 2025년 6월까지의 국토교통부 임대차 실거래 데이터 3,099,299건을 활용하여 주택유형별 월세 비율의 변화를 분석하였다. 연구 지역을 서울시로 설정한 이유는 국내 최대 규모의 주택시장이자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가입 건수가 가장 많은 지역으로, 제도변화의 영향을 가장 명확하게 관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 대상으로는 단독 ․ 다가구, 연립 ․ 다세대, 오피스텔, 아파트 등 모든 주택유형의 임대차 계약을 포함하였다. 이는 주택유형별로 전세보증금 반환보증의 적용 범위와 등록임대사업자 제도가 상이하므로, 제도변화의 영향이 차별적으로 나타날 가능성을 분석하기 위함이다. 연구 기간은 2020년 7월부터~2025년 6월까지 만 5년으로, 2023년 1월 보증 가입요건이 강화되기 시작한 시점을 기준으로 전후 각 2.5년을 구분하여 제도 변화가 주택 임대차 시장에 미친 영향을 비교 ․ 분석하고자 하였다. 또한 분석 기간의 시작점을 2020년 7월로 설정한 것은 이 시점부터 시행된 임대차 3법의 영향을 연구 기간 전체에 동일하게 적용함으로써, 이전 시기 제도 변화가 분석 결과에 미치는 영향을 통제하기 위함이다.
<그림 3>은 연구 기간 동안 서울시 주택유형별 월세 비율의 변화를 나타낸 것이다. 전체적으로 모든 주택유형에서 월세 비율이 상승하는 추세를 보이나, 2023년 1월 보증 가입요건이 강화된 시점을 전후로 아파트와 비아파트 유형 간 변화 양상이 뚜렷하게 구분된다. 먼저 비아파트 시장에서는 2023년을 기점으로 월세 비율의 상승이 상대적으로 가속화되는 모습을 보인다. 단독 ․ 다가구와 오피스텔은 이미 2020년부터 월세 우위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었으나, 2023년 이후 월세 비율이 70%~80% 수준까지 확대되며 월세화가 더욱 심화되었다. 특히 연립 ․ 다세대의 경우, 2022년까지는 전세 비중이 우세한 시장 구조를 유지했으나, 2023년 이후 월세 비율이 50%를 상회하면서 전세 중심 시장에서 월세 중심 시장으로 구조적 전환이 발생하였다.
반면 아파트 시장에서는 2021~2022년 전세대출금리 급등기에는 일시적으로 월세 비율이 45%를 상회하기도 하였으나, 2023년 이후에는 오히려 40% 초반 수준에서 안정화되며 여전히 전세 중심의 시장 구조가 유지되고 있다. 이는 2020년 8월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 개정으로 아파트의 장기일반임대 및 단기임대 신규 등록이 폐지되면서, 아파트가 등록임대사업자에 대한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의무가입 대상에서 제외되었기 때문에 가입요건 강화에 따른 영향을 거의 받지 않은 결과로 해석된다.
종합하면, 2020년에는 단독 ․ 다가구 → 오피스텔 → 아파트 → 연립 ․ 다세대 순으로 월세 비율이 높았으나, 2023년 이후에는 단독 ․ 다가구 → 오피스텔 → 연립 ․ 다세대 → 아파트 순으로 재편되었다. 이러한 변화는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제도 변화가 주택유형별로 상이한 시장 반응과 계약구조 변화를 유발하였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본 절에서는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및 최우선변제금 제도가 임대료 수준별로 전월세 선택 구조에 어떠한 차별적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살펴보기 위해 전세환산금액 구간별로 월세 비율의 차이를 분석하였다. 특히 본 절은 제도변화의 인과적 효과를 직접적으로 식별하기보다는, 최근 임대차 시장에서 관찰되는 계약구조의 단면적 특징을 기술적으로 제시하는 데 목적이 있다.
2020년대 들어 비아파트 주택시장은 보증금 미반환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동시에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가입이 거절되는 사례가 증가하면서, 임차인의 보증금 회수를 위한 제도적 안전망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상태에 놓이게 되었다. 이로 인해 임차인들은 최우선변제금 상한을 초과하는 보증금에 대해 반환 위험이 높다고 인식하게 되었으며, 보증금을 최우선변제금 상한 이하로 조정한 뒤 초과분을 월세로 전환하려는 경향을 강하게 나타내고 있다(채민석, 2023). 이러한 임차인의 대응은 결과적으로 보증금 규모에 따라 전월세 선택이 구조적으로 달라지는 양상을 초래하고 있다.
<표 2>는 이러한 계약구조를 보다 직관적으로 설명하기 위해, 2025년 서울시 최우선변제금 상한인 5,500만 원을 기준으로 월세 수준을 단계적으로 설정하여 전세환산금액 구간을 구분한 것이다. 보증금 5,500만 원을 기준으로 월세를 각각 0원, 50만 원, 100만 원으로 적용하여 전세환산금액을 산정하였으며, 이를 바탕으로 전세환산금액을 구간 1(저가, 5,500만 원 이하), 구간 2(중 ․ 저가, 5,500만 원~17,500만 원), 구간 3(중 ․ 저가, 17,500만 원~29,500만 원), 구간 4(고가, 29,500만 원 초과)의 네 개 구간으로 구분하였다.
주: 1) 보증금 5,500만 원+월세 0원=전세환산금액 5,500만 원.
2) 보증금 5,500만 원+월세 50만 원=전세환산금액 17,500만 원.
3) 보증금 5,500만 원+월세 100만 원=전세환산금액 29,500만 원.
4) 전세환산금액=보증금+월임대료×12개월/전월세전환율.
5) 전월세전환율은 한국부동산원 통계 참조.
이와 같은 구간 설정은 최우선변제금 제도의 보호 범위를 기준으로 임대차 계약 구조를 구분하는 데 분석적 의미를 가진다. 구간 1에 해당하는 저가 임대주택은 전세보증금 전액이 최우선변제금 제도에 의해 보호될 가능성이 높은 범위에 해당하며, 구간 2, 3의 중 ․ 저가 임대주택은 보증금을 최우선변제금 상한 이하로 설정하고 초과분을 월세로 전환할 경우 보증금 전액이 보호될 가능성이 높은 구간으로 해석할 수 있다. 반면, 구간 4의 고가 임대주택은 최우선변제금 제도만으로는 보증금 전액의 반환이 보장되지 않는 범위에 해당한다. 추가적으로 더 높은 전세환산금액 구간도 검토하였으나, 비아파트 시장에서는 표본 수가 급감하고 월세 비율의 통계적 변동성이 크게 나타나 본 연구에서는 네 개 구간으로 분석을 한정하였다.
<그림 4>는 2025년 상반기 임대차 실거래 데이터를 활용하여, 주택유형별로 전세환산금액 구간 1~4에 따른 월세 비율을 나타낸 것이다. 비아파트 임대시장의 경우, 구간 1에서는 단독 ․ 다가구 51.0%, 연립 ․ 다세대 52.0%로 전세와 월세의 비중이 유사하게 나타났는데, 이는 해당 구간이 최우선변제금 제도를 통해 전세보증금 전액 보호가 가능한 범위에 속함에 따라 상대적으로 전세 선택 비중이 높게 유지된 결과로 해석된다. 반면, 구간 2에서는 월세 비율이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구간 3, 구간 4로 전세환산금액이 증가할수록 월세 비율이 점차 낮아지는 패턴을 보였다. 특히 중 ․ 저가 임대주택에 해당하는 구간 2에서의 월세 비율은 단독 ․ 다가구 84.8%, 연립 ․ 다세대 64.4%, 오피스텔 83.1%로 타 구간 대비 현저히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이는 비아파트 시장에서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제도가 충분한 보호장치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음을 시사하며, 임차인들은 최우선변제금 제도를 사실상 최후의 안전망으로 인식하고 보증금 초과분을 월세로 전환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계약구조의 변화는 결과적으로 비아파트 중 ․ 저가 임차 가구의 주거비 부담을 구조적으로 확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 아파트 임대시장에서는 구간 1, 구간 2에서 월세 비율이 각각 86.7%, 78.4%로 매우 높게 나타난 반면, 구간 3, 구간 4로 전세환산금액 규모가 커질수록 전세 비율이 증가하는 경향을 나타냈다. 이는 아파트가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의무가입 대상에서 제외되어 있으며, 전세환산금액 수준이 상대적으로 높아 최우선변제금 제도의 보호 효과 또한 기대하기 어려운 구조적 특성에 기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즉, 아파트 시장에서는 제도적 요인보다는 임대인의 자산운용 전략과 시장 참여자들의 행태적 요인이 전월세 선택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소형 중 ․ 저가 아파트에 해당하는 구간 1, 2의 경우 안정적인 월세 수익 확보를 위한 수익형 자산으로 활용되는 반면, 중대형 고가 아파트에 해당하는 구간 3, 4의 경우 시세차익을 기대하는 투자자산으로 인식되어 무이자 자금 운용 수단으로서 전세를 유지하려는 임대인의 전략적 선택이 반영된 결과로 볼 수 있다.
IV.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제도변화가 주택 임대차 시장 월세화에 미치는 영향
본 장에서는 2023년 1월부터 시행된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가입요건 강화 전후로 서울시 임대차 시장에서 월세 비율의 변화가 있었는지 카이제곱 검증을 통해 살펴보고, 로지스틱 회귀분석 및 DID 형식의 로지스틱 회귀분석을 활용하여 제도변화 이후 월세 선택 확률의 변화 양상을 단계적으로 검증하였다.
분석에 앞서 본 연구에서 활용하고 있는 국토교통부 임대차 실거래가 데이터를 살펴보면, 해당 자료에는 개별 임대계약별로 주소, 전용면적, 층, 건축연도, 주택유형 등 주택의 물리적 정보와 임대유형(전세/월세), 계약일, 보증금, 월임대료, 계약구분(신규/갱신) 등의 임대계약 정보가 포함되어 있다. 본 연구의 목적이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제도 변화가 임대유형 선택에 미친 영향을 규명하는 데 있으므로, 로지스틱 회귀분석의 종속변수는 임대유형(전세=0, 월세=1)으로, 이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독립변수로는 제도변화(제도변경 전, 2023년 이전 계약=0, 제도변경 후, 2023년 이후 계약=1)를 설정하였다.
또한 3장에서 확인한 바와 같이 월세 비율이 주택유형과 임대료 수준에 따라 상이하게 나타난 만큼, 주택유형(아파트=1, 연립 ․ 다세대=2, 오피스텔=3, 단독 ․ 다가구=4)과 전세환산금액 구간(최우선변제금 상한 1배 이하=1, 최우선변제금 상한 1~3배=2, 최우선변제금 상한 3~5배=3, 최우선변제금 상한 5배 초과=4) 변수를 설명변수로 투입하였다. 더 나아가 4장 3절에서는 제도변화의 효과가 주택유형 및 전세환산금액 수준에 따라 차별적으로 나타나는지를 검증하기 위해, 제도변화×주택유형, 제도변화×전세환산금액 구간 간의 상호작용항을 포함한 DID 형식의 로지스틱 회귀모형을 구축하였다. 이를 통해 단순한 시기 효과를 넘어, 제도변화 이후 특정 주택유형 또는 임대료 구간에서 월세 선택 확률이 상대적으로 더 크게 변화하였는지를 심층적으로 분석하고자 한다.
이 외에 통제변수로는 개별 주택의 특성을 반영하기 위해 전용면적, 경과연수, 계약구분(신규/갱신) 변수를 포함하였으며, 선행연구에서 임대차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언급되었던 전세대출금리, 전월세전환률, 평균단위매매가격, 평균단위전세가격, 주택매매거래량, 주택전세거래량 등 경제 및 부동산시장 변수를 통계청 및 공공데이터를 활용하여 구축하였다. 마지막으로 지역적 이질성을 통제하기 위해 서울시 행정구 단위 더미변수를, 시계열적 변동을 통제하기 위해 계약연도 반기(상반기/하반기) 더미변수를 추가하였다.
<표 3>의 빈도분석 결과를 보면, 연구 기간 전체 임대차계약 중 제도변화 전 계약은 48.57%, 제도변화 후 계약은 51.43%로 시기별 표본 분포는 거의 균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임대유형별로는 전세 48.50%, 월세 51.50%로 나타나 전세와 월세의 비율이 유사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주거유형별 표본 비중은 아파트 40.55%, 단독 ․ 다가구 25.35%, 연립 ․ 다세대 22.08%, 오피스텔 12.02% 순으로 아파트 비중이 높았으며, 전세환산금액 구간별 표본 비중은 저가 임대주택인 구간 1(최우선변제금 상한 1배 이하)이 1.55%에 불과한데 반해, 중 ․ 저가 임대주택인 구간 2(최우선변제금 상한 1~3배)가 29.39%, 구간 3(최우선변제금 상한 3~5배)이 27.22%, 고가 임대주택인 구간 4(최우선변제금 상한 5배 초과)가 41.83%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기술통계분석에서 개별 부동산 특성변수의 평균값을 살펴보면, 보증금 23,043.47만 원, 월임대료 30.86만 원, 전세환산금액 31,913.23만 원, 전용면적 49.79m2, 층수 7.46층, 경과연수 17.55년으로 나타났으며, 최솟값 및 최댓값을 보면 다양한 범위의 주택 표본이 포함된 데이터임을 확인할 수 있다. 한편, 경제 및 부동산시장 특성 변수는 통계청 자료를 바탕으로 개별 임대계약 체결 시점의 월 단위 자료를 구축하였으며, 평균단위매매가격, 평균단위전세가격, 주택매매거래량, 주택전세거래량은 서울시 전체 주택유형을 통합한 월별 평균값 및 거래량을 의미한다. 각 변수의 평균값은 전세대출금리 3.70%, 전월세전환율 5.00%, 평균단위매매가격 10,404.39천 원/m2, 평균단위전세가격 5,780.08천 원/m2, 주택매매거래량 7,976.01건, 주택전세거래량 25,249.03건으로 집계되었다. 다만, 단독 ․ ᆞ다가구 유형의 경우 층수 정보가 제공되지 않아 분석에서 제외되었으며, 평균단위매매가격과 평균단위전세가격은 다른 독립변수와의 다중공선성이 높게 나타나 이후 로지스틱 회귀분석에서 제외하였다.
<표 4>와 <그림 5>는 국토교통부 임대차 실거래가 자료를 바탕으로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가입요건 강화 전후(2023년 이전 계약=0, 2023년 이후 계약=1)에 따라 월세 계약 비율에 유의미한 차이가 존재하는지 카이제곱 검정을 통해 분석한 결과이다. 먼저 서울시 전체 주택을 대상으로 살펴보면, 제도변화 이전 월세 비율이 47.00%였다면 제도변화 이후에는 55.75%로 8.76%p 상승하였으며, 카이제곱 검정 결과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로 확인되었다.
주택유형별로 제도변화 전후 월세 비율 변화를 살펴본 결과, 아파트는 1.49%p(40.61% → 42.10%)로 소폭 상승에 그친 데 반해, 연립 ․ 다세대는 17.77%p(35.22% → 52.99%), 오피스텔은 14.62%p(53.24% → 67.87%), 단독 ․ 다가구는 13.01%p(63.18% → 76.20%)로 모두 10%p 이상 월세 비율이 크게 증가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와 같은 결과는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가입요건 강화 이후 월세화 현상이 아파트보다 비아파트 시장에서 훨씬 뚜렷하게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음으로 전세환산금액 구간별 제도변화 전후 월세 비율 변화를 살펴보면, 저가 임대주택을 나타내는 구간 1은 20.74%p(38.41% → 59.15%)로 가장 크게 상승했으며, 중 ․ 저가 임대주택인 구간 2는 11.86%p(62.79% → 74.65%), 구간 3은 5.90%p(53.25% → 59.15%) 상승하여 구간 1~3 모두 월세 비율이 절반을 넘는 월세 중심 시장으로 구조적 전환이 이루어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반면, 고가 임대주택을 나타내는 구간 4의 경우, 제도 변경 전후 월세 비율이 3.89%p(34.01% → 37.90%)로 소폭 상승하는데 그쳐 변화 폭이 상대적으로 제한적이었으며, 여전히 전세 중심 시장을 유지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가입 요건 강화라는 제도변화의 영향이 중 ․ 저가 임대주택 시장에 집중적으로 작용한 반면, 고가 임대주택 시장에서는 상대적으로 제한적인 영향을 미쳤음을 시사한다.
본 절에서는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가입요건 강화라는 제도변화가 임대차계약에서 월세 선택 확률에 미친 영향을 실증분석하기 위해 로지스틱 회귀분석과 DID 형식의 로지스틱 회귀분석을 병행하여 실시하였다. 이를 통해 제도변화가 임대차 시장 전반에 미친 평균적 효과뿐만 아니라, 주택유형 및 전세환산금액 수준에 따라 제도 효과가 차별적으로 나타나는지 함께 검증하고자 한다.
이중차분 분석은 정책 또는 제도변화의 효과를 식별하기 위해 널리 활용되는 방법론으로, 제도 시행 전후의 시간적 변화와 집단 간 차이를 동시에 고려함으로써 관측되지 않는 공통 충격을 통제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진다. 일반적으로 이중차분 모형은 제도변경 전(before)과 후(after)의 시점 구분과 함께, 기준집단(reference group)과 비교집단(comparison group) 간의 성과 차이를 비교하는 구조로 설정된다. <표 5>에 제시된 바와 같이, 기준집단과 비교집단의 제도변경 전 ․ 후 성과 차이를 각각 산출한 뒤, 이 두 차이를 다시 차분한 값이 이중차분 추정치에 해당하며, 이는 제도변화 이후 집단 간 변화 차이를 의미한다(민인식 ․ 최필선, 2021: 3; 서정석 외, 2020).
| 구분 | 제도변경 후(After) | 제도변경 전(Before) | 차이 |
|---|---|---|---|
| 기준집단(Reference group) | |||
| 비교집단(Comparison group) | |||
| 차이 |
다만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가입요건 강화는 특정 집단에 국한하지 않고 임대차 시장 전반에 적용된 제도변화라는 점에서, 처리집단-대조집단 구분에 기반한 전통적인 DID 설정을 그대로 적용하는 데 한계가 있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주택유형 및 전세환산금액 구간을 기준으로 한 상대적 비교 구조를 활용하여, 동일한 제도변화가 집단별로 상이하게 작용하는지에 초점을 맞춰 분석하고자 한다.
이를 바탕으로 분석 모형을 설정하면, 먼저 기본 로지스틱 회귀분석 모형은 <식 1>과 같이 나타낼 수 있다. 기본 모형에서 종속변수는 임대유형 선택 여부(Yi), 주요 독립변수는 제도변화 더미(Posti)이며, 이때 추정되는 계수 β는 제도변화 이후 전체 표본에서 관찰되는 평균적 변화를 의미한다. 이는 제도변화가 주택유형이나 임대료 수준과 무관하게 월세 선택 확률에 미친 평균적인 영향을 추정하는 값이다.
한편, <식 2>는 기본 모형에 주택유형 더미 및 전세환산금액 구간 더미와 제도변화 더미의 상호작용항을 추가한 DID 형식의 로지스틱 회귀모형이다. 이중차분 모형에서는 제도변화에 따른 영향을 주택유형 및 전세환산금액 구간별로 세분화함으로써, 제도변화 이후 집단별로 차별화된 변화를 식별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제도변화 이전부터 존재하던 주택유형별 ․ 임대금액별 구조적 차이를 통제한 상태에서, 제도변화 이후 월세 선택 확률의 변화가 집단별로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보다 정밀하게 비교 ․ 분석할 수 있다.
기본 로지스틱 회귀분석 모형
이중차분(DID) 형식 로지스틱 회귀분석 모형
임대유형 선택 Yi: 전세=0, 월세=1
제도변화 더미 Posti: 제도변화 전=0(2023년 이전 계약), 제도변화 후=1(2023년 이후 계약)
주택유형 더미 : 아파트 =1(기준), 연립다세대 =2, 오피스텔 =3, 단독다가구 =4
전세환산금 구간 더미 : 최우선변제금 상한 1배 이하 =1(기준), 상한 1~3배 =2, 상한 3~5배 =3, 상한 5배 초과 =4
개별 주택 특성 Xi: 전용면적, 경과연수, 계약유형(신규=0, 갱신=1)
경제 및 부동산 시장 특성 Zt: 전세대출금리, 전월세전환율, 매매거래량, 전세거래량
고정효과 γg(i): (행정구 코드) δt(i)(계약년도 반기코드)
<표 6>는 <식 1>의 기본 로지스틱 회귀분석 모형(Model 1)과 <식 2>의 DID 형식의 로지스틱 회귀분석(Model 2)의 추정 결과를 제시하고 있다. 두 모형은 동일한 표본과 변수구성을 기반으로 분석되었으나, Model 1이 제도변화의 평균적 효과를 추정하는 데 초점을 둔 반면, Model 2는 주택유형 및 전세환산금액 구간에 따라 제도변화 효과가 어떻게 차별적으로 나타나는지를 분석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차이를 가진다.
모형의 적합도를 살펴보면, 두 모형 모두 우도비 검정(LR χ2) 결과 통계적으로 유의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Pseudo R2는 0.10 전후 수준으로 대규모 지역 및 시계열 고정효과를 포함한 로지스틱 회귀모형으로서 일반적으로 수용 가능한 설명력을 보였다. 특히 Model 2는 Model 1 대비 LR χ2, Log likelihood, Pseudo R2 등 주요 지표가 모두 개선되며 모형의 적합도 및 설명력이 향상된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상호작용항을 추가한 Model 2가 제도변화 이후 월세 선택 확률의 집단별 변화 차이를 보여주는데 보다 적합한 모형임을 보여준다.
제도변화의 평균적 효과를 나타내는 제도변화 더미변수의 계수를 살펴보면, Model 1에서 β=0.337(OR=1.401)로 추정되어, 보증 가입요건 강화 이후 월세 선택 확률이 평균적으로 약 40.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Model 2에서도 제도변화 더미변수 계수는 β=0.929(OR=2.531)로 유의하게 나타났으나, 이는 기준집단(아파트, 전세환산금액 구간 1)에 한정된 효과를 의미하므로 전체적인 제도변화의 영향은 상호작용항의 집단별 이질적 효과까지 포함하여 종합적으로 해석할 필요가 있다.
다음으로 Model 1을 기준으로 주요 독립변수인 주택유형 및 전세환산금액 구간이 월세 선택 확률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았다. 주택유형별로는 기준범주인 아파트 대비 연립 ․ ᆞ다세대(θ2=−0.247, OR=0.781)는 월세 선택 확률이 낮게 나타난 반면, 오피스텔(θ3=0.182, OR=1.200)과 단독 ․ ᆞ다가구(θ4=0.655, OR=1.925)는 월세 선택 확률이 유의하게 높았다. 전세환산금 구간별로는 기준범주인 구간 1 대비 구간 2(λ2=0.631, OR=1.880)와 구간 3(λ3=0.322, OR=1.379)에서 월세 선택 확률이 유의하게 높았으나, 구간 4(λ4=−0.255, OR=0.775)에서는 오히려 월세 선택 확률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비아파트 유형 중에서도 오피스텔과 단독 ․ 다가구에서, 고가 임대주택보다는 중 ․ 저가 임대주택에서 월세 계약이 상대적으로 더 많이 선택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편 Model 2에서는 제도변화×주택유형과 제도변화×전세환산금액 구간 간의 상호작용항이 모두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나타나, 제도변화에 따른 효과가 집단별로 상이하게 작용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주택유형별로는 아파트 대비 연립 ․ 다세대(φ1=0.643, OR=1.902), 오피스텔(φ2=0.449, OR=1.566), 단독 ․ 다가구(φ1=0.217, OR=1.242) 모두에서 제도변화 이후 월세 선택 확률의 증가폭이 유의하게 더 큰 것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연립 ․ 다세대에서 그 증가폭이 가장 크게 관찰되었다. 전세환산금액 구간별로는 저가 임대주택인 구간 1에 비해 구간 2(ψ2=−0.509, OR=0.601), 구간 3(ψ3=−0.941, OR=0.390), 구간 4(ψ4=−0.920, OR=0.398) 모두에서 제도변화 이후 월세 선택 확률의 증가폭이 상대적으로 작게 나타났다. 이는 제도변화 이후 월세 선택 확률의 증가 폭이 저가 임대주택 시장에서 가장 크게 나타나며, 임대료 수준이 높아질수록 그 효과가 점차 약화됨을 의미한다.
마지막으로 통제변수의 추정 결과를 살펴보면, 개별 부동산 특성 중 전용면적과 경과연수는 월세 선택 확률에 유의한 음(−)의 영향을 미쳤는데, 주택 면적이 클수록, 건축된 지 오래될수록 월세 선택 확률이 감소함을 의미한다. 계약유형은 신규계약 대비 갱신계약 시 월세 선택 확률이 감소하였는데, 기존 임차인이 계약을 갱신할 때 기존 전세계약 구조를 유지하려는 경향이 강함을 시사한다. 경제 및 부동산시장 변수 중에서는 전세대출금리와 전월세전환율이 월세 선택 확률에 유의한 양(+)의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나, 금리 및 전환율 상승이 월세 선택을 촉진하는 요인으로 작용함을 알 수 있다. 반면 매매거래량과 전세거래량은 모두 음(−)의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오즈비(OR)가 1에 근접하여 그 효과의 크기는 제한적인 것으로 판단된다.
분석결과를 종합하면, ‘평균적인 제도변화의 영향’을 추정하는 기본모형 Model 1에서는 2023년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가입요건 강화 이후 서울시 주택 임대차 시장 전반에서 월세화 경향이 유의하게 강화되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나아가 ‘집단별 제도변화의 차별적 영향’을 반영한 DID 형식의 모형 Model 2에서는 이러한 월세화가 모든 주택시장에 균등하게 나타난 것이 아니라, 비아파트 유형(연립 ․ ᆞ다세대, 오피스텔, 단독 ․ ᆞ다가구)과 중 ․ 저가 임대주택(전세환산금액 구간 1, 2)에서 특히 두드러졌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결과는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가입조건 강화라는 제도적 변화가 임대차 시장 전반의 구조적 전환을 촉진했을 뿐 아니라, 그 영향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비아파트 및 중 ․ 저가 임대시장에 집중적으로 작용하여 전세의 월세화를 가속화했음을 시사한다.
V. 결론
본 연구는 2023년부터 시행된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가입요건 강화가 서울시 주택 임대차 시장의 구조적 변화에 미친 영향을 실증적으로 분석하기 위해, 2020년 7월부터 2025년 6월까지 서울시 전 주택유형의 임대차 실거래 데이터를 수집 ․ 분석하였다. 특히 로지스틱 회귀분석과 DID 형식의 로지스틱 회귀분석을 병행함으로써, 제도변화 이후의 평균적 변화와 주택유형별 ․ 임대금액 수준별 차별적 변화 양상을 함께 검증하고자 하였다.
주요 분석 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제도변화 이후 서울시 전체 임대차 시장에서 월세 계약 비중이 유의하게 증가하였다. 월세 비율은 제도변화 이전 47.00%에서 제도변화 이후 55.75%로 8.76%p 상승하였으며, 이는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가입요건 강화가 전통적인 전세 중심의 임대시장 구조를 약화시키고, 월세화 경향을 촉진시키는 데 영향을 미쳤음을 보여준다.
둘째, 월세화 현상은 주택유형별로 상이하게 나타났으며, 특히 비아파트 시장에서 집중적으로 관찰되었다. 아파트의 경우 제도변화 전후 월세 비율이 1.49%p 상승하는 데 그치며 전세 우위의 시장구조가 유지된 반면, 비아파트 유형의 월세 비율은 연립 ․ 다세대 17.77%p, 오피스텔 14.62%p, 단독 ․ 다가구 13.01%p로 모두 10%p 이상 큰 폭으로 증가하며 월세화 현상이 심화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아파트가 보증 의무가입 대상에서 제외되어 제도변화의 직접적인 영향을 적게 받은 반면, 비아파트 시장은 제도변화에 보다 민감하게 반응하였음을 시사한다.
셋째, 월세화 정도는 임대금액 수준별로도 상이하게 나타났으며, 중 ․ 저가 임대주택에서 월세화가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제도변화 전후로 고가 임대주택(전세환산금액이 최우선변제금 상한의 5배를 초과하는 구간)의 월세 비율은 3.89%p 상승하며 상승폭이 제한적인 반면, 저가 임대주택(전세환산금액이 최우선변제금 상한 이하인 구간)의 월세 비율은 20.74%p, 중 ․ 저가 임대주택(전세환산금액이 최우선변제금 상한의 1~3배인 구간)의 월세 비율은 11.86%p로 크게 증가하였다. 이는 저소득층 ․ 취약계층이 주로 거주하는 중 ․ 저가 임대주택에서 전세에서 월세로의 전환이 집중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넷째, DID 형식의 로지스틱 회귀분석 결과, 제도변화 이후 월세 선택 확률은 전체 시장에서 유의하게 증가하였으나, 그 변화의 정도는 주택유형 및 전세환산금액 수준에 따라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특히, 비아파트 및 저가 임대주택일수록 제도변화 이후 월세 선택 확률의 증가 폭이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나, 제도변화 이후 시장의 조정 양상이 특정 시장 부문에 집중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결과는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가입요건 완화 또는 강화가 적절했는지 여부를 평가하기보다는, 제도 운용 과정에서 나타난 변화와 이에 대한 시장의 조정 반응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제도는 임차인 보호를 목적으로 도입되었으나, 운영 과정에서 임대인의 자금 조달을 용이하게 하는 기능을 수행해 왔고, 그 결과 보증사고 증가와 제도 악용 문제가 발생하면서 가입요건 강화로 이어졌다고 해석할 수 있다. 본 연구는 이러한 제도 강화가 위험 관리 측면에서 필요한 조치였음을 전제하면서도, 강화 이후 시장의 조정 양상이 주택유형과 임대료 수준에 따라 비대칭적으로 나타났음을 실증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본 연구의 분석 결과는 향후 제도개선 논의에 있어 다음과 같은 시사점을 제공한다.
첫째,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제도의 적용 범위와 실효성에 대한 점검이 요구된다.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제도는 임차인의 보증금 회수를 보호하기 위한 장치로 도입되었으나, 실제로는 임대인의 채무 상태나 주택의 법적 요건 등에 따라 가입이 제한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 본 연구 결과에서도 월세화가 집중적으로 나타난 비아파트 및 중 ․ 저가 임대주택 시장은 보증금 미반환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음에도 불구하고 제도적 보호가 충분히 작동하지 않는 영역으로 확인되었다. 이는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제도가 임대차 시장 내 모든 주택유형과 가격대에서 동일한 보호 효과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둘째, 최우선변제금 제도의 보호 수준이 임대차 계약 구조 형성에 중요한 기준점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분석결과, 전세환산금액이 최우선변제금 상한을 초과하는 구간에서 월세 선택 확률이 급격히 증가하는 현상이 관찰되었다. 이는 임차인이 최우선변제금 제도를 사실상의 최후 안전망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제도의 보호 범위를 기준으로 보증금 규모와 계약구조를 조정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즉, 최우선변제금 상한의 설정이 임대차 시장에서 전월세 선택 구조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음을 의미한다.
셋째, 임대차 관련 제도의 영향이 주택유형과 임대료 수준에 따라 상이하게 나타난다는 점을 제도 설계 및 조정 과정에 반영할 필요가 있다.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가입요건 강화 이후 월세화 현상은 비아파트 및 중 ․ 저가 임대주택 시장에서 집중적으로 나타난 반면, 아파트 및 고가 임대주택 시장에서는 변화의 폭이 상대적으로 제한적이었다. 이는 동일한 제도변화라 하더라도 시장 부문별로 반응과 조정 양상이 다르게 전개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따라서 향후 임대차 제도의 설계 및 조정 과정에서는 제도변화의 영향이 특정 주택유형이나 임대료 구간에 편중되지 않는지에 대한 검토가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본 연구는 광범위한 임대차 실거래 자료를 활용하여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제도변화가 임대차 시장 구조에 미친 영향을 실증적으로 분석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다만 분석 대상이 서울시로 한정되어 있어 결과의 일반화에는 한계가 있으며, 향후 수도권 및 지방을 포함한 비교 분석을 통해 제도변화의 지역 간 차별적 영향을 검증할 필요가 있다. 또한 제도변화 전후의 단기적 조정에 초점을 두고 있으므로, 중 ․ 장기적 파급효과에 대한 후속 연구가 추가적으로 이루어질 필요가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