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론
한국 사회는 2025년,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20.3%에 달하며 초고령사회로 진입하였으나(통계청, 2023), 노인 빈곤율은 2022년 기준 39.7%로 OECD 최고 수준을 기록하는 등 심각한 경제적 불균형에 직면해 있다(OECD, 2025). 이러한 빈곤 문제는 고령 가구 자산의 81.5%가 부동산에 편중된 기형적 자산 구조에서 기인한다(통계청 외, 2024). 즉, 평생 일궈온 핵심 자산이 있음에도 이를 유동화하지 못해 생활고를 겪는, 자산은 있지만 소득은 없는 전형적인 특징을 보인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정부는 지난 2007년, 고령층이 보유한 주택을 담보로 평생 거주를 보장받으며 매월 고정적인 생활자금을 지급받는 주택연금(reverse mortgage) 제도를 도입하였다. 주택연금은 공적연금의 소득대체율이 충분치 않은 상황에서 실물자산을 실질적인 소득으로 전환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은퇴 후 소득 공백에 직면한 고령 가구의 소비 여력을 확충하고 노년기 삶의 질을 제고하는 핵심적인 사회안전망으로서 주택연금이 기여 할 수 있는 것이다.
주택연금은 도입 이후 18년간 꾸준히 성장하여 2025년 9월 기준 누적 가입자 수 약 14.6만 명, 누적 연금 지급액 16.7조 원을 넘어섰다. 하지만 제도의 성공적인 안착에도 불구하고, 주택연금의 중도 해지율이 증가하는 현상은 제도의 안정성을 위협하는 잠재적 위험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특히 본 연구는 이러한 이탈을 자발적 해지(voluntary termination)라는 관점에서 조명하고자 한다. 역모기지의 해지는 가입자의 사망 등으로 인한 비자발적 해지와, 주택가격 상승에 따른 자산 가치 실현 등을 목적으로 하는 자발적 해지로 구분된다(Davidoff and Welke, 2017; HUD, 2024). 단순한 중도해지가 아닌 자발적 해지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이것이 가입자의 합리적이고 능동적인 경제적 선택의 결과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본 연구는 사망 요인과 지역 주택 가격 변화를 통제하여 가입자가 경제적 유인에 반응하여 선택하는 자발적 해지의 결정 요인을 실증적으로 규명함으로써 제도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시사점을 도출하고자 한다.
본 연구의 Ⅱ장에서는 이론적·실증적 선행연구를 검토하고, Ⅲ장에서는 본 연구의 모형을, Ⅳ장과 Ⅴ장에서는 분석 결과와 결론을 제시한다.
Ⅱ. 이론적 배경 및 선행연구 검토
주택연금 계약의 본질은 가입 시점(t0)에 평가된 주택의 자산 가치를 미래의 고정된 연금 현금 흐름으로 전환하는 데 있다. 이때 산정되는 월지급금은 가입자의 기대여명, 장기 주택 가격 상승률, 이자율 등 계약 시점의 모든 기댓값을 반영하여 설계된 확정된 미래이며, 이후 부동산 시장이 어떻게 변하든 이 계약 조건 자체는 불변한다. 즉, 주택연금은 미래의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주택이라는 비유동성 자산을 안정적인 소득원으로 동결시키는 제도적 장치인 것이다.
그러나 계약의 대상이 되는 담보주택의 시장 가치는 계약 시점(t0)에 멈춰있지 않고, 시간의 흐름(t0+n)에 따라 거시경제 상황과 지역적 요인에 반응하며 계속해서 변동하는 살아있는 자산이다. 바로 이 지점에서 계약의 고정성과 자산 가치의 변동성 간의 근본적인 괴리가 발생하며, 가입자는 매 시점마다 합리적 경제 주체로서 기회비용을 암묵적으로 계산하게 된다.
한편, 주택연금은 부동산인 주택을 담보로 하므로 지역별로 상이한 주택 가격의 흐름을 고려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주택연금 연구에서 주택시장의 지역적 특성에 대한 고려는 가입 수요 단계에서부터 그 필요성이 제기되어 왔다. 윤성진 외(2015)는 주택연금 가입이 수도권에 극도로 편중된 현상을 지적하며, 패널 분석을 통해 이러한 가입 수요가 인구, 도시화 비율, 주택가격 등 16개 광역지자체 단위의 지역적 특성에 의해 크게 좌우됨을 실증적으로 밝히기도 하였다.
일반적 주택담보대출(forward mortgage) 시장에서 조기 상환 행태를 결정하는 핵심 변수가 금리 변동이라는 점은 오랜 기간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차입자는 금리 하락기에 더 낮은 이자율로 대환(refinancing)함으로써 금융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
그러나 대출 잔액이 누적적으로 증가하는 주택연금 시장에서는 이러한 논리가 그대로 적용되지 않고, 상환 동기의 우선순위가 근본적으로 다르게 나타난다. 주택연금에 있어 금리가 하락하는 국면이 이론적으로는 해지 후 재가입 유인을 제공할 수 있으나, 이는 실질적인 재융자의 어려움(동일인의 동일 주택 3년 내 재가입 불가)과 이미 누적된 높은 수준의 보증 잔액이라는 상환 장벽에 부딪혀 현실적인 선택지로 이어지기 어렵다. 이와 관련하여, 김병국(2020)은 누적된 대출 잔액, 즉 당월 LTV가 높을수록 가입자가 전략적으로 계약을 유지하며 해지를 포기하는 강력한 잠금 효과(lock-in effect)가 발생함을 실증 분석하였다. 주택연금 가입자에게 금리 변동에 기반한 재융자 옵션의 가치는 거의 존재하지 않거나, 존재하더라도 비대칭적으로 계약 유지 쪽에 무게가 실린다.
이와 대조적으로, 주택 가격 변동은 주택연금의 해지 결정을 촉발하는 가장 강력하고 직접적인 동인으로 작동한다. 주택연금에서 가입자는 주택의 실질적 소유권을 유지하므로, 주택 가치 상승으로 발생하는 잔여지분(residual equity)의 최종 귀속 주체가 된다. 즉, 주택 가격이 대출 잔액의 증가 속도를 압도하며 급등할 경우, 가입자가 보유한 잔여 지분의 가치가 증가하며 연금을 통한 안정적 현금 흐름의 기회비용을 넘어선다.
이 순간, 가입자는 연금 계약을 해지하고 주택을 매각함으로써 자본 이득을 실현하려는 강력한 유인을 가지게 된다. 이는 금리 변동에 기반한 금융비용 최소화 동기와는 질적으로 다른, 자산가치 극대화를 위한 능동적 상환 유인이다. 결론적으로, 주택연금의 조기 상환 행태는 금리 차익거래가 아닌 자산가치 실현 옵션의 행사라는 관점에서 해석되어야 하며, 주택가격 급등기에 해지를 선택하는 것은 기대연금액과 상속액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최적 대응 전략 실행일 수 있다(양재환·여윤경, 2021).
실제로 김병국·임병권(2021)의 연구는 최적 대응 전략이 실제 행동으로 나타난다는 것을 실증적으로 뒷받침한다. 이 연구는 조기 종결 후 재가입을 결정하는 가장 핵심적인 요인이 주택가격 변동률임을 로짓 분석을 통해 밝혔다. 즉, 가격 상승은 기존 계약을 해지하는 동기일 뿐만 아니라, 향후 더 높은 월지급금을 받기 위해 재가입을 선택하는 동기이기도 한 것이다. 이는 가입자가 자산가치 극대화를 위해 능동적으로 행동함을 시사한다.
또한, 고제헌(2022)은 등기부등본 자료를 활용한 분석에서 중도해지자의 약 46%가 실제로 주택을 매각했음을 밝혔으며, 특히 매각차익률이 가장 높은 그룹(72.5% 이상)일수록 평균 가입 기간이 6.4년으로 가장 긴 것을 실증 분석하였다. 이는 장기 가격 변화로 인한 자본 이득 실현을 위해 장기 보유 후 전략적으로 이탈하는 행동을 보여준다.
주택연금 해지의 동인을 분석한 실증 연구들은 크게 주택 가격 등 거시 경제적 요인, 개별 지역 주택 시장의 특성을 반영한 지역적 요인, 그리고 해지 유형의 식별이라는 세 가지 주제로 분류될 수 있다.
해지의 경제적 요인, 즉 주택 가격과 주택 가격 변동이 해지의 핵심 동인이라는 점은 다수의 연구에서 뒷받침된다. 임병권·장한익(2024)은 BVAR (bayesian vector autoregression model) 모형 분석을 통해, 주택연금 해지가 과거의 추세보다 현재의 주택가격 변동에 주로 영향을 받는다고 분석하며 단기적 충격의 중요성을 시사했다. 이는 해외 연구에서도 일관되게 나타나는 현상으로, Davidoff and Welke(2017)는 미국의 역모기지(home equity conversion mortgage) 데이터를 분석하여 사망과 자발적 해지를 경쟁적 위험으로 구분하였으며, 그 결과 주택 가격 상승이 자발적 해지 위험을 유의하게 높이는 핵심 요인임을 밝혔다.
이러한 해지 동기가 실제 행동으로 이어진다는 증거도 제시되었다. 류기윤 외(2024)는 중도해지 후 재가입하지 않은 가입자의 약 47%가 주택을 매매하며, 특히 해지 시점의 주택 시세가 높을수록 매매를 선택할 확률이 유의하게 증가함을 밝혔다.
이와 더불어, 가입자의 연령층에 따라 경제적 요인에 대한 민감도가 이질적으로 나타난다는 연구도 존재한다. 최경진·전희주(2021)는 65세 미만의 저연령층이 80세 이상 고연령층에 비해 해지 승산비가 약 1.97배 높게 나타남을 제시하며, 기대여명이 길고 대출잔액이 적은 저연령층이 자산 가치 변동에 따른 경제적 득실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실증적 근거를 제공하였다.
한편, 경제적 요인을 정교하게 분석하기 위해서는 전국 평균이 아닌 개별 주택이 위치한 지역 시장의 가격 변동성을 고려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수도권·비수도권과 같은 거시적인 지역 구분은 그 내부의 미시적인 시장 동학을 포착하지 못하는 범주의 오류에 빠질 위험이 있다. 가령 비수도권이라는 단일 범주 안에는 가격이 급등하는 지역과 침체된 지역이 혼재되어 있어, 이러한 구분이 현실의 다양한 변동성을 충분히 설명한다고 보기 어렵다.
주택연금 연구에서 지역 주택시장 고려의 중요성은 공급자(보증기관)의 재정 건전성 측면에서 제기되었다. 임유선 외(2018)는 전국 단일의 주택가격상승률을 계리모형에 적용하는 것이 지역별 상승률과 괴리되어 보증기관에 재정 손실 위험을 야기할 수 있음을 시사하였다.
이러한 문제의식은 지역 주택시장과 가입자의 해지 행동 사이의 분석으로 이어진다. 김병국·임병권(2021), 류기윤 외(2020)는 가입자의 해지 요인 또는 재가입 요인을 분석하며 담보주택 소재지를 수도권과 비수도권을 구분하였으며, 전희주(2022)는 서울, 경기, 수도권 및 기타 지역에 따라 해지 요인이 상이할 수 있음을 실증적으로 제시하기도 하였다.
한편, 주택연금 해지 연구의 가장 근본적인 난제는 자발적 해지와 사망 해지가 혼재되어 있다는 점이다. 두 해지 유형은 동인이 완전히 다르며, 경제적 동기에 의한 자발적 해지와 사망 해지가 구분되지 못한다면, 경제 변수의 순수한 효과를 식별하는 데 한계가 있다(김경선·신승우, 2014). 더욱이, 실제로 해지 원인 데이터를 구득하여 반영한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오류가 존재할 수 있다. 고제헌(2022)은 등기부등본 추적을 통해 중도해지로 분류된 데이터 내부에 상속 및 유증 그룹(2.5%) 등이 실제로 존재함을 밝혀내, 사망 데이터가 자발적 해지 분석에 혼입될 위험을 실증적으로 보여주었다.
이러한 데이터의 혼재가 치명적인 이유는, 핵심 변수인 주택 가격이 두 해지 유형에 정반대의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경진 외(2022)는 사망 해지를 분석한 결과, 주택 가격이 높을수록 오히려 사망 위험이 낮아진다는 것을 밝혔다. 즉, 생체적 관점에서 주택 가격 상승은 해지 확률을 감소시킨다. 이는 주택 가격이 가입자의 높은 사회경제적 수준을 반영하는 대리 변수로 작용하여 건강관리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기 때문일 수 있다. 하지만 이와 정반대로, 자발적 해지의 경우, 주택 가격 상승은 가입자가 자산 가치 극대화라는 경제적 선택을 하도록 유도하는 핵심 동인으로 작용(양재환·여윤경, 2021)하여 해지 확률을 증가시킬 수 있다. 결국, 이 두 상반된 효과를 분리하지 못하는 것은 분석의 치명적 오류가 된다.
선행연구 검토를 통해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연구 공백을 도출할 수 있다.
첫째, 경쟁적 위험의 통제이다. 선행연구들은 자발적 해지와 사망 해지를 분리하고자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였다. 사망은 자발적 해지와 동일한 종속변수를 공유하지만 그 원인이 완전히 다른 경쟁적 위험(competing risk)이다. 사망 데이터를 단순히 삭제하거나(김병국, 2020; 류기윤 외, 2020), 중도절단 처리(김윤수·이용만, 2020)하는 방식은 사망 확률이 높은 고연령층 표본의 특성이 자발적 해지 확률 추정에 편의를 야기할 수 있는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
둘째, 지역별 주택 매매가격지수의 사용이다. 신현재(2019), 임병권·장한익(2024)은 각각 주택 가격의 주택연금 가입 및 해지 영향을 분석하였으나 전국 단위 지수를 사용하여 가입자가 체감하는 개별 지역 시장의 가격 변동을 구체적으로 반영하지는 못했다. 지역 주택시장 고려의 중요성을 제기한 연구(임유선 외, 2018)로는 전국 단위의 주택매매가격 지수 사용이 보증기관에 잠재적인 재정 손실 위험을 야기할 수 있음을 주장하였으나, 공급자 측면의 재무적 리스크 분석과 별개로, 가입자 측면에서 거주 지역의 미시적인 가격 변화가 자발적 해지라는 실제 행동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미시적 분석은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다.
셋째, 가입자 단위의 미시적 가격 변수의 동태성 고려이다. 류기윤 외(2020)는 수도권과 비수도권을 구분하여 지역의 구분을 시도하였으나, 가입 당시 가격 등 특정 시점의 가격 분석에 집중하는 경향을 보였다. 최경진·전희주(2021)는 개별 가입자의 가격 변화를 고려하였으나 로지스틱 회귀모형을 이용한 단면 분석으로 시간 경과에 따른 연속적인 의사결정 과정을 포착하지 못했다. 또한, 임병권·장한익(2024)은 가격 변동의 시차 효과를 분석하였으나, 이는 전국 단위의 거시 시계열 자료를 활용한 총량적 접근이었다. 즉,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는 자산 가치를 개별 가입자가 어떻게 평가하고 해지 의사결정에 반영하는지를 규명하지는 못했다.
이에 본 연구는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상기한 한계들을 극복하고자 한다. 첫째, 중도해지를 사건(event)으로 설정하되, 사망 해지를 통계청 생명표 기반 오프셋(offset)으로 설정하여 경쟁적 위험을 통제한다. 둘째, 시군구 단위의 매매가격지수를 통합 구축하여 실제 가입자가 체감하는 주택 시장 동향을 반영한다. 셋째, 가입자 단위의 분기 패널 데이터를 구축하여, 시간 경과에 따라 변화하는 개별 주택의 자산 가치 변동이 해지 의사결정에 미치는 미시적이고 동태적인 영향을 식별한다.
Ⅲ. 분석모형
본 연구의 데이터는 2025년 6월 말까지의 한국주택금융공사 주택연금 가입자 전수 데이터이다. 다만, 전수 데이터 중 담보 주택의 유형이 아파트인 경우만을 분석 대상으로 한정하였다. 이는 첫째, 담보 자산의 동질성(homogeneity)을 확보하여 주택 유형 간 이질성에서 비롯될 수 있는 분석 결과의 왜곡 가능성을 최소화하고, 둘째, 시계열 데이터의 정합성과 공신력이 높은 KB국민은행의 월간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를 핵심 설명변수로 활용하기 위함이다. <그림 1>은 분석 대상의 가입, 해지 및 누적 가입자 추이를 나타내었다.
주택 가격 변수를 구축하기 위해, 주택연금 담보 주택의 지역 정보와 KB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를 결합하였다. 데이터 결합은 지역별 시장의 미시적 동태성을 최대한 반영할 수 있도록 시군구 단위를 기준으로 삼았다. 다만, 일부 지역의 시군구 단위 시계열 지수가 존재하지 않는 경우, 데이터의 누락을 방지하고 분석의 강건성을 확보하고자 차상위 지역 단위인 시도 지수를 대체 적용하였다. 즉, 가용한 데이터 중 가장 세분화된 지역 정보를 활용하였다.1)
구득한 연구 데이터에는 해지 원인이 기록되어 있지 않다. 즉, 자발적 해지와 사망 해지를 데이터 상으로 구분할 수 없다. 따라서 연구는 사망으로 인한 해지를 통계적으로 통제하기 위해서 통계청의 연도별 완전 생명표 데이터를 이용하여 성별·연령별 사망확률을 통합2)하였다.
연구 데이터는 분기별로 정리하였다. 따라서 분석 단위는 가입 객체 i의 분기 t이며, 분기 t는 가입 시점부터 해지가 있는 경우 해지 시점까지, 또는 해지가 없는 경우 최종 관찰 시점인 2025년 2분기까지 진행되었다. 해지 이후에는 데이터가 기록되지 않으므로, 최종적으로 연구 데이터는 불균형 패널 구조를 갖는다. 연구의 종속 변수는 해당 분기에 해지 이벤트가 발생했는지를 나타내는 이산형 사건지표 terminationi,t로 나타내었다.
핵심 설명 변수인 주택 가격 관련 변수는 두 가지로 구성하였다.
첫째, 장기 가격 변화는 가입 시점(t0)부터 현재 관측 시점(tn)까지의 KB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누적 변화로, 이는 가입자가 체감하는 장기적인 누적 자본 이득을 반영한다.
둘째, 단기 가격 변화는 직전 분기(tn−1) 대비 현재 관측 시점(tn)의 한 분기 동안의 가격지수 변화로, 이는 가입자의 해지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단기적인 가격 변화를 포착한다.
사망으로 인한 해지를 통제하기 위해 통계청의 연도별 완전 생명표 데이터를 이용하여 <식 1>과 같이 성별·연령별 분기 사망확률(πi,t)을 계산하고 이를 <식 2>의 계산 방식을 사용하여 로그 누적위험 형태로 변환(Ωi,t)하여 모형의 오프셋 항으로 사용하였다.
주택연금 해지는 분기 단위로 관측되는 이산 사건이므로, 기본 분석은 cloglog 연결함수를 이용한 이산시간 위험모형을 사용한다. 이산시간 위험모형은 연속적인 사건 발생을 가정하는 Cox 모형과 달리, 특정 이산 시점에서 사건이 발생하는 확률을 직접 모형화하므로 본 데이터에 더 적합하며, 로지스틱 회귀를 통해 쉽게 구현 및 해석이 가능하다(Allison, 1982). t분기에서의 조건부 위험은 아래 <식 3>과 같이 나타낼 수 있다.
여기에서 α(t)는 기간(duration)의 자연 큐빅 스플라인(cubic spline)으로 근사한다. 이를 통해 처음 가입 후 얼마 지나 해지가 늘어나는가와 같은 비선형 기간 패턴을 모수적 가정 없이 포착한다. 스플라인은 구체적으로 전체 절점을 4개 두고 스플라인 기저를 생성하였으며, 생성된 기저항을 모형의 시간함수로 포함하였다(Beck et al., 1998). 절점은 경과 기간의 관측범위 내에서 백분위수에 따라 배치되며, 이를 통해 기간에 따른 위험의 비선형·비단조 패턴을 흡수하도록 하였다. 스플라인 계수 자체는 해석 대신, 기간별 선형예측자(η-스케일) 기여 그래프로서 <그림 2>의 좌측에 제시하였다.
사망으로 인한 해지는 성·연령별 분기 사망확률을 로그 누적위험으로 변환한 오프셋으로 통제하였으며, 이는 <그림 2>의 우측에 제시하였다. 사망 위험은 순수한 자발적 해지 확률 추정에 미치는 교란 효과(confounding effect)를 제거하기 위해 투입한 것이다. 따라서 시간 스플라인이 포착하는 패턴은 비사망요인에 의한 기간 의존성으로 해석된다.
설명변수 Xi,t는 연령그룹, 단기가격변화, 장기가격변화, 월지급금 등의 설명 벡터이다. 표준오차는 개인 단위로 군집화하여 패널 내 상관을 보정하였다.
Ⅳ. 실증분석
연구 데이터는 118,668명의 가입자에 대한 평균 20.34분기 동안의 데이터로서 관찰치는 총 2,413,549개이다. 분석 모형에서는 일부 결측 제거로 관측치가 2,405,252개로 소폭 감소하였다. 경과 기간의 표준 편차는 14.96분기로, 최소 1분기에서 최대 72분기 동안 유지되었다. terminationi의 기초 통계량은 <표 1>과 같다. 가입 시점의 성별 및 연령 그룹 또한 범주형 변수로서 <표 1>에 함께 적시하였다.
| 변수 | 구분 | 비중(%) |
|---|---|---|
| 연금유지 여부 | 연금해지 | 26,359(22.21) |
| 연금유지 | 92,309(77.79) | |
| 가입시점 성별 | 남성 | 45,014(37.93) |
| 여성 | 73,654(62.07) | |
| 가입시점 연령 | 65세 이하 | 19,277(16.24) |
| 66세~74세 | 47,362(39.91) | |
| 75세~84세 | 44,389(37.41) | |
| 85세 이상 | 7,640(6.44) |
연속형 설명변수의 기초 통계량은 <표 2>에 적시하였다. 단기 가격 변화율의 전체 평균은 0.553이며, 개인 간 분산(0.974)과 개인 내 시계열 변동(2.471)이 모두 존재해 분기별 변화를 적절하게 반영하고 있다. 누적 가격변화율은 평균 14.554로, 개인 간(13.667)·개인 내(16.216) 변동이 모두 큰 편이며, 이는 가입 이후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누적 수익률이 지속적으로 변동하기 때문이다. 월 지급액은 최종 관찰 시점 기준의 월 지급액이므로 개인 내 변동이 사실상 없으며, 전체 평균은 116.178 (표준편차 75.903)이다. 개인별 수준 차이는 86.441로 나타났다. 관측치 수의 차이는 월지급금 변수의 결측 제거에 기인한다.
본 연구는 주택연금 가입자의 해지 위험 요인을 식별하기 위해 이산시간 위험모형을 추정하였으며, 설명변수 투입 단계에 따라 3개의 Model로 구분하여 실증 분석을 진행하였다. 각 모형의 분석 결과는 <표 3>에 제시하였다.
주: 수치는 위험비(Hazard Ratio)를 나타내며, 괄호 안은 z-값임. 표준오차는 개인(pid) 수준에서 군집화됨. 기준 집단은 남성, 65세 이하임. 지역(시도) 변수는 모형에 포함되었으나 지면 관계상 표에서는 생략하였음.
Model 1은 통제변수와 함께 본 연구의 핵심 독립변수인 단기가격변화와 누적가격변화가 자발적 해지 위험에 미치는 평균적 효과를 분석한 기준 모형이다. 이는 본 연구가 수도권과 비수도권이라는 거시적 구분을 넘어 시군구 단위의 미시적 데이터를 활용함으로써, 개별 가입자가 직면한 지역 시장의 가격 변동성이 해지 결정에 미치는 영향을 정교하게 식별했음을 뒷받침한다.
Model 2는 연령 그룹을 포함하여 이산시간 위험모형을 추정하였다. 연령별 사망 위험은 이미 오프셋을 통하여 통제되었으므로, 이때의 연령 더미의 계수는 사망이 아닌 자발적·경제적 차원의 요인을 식별한다. 이는 가입자의 연령에 따라 이질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데, 김윤수·이용만(2020)은 생존분석을 통해 70세 미만의 저연령 고령층(younger-old)이 고연령 고령층(older-old)보다 중도해지 위험률(Hazard Ratio)이 유의하게 높음을 밝히기도 하였다.
Model 3은 연령 더미와 주택 가격 변화와의 상호작용항을 투입하였다. 연령 더미가 행동적 이질성을 포착한다면, 연령×주택가격 상호작용항은 이러한 행동적 이질성이 주택 가격 변동에 반응하는 민감도의 차이를 포착한다. 따라서 Model 3의 결과는 저연령 고령층이 가진 행동적·경제적 특성이 가격변동이라는 경제적 동인과 상호작용함을 실증적으로 분석한 것이다. 또한, 주택가격 변동이 해지 의사결정에 미치는 실질적인 경제적 효과를 파악하기 위해 최종 모형(Model 3)에 대하여 한계효과 분석을 실시하였으며, 그 결과는 <표 4>에 나타내었다.
모형 간 비교 결과, 연령과 가격변수의 상호작용항이 추가된 모형에서 AIC가 가장 낮고 모형 적합도가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향상되는 것을 확인하였다. 이는 가격 민감도의 연령별 이질성을 분석하는 본 연구의 접근이 타당함을 보여준다. 따라서 이하에서는 최종 모형인 Model 3의 결과를 중심으로 해석을 제시한다.
첫째, 본 연구의 핵심 가설인 주택 가격 변동의 영향을 살펴보면, 장·단기의 두 가지 가격 변수 모두 해지 위험을 유의하게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분석 결과, 직전 분기의 단기적 가격 변동에 대한 위험비는 1.165로 나타나, 단기 주택 가격 급등이 가입자의 해지 결정을 강력하게 촉발하는 충격 요인임을 확인하였다. 이와 동시에, 가입 시점부터 누적된 장기적 가격 변동의 위험비 역시 1.017로 유의미한 양(+)의 값을 보였다. 이는 단기 충격과 별개로, 가입 기간 동안 누적된 자본 이득의 총량이 클수록 자발적 해지 유인이 꾸준히 증가함을 의미한다.
이러한 가격 변동의 영향력은 한계효과 분석을 통해 더욱 구체적으로 확인된다. 단기 주택 가격이 1% 상승할 때 해당 분기에 자발적으로 해지할 확률은 약 0.092%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장기 누적 가격 상승률이 1% 증가할 때마다 해지 확률은 약 0.011%씩 유의하게 증가하였다. 변수의 변동성을 고려한 표준화 계수로 환산할 경우, 단기(0.228)와 장기(0.196)의 영향력은 대등한 수준으로 확인되었다. 주택연금의 분기별 해지 확률이 낮은 수준임을 고려할 때, 이는 단기적 변화와 장기적 변화 모두가 해지 위험을 배가시킬 수 있는 중요한 경제적 동인임을 시사한다. 이러한 결과는 임병권·장한익(2024)의 연구를 확장 및 정교화한다. 즉, 가입자는 단기적인 가격 충격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축적된 담보 가치의 실질적 증가 또한 동시에 고려하여 해지를 결정할 수 있다.
둘째, 주택 가격 변동이 해지에 미치는 영향은 연령층에 따라 뚜렷한 이질성을 보였다. 상호작용항 분석 결과, 기준 집단인 65세 이하 대비 66세 이상 연령층에서는 단기 가격 충격의 상호작용항이 연령층이 높아질수록 작아져, 해지 위험을 높이는 정(+)의 효과가 크게 상쇄되는 경향을 보였다. 이러한 연령별 민감도의 차이는 연령층별 한계효과 분석에서 더욱 극명하게 드러난다. 65세 이하 그룹의 경우 단기 가격이 1% 상승하면 해지 확률이 1.37% 증가하여, 85세 이상 그룹 대비 약 69배 높은 민감도를 보였다. 또한, 장기 누적 이득에 대해서도 65세 이하 그룹은 85세 이상 그룹보다 월등히 높게 반응하였다. 이는 주택 가격 상승에 기반한 해지 옵션 행사가 65세 이하의 저연령 고령층(younger-old)에서 가장 민감하게 일어나는 반면, 고연령층(older-old)으로 갈수록 주택 매각을 통한 자본 이득 실현보다는 지속 거주 욕구(aging in place)와 심리적 안정을 선호하여 시장의 과열에 둔감하게 반응함을 실증적으로 보여준다. 이는 선행연구와도 일치하는 결과이다. 김윤수·이용만(2020)은 생존분석을 통해 70세 미만 그룹의 자발적 중도해지 위험이 80세 이상 그룹보다 유의하게 높음을 밝혔으며, 김병국·임병권(2021)의 연구에서도 가입연령이 낮을수록 조기 종결 후 재가입 확률이 높게 나타났다. 경제적 관점에서 이러한 현상은 주택연금 가입자가 누적 자본 이득(해지 유인)과 누적 대출 잔액(유지 유인) 사이에서 의사결정을 한다는 김병국(2020)의 논리로 해석될 수 있다. 저연령 고령층은 고연령층에 비해 누적된 대출 잔액이 적어 해지 비용이 낮기 때문에, 자본 이득이라는 편익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는 합리적 선택을 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마지막으로, 주요 통제 변수 분석 결과, 월지급금은 0.998로, 월 수령액이 높을수록 계약 유지 성향이 강해져 해지 위험이 낮아지는 합리적 결과를 보였다. 또한, 성별은 1.661로, 남성 가입자 대비 여성 가입자의 해지 위험이 더 높게 나타났다.
이산시간 위험모형은 분석 단위 기간이 지나치게 길게 설정될 경우, 기간 내 발생하는 미시적인 가격 변동이나 사건 발생의 정확한 시점 정보를 포착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 따라서 동일 변수를 사용한 로지스틱 회귀분석을 추가로 수행하였으며 결과는 <표 5>에 제시하였다. 분석 결과, 로짓 모형에서도 매우 유사한 수준의 변수 영향력을 나타내었으며, 연령층별 상호작용항 역시 고연령층으로 갈수록 1보다 작은 값을 보이며 해지 위험 증가폭을 상쇄하는 경향이 뚜렷하게 유지되었다. 이는 주택가격 상승이 해지 위험을 높이며, 특히 저연령층에서 그 민감도가 높다는 본 연구의 결론이 모형의 선택과 무관하게 통계적으로 강건함을 입증한다.
주: 비교의 편의를 위해 이산시간 위험모형은 위험비(Hazard Ratio)로, 로짓모형은 오즈비(Odds Ratio)로 제시함.
한편, 본 연구에서는 기간 경과의 비선형 효과를 유연하게 포착하기 위해 기간 경과에 대해 구간 스플라인을 사용하였다. 따라서 강건성 검증을 위하여 Model 1에 대하여 절점 개수 k∈{3,4,5}을 비교하였다. 비교 결과, AIC 기준으로는 k=5가 가장 낮았고, BIC 기준으로는 k=4가 가장 낮았다. 따라서 본문에서는 모형의 간결성과 과적합 위험을 균형 있게 고려하여 k=4를 기준 모형으로 보고하였다. <표 6>은 k값 변화에 대한 결과를 강건성 검증으로 제시하였다. 핵심 설명변수인 주택 가격 변수 둘 모두가 기대한 부호를 보였으며, 유의성 또한 k=3~5의 전 구간에서 일관되게 유지되었다.
V. 결론
본 연구는 주택연금 가입자의 자발적 해지 요인을 규명하기 위해, 기존 연구의 한계였던 사망 위험을 통제하고 지역 주택시장의 미시적 가격 변동성을 반영하여 해지 동기를 실증적으로 분석하였다.
주요 분석 결과, 가입자의 자발적 해지 결정은 두 가지 차원의 주택 가격 상승 동인에 의해 복합적으로 영향을 받음을 확인하였다. 하나는 단기적 시장 충격으로, 최근의 시장 과열이 해지를 촉발하는 직접적인 계기가 된다. 다른 하나는 장기적 누적 이득으로, 가입 기간 내내 쌓인 자본 이득 총량이 해지 유인을 지속적으로 높이는 기저 요인이 된다.
또한, 주택 가격 상승이 해지에 미치는 영향은 연령층별로 이질적으로 나타났다. 특히, 65세 이하의 저연령 고령층이 장기적 누적 이득보다는 단기적 가격 충격에 더욱 기민하게 반응하여 자발적 해지를 선택하는 핵심 집단임을 확인하였다. 이러한 결과는 최경진·전희주(2021)가 지적한 바와 같이, 저연령 고령층이 경제적 유인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여 해지를 선택한다는 점을 재확인한다. 이에 비추어 볼 때, 상대적 고령층이 가격 변동에 둔감한 현상은 자산가치 실현보다는 심리적 만족도와 소득 흐름의 안정성을 우선시하는 경향이 반영된 것으로 판단된다.
본 연구는 다음과 같은 학술적 기여점을 갖는다. 먼저, 기존 선행연구들이 수도권과 비수도권 등으로 지역을 거시적으로 구분함으로써 발생하는 범주의 오류를 지양하고, 시군구 단위의 가격 지수를 패널 데이터로 통합 구축하여 개별 가입자가 직면한 지역 주택시장의 가격 변동성을 보다 정밀하게 고려하였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가입자가 전국 평균이 아닌 실제 거주하는 지역 시장의 가격 흐름에 민감하게 반응하여 해지를 결정함을 실증적으로 규명하였다. 이러한 발견은 주택연금 제도의 운영이 전국적으로 단일하게 접근되는 것이 아닌 지역별 시장 상황을 반영해야 한다는 선행연구의 제언과도 일맥상통한다(윤성진 외, 2015).
둘째, 통계청 생명표를 이용한 사망 확률을 오프셋으로 활용함으로써 사망으로 인한 해지 효과를 정교하게 분리하고, 경제 변수가 자발적 해지에 미치는 순수한 영향을 식별하고자 하였다.
본 연구는 정책적으로 주택연금 제도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연구는 주택 가격 급등기에 자발적 해지가 증가하여 제도 운영의 불안정성을 높일 수 있으며, 이 위험은 특히 저연령 가입자 집단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함을 실증하였다. 따라서 주택연금 공급 기관은 지역적 고려를 배제한 획일화된 리스크 관리를 지양하고, 상대적 저연령 가입자를 대상으로 한 맞춤형 모니터링 및 상담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또한, 향후 상품 설계 시 가격 상승기 가입자의 이탈을 방지하고 장기 유지를 유도할 수 있는 옵션의 도입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본 연구는 다음과 같은 한계점을 지닌다. 먼저, 분석 대상 주택을 아파트로 한정하였다는 것은 연구의 한계이다. 단독주택이나 다세대 등의 주택 유형에서는 해지 선택에 또 다른 요인이 작용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사망 해지를 통계적으로만 통제했다는 한계를 지닌다. 연금 상품은 일반적으로 역선택(adverse selection)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만약 주택연금 가입자가 일반 인구보다 더 건강하다면, 오프셋으로 통제된 사망 효과가 실제보다 과대 추정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아울러, 구득한 데이터의 한계로 인해 사망 이외에 계약 위반 등에 의한 해지가 자발적 해지에 불가피하게 혼재되어 있다는 점 역시 본 연구의 한계이다. 향후 실제 해지 사유가 명확히 구분된 데이터를 활용하여 단독주택 등을 포함한 후속 연구가 이어진다면, 주택연금 가입자의 행태에 대한 이해를 더욱 심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