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론
국내에서 부동산 개발사업(real estate(property) development business)은 관련법률1)에서 주로 그 물리적 변화에 주목하여 ‘토지의 형질변경 등을 통한 조성, 조성된 토지에 일정 용도의 건축물을 신축, 재축하는 행위’로 정의2)된다. ‘개발’이라는 점은 ‘인간에게 생활, 일, 쇼핑, 레저 등의 공간을 제공하기 위하여 토지를 개량하는 활동’(Wofford, 1983)으로 기존대비 토지이용의 효율을 높여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과정이며, ‘사업’이라는 점은 ‘탁월한 안목과 통찰력으로 시대가 요구하는 건축물을 공급하여 다수의 수요자가 이를 향유’하여(서진형, 2018), 결과적으로 수익창출과 연계됨을 의미한다.
지난 IMF 외환 위기를 전후하여 국내 건설투자에서 점진적으로 비중을 높여가고 있는 부동산 개발사업은 그 일련의 사업추진 과정에서 전통적인 도급사업과 차이를 보인다. 먼저 재원조달 관점에서 대주단을 비롯한 다수 재원공급 주체의 협력과 이들의 재원이 사업에 최종 투입되기 위해 신용보강수단3)이 필요하다는 점은 사전에 특정된 예산으로 추진되는 전통적인 건설공사와 다르다. 사업추진 관점에서 부동산 개발사업은 설계-인허가-시공 등 목적물 완성과정과 분양-임대 등 목적물 판매과정을 종합적으로 다룰 수 있는 전문적 주체를 요구한다. 이러한 필요성은 시행사, 신탁사 등 전문적인 시행주체가 대주단, 투자자, 시공사, 수분양자(임차인)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협업을 통해 사업을 추진하도록 한다. 이는 그간 도급사업에서 확립된 발주-시공-이용(소비)이라는 단선적 형태의 건설목적물 생산-공급과정을 뛰어넘는 것이다. 한편 완성 목적물의 이용(소비)관점에서 개발사업은 기존 토지효율을 제고하여 수익창출을 목적으로 한다는 점에서 공공목적의 관급공사나 특정 주체만을 위한 민간공사와도 구별된다.4)
요컨대 경제적 관점에서 부동산 개발사업은 타인자본과 신용보강이라는 금융수단에 의존하여 해당 프로젝트를 완성하기 위한 전문화된 조직이 다양한 이해관계자를 상대하며 수익을 창출해가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사업재원 측면에서 개발사업은 지난 IMF 외환위기 이래 프로젝트 파이낸스(project finance, 이하 PF) 기법을 요체로 유동화-증권화 등을 사업에 연계하는 일련의 ‘구조화 금융(structured finance)’5)으로 진화되어왔다. 구체적으로 부동산 개발사업의 금융의존 실태가 ‘저자본-고보증-고부채(황순주, 2024)’양상을 띠면서 경기변동 여하에 따라 건설사 부실, 금융사 부실, 주택가격 급등락, 건설투자 변동성 증대 등 우리경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현상을 반복적으로 보이고 있다(김갑진, 2025).
이에 본고에서는 지난 10여 년간 건설․부동산 경기순환주기 분석을 통하여 경기국면별 부동산 개발사업의 사고율을 살피고 이를 바탕으로 부동산 개발사업이 건설기성, 건설수주, 건설투자 등 건설․부동산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vector autoregressive model(이하 VAR) 모형과 유한시차모형을 통해 실증분석한다. 실증분석을 바탕으로 국민경제 차원에서 요구되는 부동산 개발사업에 대한 규제나 지원책 등 정책적 시사점을 제시하고자 한다.
본고의 구성은 다음과 같다. Ⅱ장에서는 부동산 개발사업과 거시경기, 건설․부동산 경기와의 상호관계를 규명하는 선행연구를 살피고, 건설․부동산 경제의 이론적 배경으로 관련지표의 개념과 관계를 살핀다. Ⅲ장에서는 경기상태별 부동산 개발사업의 사고율 특성을 바탕으로 VAR 분석을 통해 개발사업 사고율과 건설경제 지표들의 동적관계를 분석하고, 유한시차모형을 통해 경기순환주기별로 이를 세부적으로 분석한다. Ⅳ장에서는 시사점을 살피고 본연구의 의의, 요약, 한계 등을 기술한다.
Ⅱ. 선행연구 고찰 및 이론적 배경
본 연구의 주제인 부동산 개발사업과 경기변동, 특히 건설․부동산 경기와의 상호관계를 직접적으로 다룬 연구는 많지 않은 가운데, 연관된 선행연구는 부동산 개발사업 혹은 이를 대리하는 변수를 포괄하는 건설․부동산 경기 특성에 초점을 둔 연구와 이 특성과 경제 전반의 경기변동 관계를 조명하는 연구로 분류할 수 있다. 특히 건설․부동산 경기와 경기변동 관계를 조명하는 연구는 부동산 요인이 거시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 등을 다루는 연구들로 확장된다.
건설․부동산 경기의 특성을 살피는 이유는 궁극적으로 건설․부동산 경기(시장)는 전체 경제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의해 영향을 받는데(Roulac, 1996), 국민경제 내 그 비중, 기능 등을 고려할 때 건설․부동산 산업을 통한 소비, 투자, 고용 등 거시경제와의 상관성이 적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특히 경기진작을 목적으로 건설․부동산 정책의 활용이 시도되어 온 점을 고려하면 건설․부동산 경기가 전체 경기순환을 주도하는 등 그 파급효과 측면에서 나름의 의미를 갖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주택경기가 정점에서 하강국면으로 전환할 때 정부의 주택안정대책은 주택경기 위축 속도를 가속시킬 수 있으며, 반대로 저점에서 상승 전환할 때 정부의 주택부양정책은 주택경기를 과열시킬 수 있다(강민석․조주현, 2005)’는 등의 시사점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서승환(2003)은 주택경기순환을 파악하기 위해 지가상승률 자료를 활용하여 1974년부터 2002년 기간 중의 주택경기를 회귀분석했다. 분석결과 주택경기는 확장기 3~4년, 수축기 7~8년인 비대칭적 사이클을 보였다. 이는 일반적인 경기변동에서 확장기가 길고 수축기가 짧은 것과 다른 것이며 주택경기변동의 결정요인으로 경제상승률, 물가상승률, 주가변화율 및 금리변화율 등을 꼽았다.
서명교․김형주(2017)는 1976년부터 2017년까지 건설수주와 건설투자 분기별 시계열을 활용, HP필터, 밴드패스필터, 베버리지-넬슨 분해모형을 통해 건설경기 순환주기를 분석했다. 분석결과 세 방법론이 유사한 결과를 보였으며, 건설경기는 당시 7순환 진행 중이었다. 서명교․김형주(2017)는 일반적으로 인정되는 건설수주의 선행성을 확인함과 동시에 건설수주의 변동성이 건설투자에 비해 매우 크다는 점을 밝혀 건설수주를 중심으로 건설경기변동에 대응한 정책 조정이 필요함을 제시했다.
황영진(2015)은 1986년부터 2014년까지 국내 월별 주택매매가격지수와 경기종합지수 증가율을 활용하여 주택경기와 실물경기 관계를 비교하였다. 분석결과 주택경기는 약 5회 순환 중으로 실물경기와 상당 정도 비동조성을 띠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반해 Żelazowski(2017)는 유럽 국가(독일, 프랑스, 아일랜드, 영국, 폴란드)의 주택경기와 거시경기 순환주기를 비교한 결과 양자 간 상당한 동조성을 확인하였다. 분석에 따르면 독일을 제외하고 주택경기와 거시경기 간 상관계수가 0.6을 초과하였고 분석 기간이 현저히 짧았던 폴란드를 제외하면 영국과 아일랜드의 경우 양 주기 상관관계가 0.65 이상으로 높게 나타났다. 한편 양 경기순환의 동조성을 분석한 결과 폴란드 0.78, 영국 0.64, 아일랜드 0.75로 나타났으며 대부분의 경우 주택경기는 거시경기 변동주기와 일치하거나 1분기 선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개발사업을 포함하는 산업 또는 이를 대리하는 자산과 전반적인 경기변동의 관계는 상당한 주목을 끈 연구주제였다. 이를테면 ‘주택가격이 소비에 미치는 영향은 물론 역으로 소비가 주택가격에 미치는 영향도 상당하여 부동산 경기는 경기변동과 경제성장의 원인에 대해 많은 것을 알려주고 있다(Case et al., 2000).’는 점은 부동산 경기와 거시경기 변동의 관계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부동산 개발사업과 경기변동의 관계를 직접적으로 다룬 연구로 국내에서 김재환․황규완(2016)을 들 수 있다. 김재환․황규완(2016)은 부동산개발사업 중 ‘초고층 개발사업과 경기변동 관계’를 VAR 모형으로 분석한 결과 초고층 개발사업은 ‘서울의 지역경제’, ‘서비스업 생산자물가’, ‘소비자물가’ 등 거시경제 변수와 유의한 관계가 있음을 밝혔다.
조병도․백봉현(2013)는 1995년~2009년을 대상으로 1) 산업연관표를 활용한 부동산업의 산업구조 변화와 2) Miller and Blair(2009)의 산업연관모형을 수정한 부동산업 성장요인을 수요측면에서 소비, 투자, 수출, 기술계수변화의 4개 요소로 분해하여 파악하였다. 분석결과 1995~2009년 중 우리나라는 Clark의 경제발전 단계상 2차산업에서 3차산업으로 이행하는 경제의 서비스화가 이루어지고 있으나 부동산업은 비중이 줄어 전체 산업구조 변화에 역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분석기간 중 부동산업은 산출액이 65.5조 원 증가하였는데, 성장요인별로 소비(80.7%), 투자(15.0%), 수출(8.9%), 기술계수변화(–4.6%)의 순으로 나타나 소비가 부동산업 성장에 주도적 요인으로 분석되었다.
Sagalyn(1990)는 여러 경기순환을 아우르는 14.5년 동안 미국의 리츠(real estate investment trusts, 이하 REITs)와 부동산투자회사(Real Estate Company) 주식의 성과를 경기상태별로 비교하여 그 특징을 분석한 바, 1980년대 미국의 고성장(경기호황) 시기에 리츠는 전체 주식시장에 비해 변동성이 적고, 수익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부동산경기 침체가 금융위기 등 경제 전반의 침체원인으로 작용한 사례는 선제적으로 특정 요인에 의한 부동산 가격급락 등이 금융부실을 초래하면서 시스템 위험6)발생을 포함해 부동산경기와 경기변동의 상관성을 확인하는 단서를 제공한다. IMF(2008)에 따르면 지난 1980년 이후 17개 선진국에서 발생한 금융시장 불안은 100여 회 이상으로 이중 상당수는 부동산의 급격한 가치 하락과 관련된다. 연관하여 Calomiris(2008)은 미국에서 1920년대 이후 발생한 여러 차례의 금융위기 사례 중 부동산과 관련된 위기가 모두 4차례7)라고 언급하면서, 이들 위기가 ‘부동산시장 호황→과도한 신용공급→부동산시장 침체→부실채권 누적과 신용경색’이라는 공통적 과정이 있는 것으로 분석한 바 있다. 국내의 경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시차를 두고 발생한 ‘저축은행사태’는 우리가 비교적 최근에 경험한 부동산발 금융위기라 할 수 있다. 당시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2011)이 국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따르면 2005년 이후 저금리 상황에서 부동산 경기가 호황 국면에 진입하자 대형 저축은행을 중심으로 수신을 확대한 뒤 대체수익원으로 부동산 PF대출을 크게 확대한 것이 위기 발생의 원인인 것으로 지적하고 있다.8) 특히 최근까지 이어져오는 저자본-고보증의 형태로 정착된 부동산 개발사업의 PF위험은 Minsky(1986)의 금융불안정성 가설9)처럼 호황기에 위험을 과소평가하여 레버리지를 확대하고 경기하강 국면에 건설사나 금융사 부실을 통해 경제 불안정성을 증폭시키는 요인으로 작동되는 문제를 노출하고 있다.
건설․부동산 경제를 반영하는 주요 거시지표로는 건설기성, 건설수주, 건설투자, 건설․부동산GDP를 들 수 있다. 건설․부동산업은 생산수단으로서 건설목적물을 생산하기 위해 투자지출이 이루어지며 이는 건설수주, 건설기성이라는 생산활동을 거쳐 건설․부동산GDP에 반영된다. <그림 1>은 이러한 건설 ․ 부동산 경제지표간 관계를 보여준다.
<그림 1>에서 보는 바와 같이 건설수주가 건설투자를 위한 계약인 반면, 건설기성은 실제 생산과정에서 집계되는 중간 성과로서 실현된 건설투자라 할 수 있다. 건설․부동산GDP는 수주와 기성의 건설생산활동 과정에서 산출되는 부가가치이다. 네 지표와의 전반적 관계에서 건설투자가 사전적, 독립적으로 계획되어 외생성이 강한 반면, 건설수주, 건설기성, 건설․부동산GDP는 건설투자를 바탕으로 창출되며 상호 연관된다는 점에서 내생성을 띠게 된다. 그러나 건설투자를 포함한 건설경제 활동이 전반적인 경기상태를 바탕으로 상호연관되므로 변수간 선후행성, 인과성 등에 면밀한 관찰을 요구한다.
‘경기란 국민경제의 총체적 활동수준으로 경기순환은 총체적 경제활동에서 발견된 변동의 한 형태로 구체적으로 실질GDP, 소비, 투자, 고용 등 거시총량변수(macroeconomic aggregates) 들이 장기 추세선을 중심으로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는 현상을 말한다(한국은행, 2023:112-113).’ 반복된 순환 중 ‘많은 경제활동이 거의 동시에 나타나는 호황기(expansions; 확장기)와 그 뒤에 이어지는 후퇴기(recessions), 불황기(contractions; 수축기) 그리고 다음 순환의 확장국면(expansion phase)으로 이어지는 회복기(revivals)로 구성된다(Burns and Mitchell, 1946)’. 특별히 장기추세를 감안해 장기평균 위에 있는 호황기와 후퇴기를 ‘호경기’로, 불황기와 회복기를 ‘불경기’로 분류하며, 경기 상승추세의 회복기와 호황기를 ‘상승국면’으로, 하강추세의 후퇴기와 불황기를 ‘하강국면’으로 분류한다.
<그림 2>는 경기순환 과정 중 발생하는 경제활동을 거시경제 전반과 건설․부동산 분야로 대비하여 본 것이다. Roulac(1996)에 따르면 건설․부동산 경기순환이 공간의 수급에 의해 결정되지만, 실제로는 당시의 ‘경제구조(economic structure), 자본흐름(capital flows), 투자성과(investment performance)’10)가 매우 크게 작용한다. Roulac (1996)은 건설․부동산 경기의 미래를 예측할 때 고려해야 할 세 가지 이산적인 요소로 1) 단기(1년~5년)에 지속될 당시 순환주기상태, 2) 중기적(13년~17년) 경제흐름, 3) 기술변동 등 근원적 경제펀더멘털의 변화를 제시하였다. 이러한 요인에 의해 <그림 2>에서 보다시피 건설․부동산 경기는 거시경기가 전반적으로 상승하는 시기에도 상대적으로 낮은 성과를 보일 수 있다. 이는 건설․부동산 산업이 경제 펀더멘털의 중장기적 영향에 의존도가 크기 때문이다.
Ⅲ. 실증분석
이번 장에서는 지난 10년(2015년~2024년)간 경기국면별 부동산 개발사업을 포함한 건설사업 유형별 사고율을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부동산 개발사업의 사고율과 건설경제 지표간 영향을 살펴본다.
먼저 실증분석의 기초작업으로서, 분석에 적용할 건설․부동산 경기순환의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2000년 이후 건설․부동산 경제지표들의 경기 순환주기를 HP필터11)를 통해 분석하였다. HP필터를 활용해 시계열 데이터가 갖는 규칙적 경향성과 불규칙적 변동성을 모두 제거(detrending)한 건설․부동산 지표들의 경기순환주기는 <그림 3> 및 <그림 4>와 같다.
<그림 3> 및 <그림 4>에서 보는 바와 같이 건설․부동산GDP와 건설투자, 건설기성이 대체로 동행성을 띠는 반면, 건설수주는 선행지표의 특성상 이들 지표에 비해 약 5~6분기 내외의 선행 움직임을 확인할 수 있다. 또 건설수주의 변동성(상하진폭)이 건설투자나 건설기성에 비해 약 세 배 가까이 큰 것을 알 수 있다. 경기 국면별 지속성은 각 순환주기별로 차이는 있지만 경기 수축기가 확장기에 비해 다소 긴 것으로 나타나 서승환(2003)과 유사한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지표별 순환주기는 최소 19분기에서 최대 37분기를 보이고 있으며 특히 건설수주와 건설기성의 경우 평균적으로 약 6년 내외(26분기, 24분기)의 순환주기를 보여주고 있다.
경기상태에 따라 건설프로젝트 사업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은 사업추진 기간 중 경제성장, 인플레이션, 금리, 통화량 등 경기요인의 변화에 따라 사업실패 가능성이 변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Altman and Saunders, 1997). 물론 사업 실패가 전적으로 경기요인에 의해 발생한다고 단정하기 어려우나 채무자(건설사, 수급인)의 영업력과 자본력 등 채무자 속성이 거시경제 환경이나 특정 산업의 경기변동에 영향받을 수 있음을 감안(박덕환․정세창, 2017)할 필요가 있다. 건설프로젝트의 경우 사업실패에 대비해 착공 전 이행보증 계약으로 건설사(시공사)의 채무불이행이 발생할 경우 보증인은 건설사를 대신해 보증금을 지급하게 된다. 보증인의 보증금 지급이 사업실패를 대리할 수 있는 점에 착안하여 보증사고를 통해 부동산 개발사업을 포함한 건설프로젝트 사업의 경기국면별 사고율 특성을 분석하기로 한다. 분석 데이터는 2025년 기준으로 국내 종합건설회사 13,254개사를 조합원으로 보유한 건설공제조합에서 지난 10년간 발급한 계약보증 총 514,786건을 대상으로 하였다.12) 이 51만여 건설프로젝트 계약정보를 발주자성격, 재원특성, 목적사업 등을 종합하여 세 가지 사업유형(1. 공공사업, 2. 일반민간사업, 3. 부동산개발사업)으로 분류13)한 후 각 유형별 사고율을 분석하였다. 먼저 경기국면별 사고율 특성을 분석하기 앞서 지난 10년간 총괄정보는 <표 1> 및 <그림 5>와 같다.
<표 1>은 지난 10년간 계약보증이 발급된 51만여 건설프로젝트에 대하여 사업유형별 보증건수, 계약금액, 보증금액, 사고건수, 사고금액(대지급액)을 집계한 것이다. 세 가지 사업유형 중 공공사업이 건수, 보증금액 기준으로 각각 88.9%, 64.9%로 압도적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반면 부동산 개발사업은 그 비중이 0.55%, 14.1%에 불과하였다. 미미한 건수 비중에 비해 보증금액 비중은 전체 14.1%를 차지한다. 이는 개발사업의 단위사업 당 규모가 여타사업유형에 비해 크다는 점을 시사한다. 사업유형별 사고율을 보면 부동산 개발사업이 공공사업이나 일반 민간사업에 비해 약 5~7배 내외로 높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그림 5>는 <표 1>에서 확인한 평균사고율(금액기준)을 분석기간 시계열로 나타낸 것이다. 공공사업의 사고율이 ’21년 1분기 이례적으로 4%를 넘어선 것을 제외하고 ’23년 1분기 이후 상승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민간사업의 경우 특별한 추세를 찾기 어려운 가운데 1% 내외의 등락을 지속하고 있다. 반면 개발사업의 경우 지난 ’23년 1분기 사고율이 20%를 상회하며 큰 폭으로 치솟아 현재까지 그 흐름이 지속되고 있는 양상이다.
<그림 6>은 분석대상 기간을 경기국면별로 분류하여 사업유형별 사고율을 정리한 것이다. 경기국면 분류는 Ⅲ장에서 분석한 2000년 이후 건설경제지표 순환주기 분석 중 경기동행지표인 건설기성을 중심으로, 순환주기상 비약이나 역전을 배제하여 부여하였다.14) <그림 6>에서 보는 바와 같이 부동산 개발사업은 <표 1>의 총괄집계와 마찬가지로 공공사업, 민간사업에 비해 전반적으로 높은 사고율을 확인할 수 있다. 특기 경기국면별로 후퇴기와 불황기의 사고율이 회복기와 호황기에 비해 높게 나와 일반적인 경제이론과 유사한 결과를 보였다. 다만 경기상태를 상승-하강국면, 호경기-불경기로 분류할 경우 호경기의 사고율이 불경기에 비해 높게 나온 점은 일반적인 예상과는 다른 결과로 볼 수 있다. 이는 경기 정점 이후의 후퇴기에 치솟은 개발사업 사고율이 미친 영향으로 추정해 볼 수 있다.
<그림 7>은 경기국면별로 집계된 건설프로젝트 사업유형별 계약액(수주액) 비중을 보여준다. 경기국면별 건설사업의 투자액 추이를 추정해 볼 수 있는데 대체로 상승국면과 호경기 상태에서 건설프로젝트 투자가 많은 점은 확인된다. 반면 부동산개발사업의 경우 회복기에 시장의 투자가 대폭 증가하여 상승국면에서 투자가 증가하지만 이후 호황기와 후퇴기를 거치며 사고율이 증가하면서 투자가 감소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두 번째 분석으로 10년간의 부동산 개발사업의 사고율을 활용하여 건설수주, 건설기성, 건설투자 등 건설경제 활동과의 동적 관계를 VAR 모형으로 분석한다. 분석개요와 변수별 기초통계량은 <표 2> 및 <표 3>과 같다.
구분 | 주요내용 |
---|---|
분석개요 | 개발사업 사고율과 건설경제 활동의 동적 관계 |
분석방법 | 【분석 ➀】: VAR(Vector Autoregressive) |
분석기간 | 2015~2024년(Quarterly; N=40) |
후보변수 |
변수명 | 관측수 | 평균 | 표준편차 | 최솟값 | 최댓값 |
---|---|---|---|---|---|
GR_crgdp | 40 | 0.011 | 0.013 | −0.020 | 0.034 |
GR_건설투자 | 40 | 0.010 | 0.023 | −0.039 | 0.046 |
GR_기성 | 40 | 0.012 | 0.032 | −0.069 | 0.064 |
GR_수주 | 40 | 0.019 | 0.175 | −0.515 | 0.405 |
ER_개발사업 | 40 | 0.042 | 0.090 | 0.000 | 0.346 |
위의 5개 후보변수를 활용하여 VAR 모형을 설정하기 위해 사전적으로 변수의 안정성(stationary), 적정시차(lag)에 대해 점검하였다. 먼저 변수의 안정성은 5개 변수에 대하여 augmented Dickey-Fuller(ADF) 검정 및 필립페론(Phillips-Perron, 이하 PP)검증을 통하여 단위근 검증을 실시한 바, <표 4>와 같이 건설기성과 건설투자, 건설․부동산GDP에 단위근이 없다는 귀무가설을 기각할 수 없어 1계 차분 변수를 활용하였다. VAR 모형의 적정 시차와 관련하여 <표 5>와 같이 5개 변수의 로그우도(Log Likelihood, 이하 LL), final prediction error(이하 FPE), Akaike information criterion(이하 AIC), hannan-quinn information criterion(이하 HQIC), Schwarz bayesian information criterion(이하 SBIC) 통계량 점검결과 적정시차로 4를 결정하였다.
<표 6>은 분석에 활용할 건설경제지표들과 개발사업사고율의 그랜저인과관계 분석결과이다. <표 6>에서 보는 바와 같이 건설수주가 건설기성에, 건설기성이 건설투자에 그랜저 인과하고 있는 가운데, 기성과 투자의 상호관계를 확인할 수 있다. 또 개발사업 사고율은 건설수주와 건설기성에 그랜저 인과하지만 건설투자에는 직접적 인과성을 찾기 어렵고 건설수주와 개발사업 사고율은 상호 그랜저 인과하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요컨대 <표 7>의 결과는 건설수주-건설기성-건설투자로 이어지는 일반적인 건설경제 생산활동 흐름 및 이론과 일치한다. 나아가 개발사업 사고율이 건설경제 활동에 미치는 파급력을 암시한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본고의 VAR 모형 분석모델은 그랜저 인과관계 검증결과를 반영하여 <식 1>과 같이 설정하였다.
X1 = GR_건설수주
X2 = GR_건설기성
X3 = ER_개발사업
X4 = GR_건설투자
<표 7>은 GR_건설수주(건설수주증가율), GR_건설기성(건설기성증가율), GR_건설투자(건설투자증가율), ER_개발사업(개발사업사고율)을 내생변수로 한 VAR 모형 분석결과이다. 먼저 건설수주에 대하여 건설기성의 3~4기 변화가 유의한 양의 관계를 보여 과거 건설기성 증가는 건설수주 증가를 유도하는 선순환 관계를 보였다.
반면 개발사업사고율은 1기~2기 전의 움직임이 건설수주증가율을 감소시키고 3~4기 전 사고율이 건설수주증가율을 증가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하였다. 이는 개발사업사고율 증가에 의해 가까운 시일 내 건설수주증가율은 감소하되, 추후 개발사업사고율의 충격이 해소되면서 건설수주가 반등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건설기성증가율에 대해서는 4분기 이전 건설수주증가율이 건설기성 증가로 이어진다는 유의한 관계를 볼 수 있는데 건설수주의 선행성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개발사업사고율은 건설기성증가율에 감소–증가-감소의 반복 패턴을 보이는 가운데 직전(감소), 2~3기전(증가), 4기전(감소) 유의한 관계를 보였다. 개발사업사고율에 따른 기성변동이 동시적으로 감소 후 이후 시차를 두고 증감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편 1~2분기 전 건설투자증가율이 건설기성에 대해 유의한 증가로 이어지는 점은 건설투자와 건설기성의 상호의존관계를 추정할 수 있는 대목이다. 개발사업사고율에 대해서는 4기전 건설수주와 직전 건설기성 증가가 유의한 증가요인으로 나타났다. 이는 경제적으로 건설물량 증감 자체가 개발사업 사고에 미치는 유의한 관계라기보다 건설수주 이후 건설기성으로 이어지는 시차를 반영한 직전 기성물량 증가시 사고 가능성도 증가하는 것으로 유추할 수 있다. 주목할 것은 1~2기전 개발사업사고율은 당기 개발사업사고를 유의하게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난 점이다. 개발사업 사고율의 추세적 지속성을 확인할 수 있다.
건설투자에 대해서는 건설수주와 건설기성은 유의한 양의관계(1기, 4기)를 보이고 있다. 이는 건설수주-기성-투자로 이어지는 건설경제 활동에 부합한다. 다만 개발사업사고율은 건설투자와 직접적인 연관성은 확인할 수 없다.
<그림 8>은 이상의 네 변수 간 충격반응함수를 나타낸 것이다. 개발사업사고율을 충격을 중심으로 살펴보면 건설기성에 대해 단기감소-중기증가 후 장기적 감소추세를 보이는데 반해, 건설수주에 대해서는 동시감소-단기증가-중기감소 등 중장기적으로 증감을 반복하는 경향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개발사업사고율이 이미 시행되고 있는 건설프로젝트의 기성과 향후 수주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시사하는데, 사고율이 높아지면서 시행 중인 건설기성에 빠르게 작용하는 반면 사고율 증가로 동시적으로 수주가 감소하나 경색된 건설경기를 완화시키기 위한 대응으로 건설수주가 단기증가하는 양상으로 이해할 수 있다. 한편 개발사업 사고율이 건설투자에 미치는 영향은 3기까지 완만한 하향세를 보이다 이후 안정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결국 건설기성과 건설수주에 가해진 단기 직접적이고 빠른 감소와 이에 대한 대응으로 단기 이후 증가되는 건설수주가 종합되어 궁극적으로 건설투자에 미치는 영향이 상쇄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VAR 모형 분석을 통해 개발사업사고율과 건설경제지표 간 상호 영향관계를 살펴본 바, 개발사업사고율이 건설기성과 건설수주에 미치는 동시감소 이후 단기에 방향성이 다르게 작용하였고, 영향력 규모는 건설수주에 더 큰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VAR 모형이 이같은 결과는 변수 순서(Order)에 따라 상이한 결과를 나타낼 수 있다. 이 같은 단점을 해결하기 위해 Blanchard and Quah(1989)는 오차항에 장기 및 단기제약 조건을 부여함으로서 구조계수행렬을 식별하는 방법을 제안하였다. <그림 9>는 개발사업사고율이 건설경제지표에 미치는 영향을 VAR 모형과 SVAR 모형(구조형 VAR)에서 산출한 충격반응함수로 비교한 것이다.

개발사업사고는 상대적으로 건설수주에 큰 변동성을 일으키며 SVAR 장단기 제약 모델에서 공히 동시 감소와 단기 증가 이후 6기까지 증감 변동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개발사업사고가 기존 생산활동 중 발생하면 이로 인해 건설경기 침체 우려가 확산되면서 예정된 투자를 조기 집행하는 등 단기적으로 수주 증가로 이어질 수 있는 현상과 사고효과가 중단기적으로 시장 내에서 지속되는 과정에서 건설계약이 그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현상을 나타낸다고 할 수 있다.
VAR 분석을 통해 확인된 부동산 개발사업사고율과 건설경제지표와 상호관계 및 동적관계를 바탕으로 이들 지표 간 관계를 경기국면별 파악하기 위해 월간 자료를 활용해 지난 10년간 개발사업사고율이 건설생산활동(건설수주, 건설기성)에 어떻게 작용하였는지 유한시차분석(finite lag model)을 통해 분석한다. 유한시차모형은 종속변수와 독립변수 간 내생성 문제를 독립변수의 시차변수를 활용하여 통제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표 8>에서 보는 바와 같이 분석모형은 설명변수인 개발사업사고율의 당기, 3개월전, 6개월전 시차변수와 이들의 통제변수로 거시경제 전반을 설명하는 기업경기지수와 건설산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건설공사비지수를 선발하였다. 본 분석을 통해 건설수주(Y1)와 건설기성(Y2)에 대해 개발사업사고율(Xt)이 Ⅲ장 2절에서 확인한 회복기, 호황기, 후퇴기, 불황기 등 경기상태와 상승국면(회복기+호황기), 하강국면(후퇴기+불황기), 호경기(호황기+후퇴기), 불경기(회복기+불황기)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비교할 수 있다. 모형에 포함된 변수의 기초통계량과 단위근 검정 결과는 <표 9>와 같다. 단위근 검증 결과 기업경기지수와 건설공사비지수는 모두 단위근을 갖는 것으로 확인되어 차분변수를 활용하였다.
구분 | 주요내용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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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개요 | 【분석 ➁】: 개발사업사고율이 건설기성, 건설수주에 미치는 단기영향분석 | |||
분석방법 | 【분석 ②】: 유한시차 회귀분석 ----- 식(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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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기간 | 2015~2024년(Monthly, N=120) | |||
사용 변수 | Y | 건설수주증가율(Y1), 건설기성증가율(Y2) | ||
X | 설명 변수 | 개발사업사고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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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제 변수 | <후보변수> |
<선발변수> |
<표 10> 및 <표 11>는 개발사업사고율이 건설수주증가율에 미치는 영향을 경기순환주기별로 분석한 결과이다.
먼저 <표 10>에서 보듯이 개발사업사고율 1% 증가는 경기순환주기 상 회복기와 후퇴기에 건설수주증가율을 각각 4.3%와 0.3% 감소시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경기가 회복기일 때 개발사업사고율은 당기, 3개월 전, 6개월 전 모두 건설수주증가율을 전체 경기순환 주기중 가장 큰 폭으로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경기 회복기에 그간의 침체를 벗어나 건설투자나 수주규모가 증가할 때, 불황기를 지나오며 증가된 개발사업사고율이 건설수주 증가에 상당한 장애요소로 작용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표 11>은 개발사업사고율이 건설수주증가율에 미치는 영향을 경기국면별로 분석한 결과이다. 통계적 유의성은 후퇴기와 불황기를 포괄하는 경기하강국면에서 확인되는데, 당기 개발사업사고율은 건설수주증가율의 감소요인이며, 3기전 개발사업사고율은 증가요인으로 각각 작용했다. 이는 VAR분석을 통해 확인한 바와 같이 개발사업사고율이 건설수주에 대해 단기 감소와 중기 증감을 반복하는 패턴과 유사한 상황임을 알 수 있다.
<표 12> 및 <표 13>은 개발사업사고율이 건설기성증가율에 미치는 영향을 경기상태별로 분석한 결과이다. 먼저 <표 12>에서 보듯이 개발사업사고율은 경기순환주기 상 회복기(0.8%), 후퇴기(0.06%)에 유의하게 건설기성증가율에 감소시키고 있다. 그러나 호황기에는 당기와 3기전 사고율이 기성증가에 각각 증감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이는 실증분석 1에서 확인한 바와 같이 호황기에 개발사업 투자가 증가하고 상대적으로 사고율은 낮아지는 경기적 요인을 반영한 것으로 VAR분석에서 확인한 결과와 유사한 맥락을 보이고 있다. <표 13>은 개발사업사고율이 건설기성증가율에 미치는 영향을 경기국면별로 분석한 결과이다. 개발사업사고율은 경기 상승국면과 하강국면에 건설기성증가율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상승국면에서는 <표 12>의 호황기와 유사한 결과로 당기 증가, 3기전 감소요인으로 작용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경기 하강국면에서는 당기 감소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볼 수 있는데 후퇴기 사고율 증가와 이로 인한 기성감소를 유추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Ⅳ. 시사점 및 결론
부동산개발사업의 사고율이 경기 회복기, 후퇴기, 그리고 불경기를 포함하는 하강국면에 건설생산활동을 위축시킨다는 점은 크게 거시적으로 건설투자 및 건설․부동산GDP 등 경기지표의 변동성을 평활화하는 경기대응 관점과 미시적으로 부동산개발사업에 필요한 신용보강 주체의 부실 대응관점에서 대안의 필요성을 시사한다.
먼저 거시적으로 부동산개발사업의 사고율이 경기국면에 따라 건설수주, 건설기성을 축소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건설투자 및 건설․부동산GDP 감소에 대해서는 경기 회복기에 그간의 침체를 털어낼 과감한 투자가 경기 정점을 지나 하강국면에 다시금 사고율을 높일 수 있음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경기나 금리요인에 의해 착공․인허가 물량이 급변하는 양상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공공투자나 SOC분야에 일관성 있는 물량 확보와 주택사업의 물량을 조절하기 위한 정책대응이 필요하다. 이를테면 경기 하강국면에 개발사업 투자가 감소하거나 상승국면에 투자가 증가하는 속성을 감안해 하강국면에 주택사업 인센티브와 상승국면, 특히 회복기에 주택사업이 과도하게 집중되지 않도록 세제, 대출 등의 정책을 경기순환 주기에 따라 차별적으로 시행하는 안을 고려할 수 있다.
두 번째로 미시적 관점에서 개발사업 채무불이행이 개발사업에 내재된 건설사 중심의 신용보강을 통해 건설사 부실과 금융 부실을 초래할 수 있는 점에 대비해 종전 사업재원 확보에 필요한 위험부담 구조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 본 고의 실증분석에 활용된 개발사업사고율은 사업주체와 시공사의 도급계약 이행을 보증하는 이행보증 사고를 바탕으로 한 것이다. 이행보증 사고가 대개 시공사 부실로 발생하는 점을 감안하면, 개발사업에서 시공사 부실은 대주에 대한 책임준공과 채무인수의 부실로 연결되어 금융 부실 위험을 높이게 된다.
건설사가 목적물을 완성해 나가는 공정율을 감안해 대주단 채무를 건설사의 역무이행(시공사 부실시 보증인이 대체시공)부분과 잔여부분 분할할 필요가 있다. 즉, 종전 자금조달시(70) 지급보증(책임준공)으로 이를 모두 보호했다면 이를 시공비 소요부분과 기타사업비부분으로 나누어 시공비 소요부분은 역무이행으로, 기타사업비부분은 지급보증 또는 책임준공(채무인수)로 분할하여 신용보강의 위험을 분할토록 하는 것이다. 이때 역무이행부분은 건설사 부실, 즉 사고발생시 역무이행 대체회사가 목적물 준공까지 실제이행을 완료하거나, 역무이행을 보증한 보증사가 역무이행에 필요한 만큼(당초계약액-타절기성액)의 보증금을 대급하는 것으로 설계하면 무리가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국내 개발사업 현실을 감안할 때 위와 같은 구조개선은 대주단을 비롯한 사업관계자의 공감과 역무이행보증의 설계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도입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 그러나 개발사업이 경기침체기에 높은 사고율을 보임으로써 건설사 부실과 금융권 부실로 전이되거나 건설생산을 위축시키는 등 국민경제적 폐해를 감안하면 개발사업에 내재된 신용보강구조 등 조달재원 보호수단에 대한 전향적인 대안으로서 충분히 고려해볼 수 있을 것이다.
본 고는 국내 건설생산에서 70% 이상의 비중을 점하고 있는 민간건설 중 PF를 활용한 개발사업이 건설자본 생산의 중요한 수단이라는 데 착안하여 경기상태에 따른 개발사업의 사고 여부가 건설․부동산 생산활동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근거로 궁극적으로 경기민감성을 완화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그간 개발사업이 국내 건설․부동산 경기와 어떤 영향관계를 갖는지를 살피고자 지난 10년간 약 51만여 건의 건설공사 계약정보를 바탕으로 경기상태별 보증금 대급사고율을 분석하였다. 그 결과 부동산 개발사업은 공공사업, 일반민간사업에 비해 약 6배 이상의 높은 사고율을 보였는데 특히 경기 후퇴기, 하강국면, 호경기에 높아지고 있음을 확인했다. 이는 회복기에 늘어난 개발사업 투자가 호황기를 지나 후퇴기에 사고로 이어지는 경로로 추정할 수 있었다. 실제 이같은 경로는 VAR 모형 분석결과 개발사업사고율이 건설수주, 건설기성을 단기 유의하게 감소시키고, 중기에 이들 지표를 증감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또 충격반응함수를 통해서 사고율 충격은 건설기성과 건설수주에 대해 동시감소-중기증감의 패턴 양상을 보이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나아가 월간데이터를 활용한 유한시차 회귀분석을 통해서 개발사업사고율은 경기 회복기와 후퇴기, 하강국면에서 건설수주와 건설기성을 유의하게 감소시키고 특히 건설투자가 집중적으로 늘어나는 회복기에 개발사업사고율 1% 증가는 양 지표를 각각 4.2%와 0.8% 감소시키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요컨대 부동산 개발사업사고율은 경기회복기와 후퇴기에 급락하는 분명한 경기순응성을 보였으며 이 사고율은 건설기성, 건설수주 등 건설생산과 건설투자에 시차를 두고 유의한 영향력을 보여 국민경제와 건설․부동산산업에서 이에 대한 조절의 필요성을 제시하기에 충분했다. 본고는 이와같은 현상을 우리나라 종합건설사의 지난 10년간 건설프로젝트 계약정보를 통해 실증적으로 밝혀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할 것이다. 다만, 부동산 개발사업과 관련한 지급보증, 책임준공 등 경제현상에 보다 실제적 파급력을 갖을 수 있는 데이터 구득의 어려움으로 인해 보다 내밀한 분석을 진행하지 못한 점은 그 한계라 할 수 있다. 향후 본고를 바탕으로 개발사업의 경제내 영향관계에 대한 입체적 연구가 이어지길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