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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보수당과 노동당의 주택정책 비교분석 연구

전성제 *
Sungje Jeon *
Author Information & Copyright
*국토연구원 책임연구원, 영국 리즈대학교 지리학과 박사과정
*Associate Research Fellow, Korea Research Institute for Human Settlement, and PhD Candidate, School of Geography, University of Leeds, UK

© Copyright 2020 Korea Housing & Urban Guarantee Corporation. This is an Open-Access article distributed under the terms of the Creative Commons Attribution Non-Commercial License (http://creativecommons.org/licenses/by-nc/4.0/) which permits unrestricted non-commercial use, distribution, and reproduction in any medium, provided the original work is properly cited.

Received: Nov 05, 2019; Revised: Dec 17, 2019; Accepted: Jan 21, 2020

Published Online: Jun 30, 2020

요약

최근 영국에서는 보수당 정부와 노동당의 예비내각이 각각의 주택정책을 발표하는 등 활발한 정책경쟁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해외 주택정책에 대한 연구에서 국가 내 정당 간 정책경쟁에 대한 연구는 거의 이루어지지 못하였다. 따라서 이 연구는 영국 정당 간 주택정책 경쟁과 담론을 비교·분석하여 시사점을 도출하였다. 분석 결과 영국은 런던을 중심으로 주택가격이 급등하였으며, 이에 대한 양당의 정책은 각각 선별적 복지와 잔여 모델과 보편적 복지, 대중 모델이라는 지향점을 선명하게 드러내었다. 또한, 이러한 지향점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구체적 정책에서는 상반되는 부분, 일치하는 부분, 목표는 같으나 실천방안에서 상이한 부분이 혼재하는 복잡한 양상을 보였다. 특히 사회주택재고비율이 높음에도 사회주택 재고 확대가 양당에서 모두 제안되었다는 점은 공공임대주택 정책과 관련하여 우리나라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며, 양당이 제시한 다른 구체적 정책방안들도 우리나라의 정책 수립에 많은 시사점을 준다.

Abstract

The United Kingdom (UK) is a suitable case to conduct a comparative study because housing policy debate and competition between the Labour Party and Conservative Party has recently been quite active. This comparative study investigates the context of housing market change in the UK and examines the housing policy of these parties. First, the housing price in the Southeast, including London, soared in the recent period. To respond to this housing market trend, the Conservative Party introduced housing policy based on the residual model and selective welfare concept, but the Labour Party suggested housing policy based on the mass model and universal welfare concept. In addition, despite these differences, the detailed policy plans of both parties are partially in conflict, but include similar policy measures in some respects. Specifically, the support of both parties for the expansion of social housing suggests useful implications for the supply of social housing in Korea.

Keywords: 영국 주택정책; 영국 주택시장; 보수당; 노동당; 사회주택
Keywords: England housing policy; housing market; Labour Party; Conservative Party; social housing

Ⅰ. 서론

최근 서울을 중심으로 주택시장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면서 정부는 이를 해소하기 위해 다양한 주택정책을 발표하였다. 이에 많은 언론이 주택시장과 주택정책, 정책효과 등을 기사로 다루었으며, 국민들도 일상에서 주택시장과 정책을 주요한 대화 주제로 삼고 있다. 또한 주택문제는 국가경제와도 직결된다. 이와 관련하여 최명섭·이상영(2016)의 연구는 주택임대시장 변화가 국가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였으며, 마승렬·방두완(2017)의 연구는 주택자산과 인플레이션의 관계를 분석하기도 하였다. 이처럼 주택정책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국민들의 관심을 많이 받는 사안 중 하나이며, 또한 국민들의 삶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정책 중 하나이다.

한편, 정부는 주택정책 수립 과정에서 외국의 주택정책 사례 검토에서 도출된 시사점을 정책수립에 반영하고 있으며, 학계에서는 해외 주택정책의 특정 사례 또는 국가 간 비교 연구를 통해 정책적, 학술적 시사점을 도출하는 연구를 활발하게 수행해왔다. 예를 들어 주택정책 관련 최상위 법정계획인 주거종합계획 연구에서는 해외사례 검토를 통해 도출한 시사점을 계획 수립에 활용해 왔으며(김근용 외, 2013; 손경환, 2003), 학술적 연구에서도 주요국의 정책 방안을 비교하고 시사점을 도출하거나(김수현, 2009; 김홍주 외, 2009; 이재우·김성희, 2012), 미국이나 영국, 일본 등 특정 국가의 정책을 분석하고 시사점을 도출하는 연구(남원석, 2009; 오도영 외, 2015; 진미윤·박재순, 2009; 함영진·김종수, 2011)들이 다수 수행되었다.

그러나 이처럼 국민의 관심이 높고 중요성이 큰 주택정책을 수립하는데 있어 해외사례 검토의 중요성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외국의 주택정책 사례 연구는 주로 각 국가별로 시행되는 주택정책에 초점이 맞추어져 왔으며, 해외 선진국 내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주택정책과 관련한 정당 간 정책경쟁이나 담론에 대한 연구는 상대적으로 크게 부족한 실정이다. 실제 영국에서는 정당 간 활발한 토론과 그에 기반한 경쟁적인 정책제안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정부여당과 야당이 각각 상이한 종합적인 주택정책방안을 담은 보고서를 제시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DCLG, 2017; Labour Party, 2018; MHCLG, 2018), 이런 사례에 대한 비교연구는 현재까지 거의 이루어지지 못하였다.

이와 같은 사례를 검토하는 것은 주택과 관련하여 학술적, 정책적으로 기존 연구와 차별화되는 유용한 시사점을 도출할 수 있다. 왜냐하면, Bengtsson (2002)이 그의 연구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한 국가의 주택정책은 이론적 틀에 맞추어 특정 유형으로 모든 것이 설명되기 어려우며, 다양한 특성 또는 유형이 복합적으로 혼합되어 나타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한 국가 내에서 발생하고 있는 정당 간의 논쟁과 경쟁적인 정책 제안을 검토함으로써 우리나라 주택정책에 반영된 다양한 담론과 관련 논의와 관련된 시사점을 보다 선명하게, 그리고 풍부한 논의를 바탕으로 도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이 연구에서는 먼저 주택정책과 관련한 이론과 실제 해외사례에 관한 선행연구를 살펴보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이 연구의 이론적 틀과 연구의 필요성을 도출한다. 이어서 이 연구를 이해하는 기초로서 연구대상국가인 영국의 주택시장 흐름과 주택정책 맥락을 검토하고, 이를 바탕으로 최근 보수당 정부와 노동당이 경쟁적으로 제안한 주택정책방안을 비교분석한 후 그 시사점을 제시하도록 하겠다.

Ⅱ. 이론 및 선행연구 검토

1. 복지국가 논의와 사회주택정책

주택정책 또는 넓은 의미에서 주거복지정책에 대해서 논할 때 활용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이론적 틀이 제시되어 있다. 보다 넓은 복지정책의 틀에서 주택정책에 대한 논의부터, 사회주택에 대한 여러 가지 이론적 논의까지 다양한 이론적 틀이 적용될 수 있다. 주택정책에 대한 이론적 논의 틀 중 대표적인 것으로 복지국가 논의와 연계된 보편적 주택정책(universal housing policy)과 선별적 주택정책(selective housing policy)에 대한 논의(Bengtsson, 2002), 사회주택에 대한 논의에서 이론적 틀로 Harloe(1995)의 보편적 모델(mass model)과 잔여적 모델(redidual model) 이론, Kemeny(1995)의 단일임대 모델과 이중임대 모델 등이 제시되었으며, 관련 논의에서 활용되어 왔다(고정희·서용석, 2018; 진미윤, 2011). 이 중 Bengtsson(2002)의 논의는 복지국가와 주거권, 그리고 주택정책이 관련성과 함의에 대한 논의를 제시하고 있으며, Harloe(1995)Kemeny(1995)의 논의는 사회주택, 즉 공공임대주택과 관련한 논의의 틀을 제시하고 있다.

이중 주택정책을 복지국가 논의와 연계하여 보면 보편적 주택정책과 선별적 주택정책으로 구분될 수 있으며, 이는 복지국가 논의에서 보편적 복지와 선별적 복지의 개념에서 파생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Bengtsson, 2002). 선별적 복지와 보편적 복지 개념은 1960년대 말부터 사용되기 시작해 스웨덴 등 주로 북유럽 지역을 중심으로 그 논의가 활발하게 전개되었다. 선별적 복지와 보편적 복지를 구분하는 기준으로 복지정책이 적용되는 국민의 범위와 서비스 배분 방식이 사용되는데, 원칙적으로 전체 국민을 대상으로 하고, 급여나 서비스를 일부에 국한하더라도 그 기준이 자산이나 소득과 같은 경제적 조건에 의한 것이 아닌 형태의 복지가 보편적 복지로 정의된다(유근춘 외, 2011).

또한, Bengtsson(2002)은 복지국가 논의와 주거권에 대한 논의의 연계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복지국가 논의에서 보편적 복지와 선별적 복지가 주거권에 대한 담론에서 사회적 권리로서 주거권과 법적 권리로서 주거권에 각각 연결될 수 있는 것으로 이해하였다. 예를 들어, 스웨덴의 경우 1974년 정부정책제안(Cabinet Proposal)에서 좋은 환경에 있는 주택에 거주하는 것을 필수적인 사회적 권리로 규정하고, 국민이 이러한 집에서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사회 전체의 책임이라고 보았으며, 이를 바탕으로 보편적 주택정책을 도입하였다(Bengtsson, 2002).

이러한 복지국가 이론과 주거권 논의와 연계하여 주택문제 및 정책에 대한 상이한 인식과 그에 따른 이론적 논의로 검토될 수 있는 것이 사회주택과 관련한 이론적 모델이다. 대표적인 모델로 앞서 살펴본 Harloe와 Kemeny의 모델이 있는데(고정희·서용석, 2018; 진미윤, 2011), Harloe(1995)의 경우 대중 모델과 잔여 모델, Kemeny(1995)는 이중임대 모델과 단일임대 모델에 대한 논의를 제시하였다. 이 중 Harloe의 이론 중 대중 모델은 사회주택 프로그램이 보편적 복지의 성격을 띠며, 사회주택 비중이 높고 자가거주 비중은 낮으며, 중소득층까지도 입주할 수 있는 모델로 이해되고 있다. 그리고 잔여적 모델은 잔여적이고 선별적 복지의 성격을 가지며, 사회주택 비중이 낮고 자가거주 비중이 높고,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하는 모델로 이해되고 있다(Harloe, 1995).

이러한 이론적 모델은 앞서 살펴본 복지국가 이론과 주거권 논의가 연계되는 지점의 연장선상에서 이해될 수 있다. 왜냐하면 복지국가 모델에서 제시한 보편적 복지와 잔여적 복지의 성격이 그대로 두 모델의 성격에 적용이 된다는 점에서, 앞서 Bengtsson이 제시한 주거권과 복지국가 이론의 연결선상에서 Harloe의 모델이 다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Harloe의 모델에서 대중모델의 경우 1960~70년대 영국이 해당되는 반면, 잔여적 모델이 그 이후 영국에 해당한다는 점에서도 노동당과 보수당의 주택정책 관련 논쟁에서 유용한 분석도구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이에 이 연구에서는 보수당 정부와 노동당의 주택문제에 대한 인식과 그에 대응한 정책방안 제시를 비교분석하기 위해 <표 1>과 같은 이론적 분석 틀을 사용한다. 양 당의 주택문제에 대한 인식과 방향성에 있어서는 양 당의 복지국가에 대한 철학적 기반이 중요한 기초를 제공했을 것이기 때문에 복지국가에 대한 분석틀이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으며, 구체적 정책 방안에 있어서도 이러한 철학적 기반이나 사회주택에 대한 이론적 모델을 통해 보다 체계적으로 분석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틀을 통해 영국의 보수당과 노동당의 주택정책 관련 논쟁과 정책경쟁을 분석함으로써, 한 국가에서 나타나는 주택정책의 특징 및 성격과 시사점도 보다 명확하게 도출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표 1. 영국 보수당과 노동당 주택정책 비교 분석의 틀
구분 보편적 선별적
복지국가 논의 보편적 복지 선별적 복지
사회주택 논의 대중 모델 잔여 모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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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해외 주택정책 관련 선행연구

주택정책과 관련한 해외사례 연구는 주택정책 수립 시 해외사례가 주는 시사점이 중요한 부분 중 하나로 인식되면서 활발하게 이루어져 왔다. 대표적으로 미국, 프랑스, 일본과 함께 영국에 대해서도 많은 주택정책 사례 연구가 이루어졌다(김수현, 2009; 김홍주 외, 2009; 남원석, 2009; 오도영 외, 2015; 이재우·김성희, 2012; 진미윤, 2011; 진미윤·박재순, 2009; 함영진·김종수, 2011).

이에 더해, 정부의 주요한 주택정책 및 계획 수립과 관련된 연구에서도 해외 주택정책 관련 사례를 검토하고, 그 시사점을 정책 방안이나 방향 수립에 직접적으로 활용한 사례도 다수 있다. 주택부문 최상위 법정 계획인 정부의 주거종합계획의 경우, 1차 계획과 2차 계획 모두 일본, 영국 등 선진국의 관련 사례를 살펴보고, 정책적 시사점을 도출하여 계획 수립에 반영하였으며(김근용 외, 2013; 손경환 외, 2003), 국토해양부의 수요대응 주택정책 방향 수립을 위한 보고서에서도 영국과 일본, 미국의 주택정책 내용을 검토하여 반영하는 등(이수욱 외, 2011), 주택 관련 정책수립에 해외사례 조사를 통해 도출된 시사점이 다방면으로 중요하게 활용되어 왔다.

이 중 특히 영국의 경우, 보수당과 노동당이 번갈아 집권하면서 주택과 관련한 다양한 정책적 시도를 해 왔으며, 그 결과 주택정책 측면에서 참고할 만한 정책과 그 시사점이 매우 큰 것으로 이해되고 있다. 이에 우리나라에서는 영국의 주택정책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이루어져 왔다. 주택종합계획 연구 등(김근용 외, 2013; 손경환 외, 2003) 우리나라 정부의 관련 정책수립 연구와, 박준·손정원(2008), 서수정(2008), 오도영 외(2015), 이혜리(2014), 함영진·김종수(2011) 등 다양한 학술 연구들이 영국 주택정책과 관련한 연구로 수행되었다.

이러한 연구는 공통적으로 주제와 관련한 해당국가의 정책 내용을 상세히 살피고, 해당 정책이 수립된 배경과 맥락을 보여주었으며, 이들 정책이 우리나라 주택정책에 주는 시사점을 도출하였다.

이처럼 기존 연구들은 영국을 포함한 여러 선진국의 주택관련 사례 연구 시 주로 관련 정책 및 역사적 맥락, 특정 이슈에 대한 정책 내용 등을 중심으로 연구가 수행되었다. 그러나 영국 등에서는 동일한 시점에 정치적 지향이 다른 정당들이 각자 주택정책에 대한 그들의 시각과 인식을 바탕으로 정책적 논쟁과 대안 정책을 제시하는 등 국가정책 수립과 관련하여 국가 내에서 치열한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음에도, 이에 대한 연구는 거의 없는 실정이다. 예를 들어, 영국의 경우 보수당 정부와 야당인 노동당이 각각 상이한 종합적인 주택정책방안을 담은 보고서를 제시하면서 정책적인 논쟁과 경쟁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DCLG, 2017; Labour Party, 2018), 이런 사례에 대한 비교연구는 현재까지 거의 이루어지지 못하였다. 물론 오도영 외(2015)의 연구 등 일부 연구에서 보수당 집권기와 노동당 집권기의 주택정책을 역사적 측면에서 조명한 연구는 있으나, 동일한 시기에 동일한 시장 여건 하에서 상이하게 제시된 두 정당의 정책을 직접적으로 비교한 연구는 현재까지 거의 없는 실정이다.

이러한 사례를 검토하는 것은 학술적, 정책적으로 기존 연구와 차별화되는 유용한 함의를 도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연구의 필요성이 높다. 왜냐하면, 한 국가 내에서 서로 상이한 입장에서 제안된 정책 방안을 기존에 제시된 주택정책 관련 이론적 틀을 통해 검토함으로써, 상반된 관점과 인식을 가진 집단의 논쟁과 정책제안에 대한 이론적·정책적 함의를 보다 직접적으로, 선명하게 도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Ⅲ. 영국 주택시장 및 주택정책의 변화양상

현재 영국의 주택정책 관련 논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과거 영국이 경험한 주택시장의 변화와 그에 대응한, 또는 주택시장 변화에 영향을 미친 주택정책의 변화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현재 영국 주택정책 관련 논쟁은 과거에 경험한 주택시장 및 정책 변화의 맥락 위에서 비로소 온전히 이해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이 장에서는 영국의 과거 주택시장 변화 양상과 현황을 살펴보고, 그에 대응한 주요한 주택정책을 살펴보도록 하겠다.

1. 영국 주택시장 변동과 현황
1) 주택가격 변화 양상

영국은 1970년대 이후 여러 차례 주택경기 부침을 겪었다. 그 중 3번의 큰 버블을 경험하였는데, 1970년대 초, 1980년대 후반과 2000년대 초중반에 발생한 버블이 그것이다. 1970년대 초에는 집권한 보수당이 성장 중심 경제정책으로 대출규제 등을 완화하면서 주택가격 급등을 경험하였다. 이 때 영국 주택가격은 1970년에서 73년 사이 3년 만에 2배 가까이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1970년대 중반에 발생한 오일쇼크로 진정되었다. 두 번째는 1980년 후반에 발생한 버블이다. 이 시기 1988년 한 해에만 주택가격이 25% 상승하는 등 주택가격이 급등하였다. 이는 인플레이션 완화를 위한 정부의 고금리 정책과 이후 나타난 높은 실업률 등 경제여건 악화로 1990년대 초중반의 침체기로 이어졌다. 마지막은 1990년대 후반부터 2008년까지 발생한 버블이다. 저금리 등으로 영국 역사상 3번째로 큰 거품이 발생했는데, 이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해소되었다(Elliott, 2014). 이러한 변화는 <그림 1>에서도 잘 나타나는데, 영국의 주택가격은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는 가운데에서도 전반적으로 가격이 상승해 왔으며, 급등기에는 영국의 평균주택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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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영국 평균주택가격 및 주택가격변동률* (단위: £, %) 자료: UK Government(2020c). * 2001년 12월까지는 분기 단위, 2002년 1월부터는 월단위로 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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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이후에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일시적으로 주택가격이 급락한 후 2014년까지 보합세를 보였으나, 이후에 런던을 중심으로 급등하는 추세를 보여주고 있다. 2014년 이후 나타나고 있는 주택가격 랠리의 경우 저금리 등과 함께 지속적으로 누적된 주택공급 부족도 주요한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DCLG, 2017; Hilber and Schön, 2016).

2) 주택공급 변화 양상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영국의 주택공급 부족 문제는 현재 런던을 중심으로 한 주택가격 급등의 주요한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처럼 현재 영국이 직면한 주택문제에서 주요한 원인으로 지목되는 공급 문제가 어떻게 파생되어 왔는지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주택공급과 관련한 장기적인 맥락을 살필 필요가 있다.

영국은 2차 세계대전을 치르면서 많은 주택이 소실되었다. 이에 1940년대 준비기간을 거쳐 195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많은 수의 주택을 건설하였다. 이 추세는 1970년대 초까지 이어져 1972년까지 연 35만 호 이상의 주택이 공급되었다. 주택가격은 지속적으로 상승하였으며, 1970년 이후 여러 차례 주택시장 버블이 발생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그림 2>에서 보는 바와 같이 신규주택건설은 1980년대 이후 20만 호 안팎을 기록하는데 그치고 있다. 특히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2015년까지는 15만 호에도 미치지 못하는 등 주택공급 부족이 심화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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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영국 연도별 공급주체별 신규주택건설호수(단위: 호) 자료: UK Government(2020a; Live Table 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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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주택공급이 부족한 이유로 영국 정부는 주택산업, 관련 정부규제 등 다양한 원인을 지적하고 있다(DCLG, 2017). 그중 하나로 지방정부의 사회주택 공급이 중단되면서,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주택공급주체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점도 주요한 원인으로 제기되고 있다(Labour Party, 2018; MHCLG, 2018).

3) 지역별 주택시장 현황

영국의 주택시장은 2008년 이후로 지역별로 차별화된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그림 3>에서 나타나는 바와 같이 2008년까지는 런던, 런던 주변 남동부와 잉글랜드 북동부 지방의 주택가격 변화 양상이 유사하게 나타났다. 그러나 2008년 이후에는 런던과 런던을 중심으로 한 남동부 지역의 주택가격은 급등한 반면, 북동부지역은 거의 변화가 없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예를 들어 1997년 런던과 잉글랜드 북동부지역의 중간주택가격은 각각 £83,500와 £46,500를 기록했으며, 2007년에는 두 지역이 각각 £250,000과 £122,000으로 나타나 런던의 경우 약 2.9배, 북동부지역은 약 2.6배 상승하여 비슷한 상승폭을 보였다. 그러나 2017년에는 런던과 북동부지역의 중간주택가격이 각각 £460,000와 £135,000를 기록하여 런던은 2배 가까이 상승한 반면, 동북부는 1.1배 상승하는데 그쳐 큰 차이를 보였다(<그림 3>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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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 영국 지역별 중간주택가격 변화 (단위: £)자료: DCLG, 2017: 12에서 인용. 자료: UK Goverment(2020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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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특히 런던을 중심으로 한 남동부의 주택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최근 발표된 영국 정부의 장기주택계획과 사회주택계획 등에서도 런던권의 주택가격 급등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DCLG, 2017; MHCLG, 2018), 주택소요와 가구증가율에 있어서도 런던을 포함한 남동부 지역이 타지역보다 크게 높게 나타나 문제가 지역적으로 차별화되고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Wilson and Barton, 2018).

그 결과 <그림 4>에서와 같이 런던을 중심으로 한 남동부 지역의 경우 소득대비주택가격비율이 타지역에 비해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커뮤니티지방정부부(DCLG) 자료에 따르면, 런던의 경우 중간소득대비 중간주택가격비율이 14.3을 초과한 지역이 거의 절반에 달하였으며, 그 외의 지역도 거의 대부분 10을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더해 런던 주변의 남동부 대부분의 지역이 10을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잉글랜드 중부와 북부의 경우 대부분의 지역이 7.2 이하인 것으로 나타나 지역별로 주택가격에 대한 부담이 크게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앞서 살펴본 런던을 포함한 남동부와 타지역과의 주택가격 변화양상이 달라진 것과도 무관하지 않으며, 그 결과로서 이와 같은 지역별 차등화가 나타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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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4. 영국 지역별 소득대비주택가격비율 현황 자료: DCLG, 2017: 12에서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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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영국 주택정책 변화

일반적으로 주택정책의 범주에는 주택공급, 주거복지, 주택수요 정책 등 다양한 하위정책이 포함된다. 한편, 이 논문의 분석 대상이 되는 최근 보수당 정부와 노동당의 주택정책은 주로 주택공급 정책과 사회주택을 중심으로 한 주거복지 정책이 다루어지고 있다. 이에 여기에서는 이 논문에서 다룰 핵심 주제인 보수당과 노동당의 정책과 관련이 깊은 주택공급 및 사회주택 정책을 중심으로 영국 주택정책의 변화를 살펴보도록 한다.

1) 대중적 사회주택체계 국가로서 공공주도의 주택정책(세계 2차대전 이후부터 1979년 Thatcher 총리 집권 전까지)

영국의 주택정책은 2차 세계대전 이후 대처정부가 들어서기 전까지 전형적인 대중적 사회주택체계 국가로서(Harloe, 1995), 공공주도의 주택정책이 이루어진 것으로 이해되고 있다(오도영 외, 2015). 보수당이 정부이던 1950년대에 한해에 25만 호 이상의 지방정부 건설 사회주택이 공급되기도 하였으며, 1960년대에는 민간과 공공부문에서 모두 주택건설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면서 한해 40만 호의 주택이 공급되기도 하였다(Elliott, 2014).

이 시기에는 사회주택이 대규모로 건설되었다. 영국 정부는 전후 소실된 주택을 복구하기 위해 대규모 주택공급정책을 추진하였으며, 동시에 지방정부가 직접 사회주택을 대규모로 건설, 재고를 확충하는 정책이 추진되었다(Labour Party, 2018). 2차 세계대전 직후에는 주택공급물량의 약 80%가 사회주택으로 공급되기도 하였으며(오도영, 2015), <그림 2>에서 나타나는 바와 같이 1970년대까지도 40% 수준을 유지할 정도로 많은 수의 사회주택이 지방정부 주도로 신규로 공급되었다. 이러한 대규모 사회주택 공급 등으로 1970년대까지 영국은 사회주택정책에 있어 전형적인 대중 모델 국가로 인식되었다.

특히, 대처정부가 들어서기 직전 노동당 정부가 높은 금리 등의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사회주택을 포함한 주택공급 확대를 위해 예산을 확보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는 등 노동당 집권기에 영국 정부는 보다 적극적으로 사회주택 확보 정책을 추진하였다(Labour Party, 2018).

2) 신자유주의적 이념 하에서 민간으로의 역할 이양(Thatcher 총리 집권부터 현재까지)

영국 주택정책이 신자유주의적 이념 하에서 민간영역으로 대폭 역할을 이양하는 전환점이 된 시기로 1979년 대처정부가 들어선 해를 지목한다(Hokinson et al., 2013). 이 시기를 결정적인 전환점이라고 이해하면서, 이 이후 현재까지를 주택부문 민영화가 이루어지는 30년간으로 표현하기도 하였다(Hokinson et al., 2013: 6). 또한 이러한 변화는 사회주택정책 측면에서 대중 모델 국가에서 잔여 모델 국가로 전환된 것으로도 이해될 수 있다(고정희·서용석, 2018; 김수현, 2010).

이 시기 주택정책의 특징은 크게 2가지로 이해될 수 있다. 첫째, Right to Buy 정책으로 대표되는 사회주택 민영화이다. 지방정부가 보유하고 있는 사회주택 매각을 적극 유도하면서 사회주택 재고를 줄이고, 이를 기존 임차인 등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매각하는 것이다. 둘째, 직접투자가 아닌 민간지원 형태의 정부정책 변화이다. 대처정부 이후 영국은 사회주택에 대한 공공투자를 줄이고, 그 재원을 민간 임대나 주택 구매자 지원 등 민간부문에 지원하는 형태로 정책을 크게 변화시켰다(Hokinson et al., 2013). 이는 영국의 주거복지정책이 과거 대물보조 중심에서 대인보조 중심으로 바뀐 것으로, 주거급여제도의 확대 등이 대표적인 정책으로 이해될 수 있다(오도영 외, 2015).

Ⅳ. 하나의 현상, 두 가지 정책: 최근 영국 보수당 정부와 노동당의 장기주택계획 발표

1. 하나의 현상, 두 가지 진단
1) 공급부족에 초점을 맞춘 영국 보수당 정부

보수당 정부는 기본적으로 주택문제가 시장원리에 의해 해결되어져야 하며, 정부는 시장에서 주택을 구하기 어려운 잔여가구들에 한해 주거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해야 한다는 선택적 복지 개념과 잔여적 모델을 지향하고 있다. 이는 과거 보수당의 경험에서 잘 드러나는데, 보수당은 1970년대 후반 마가렛 대처가 집권한 이후 사회주택 민간 매각을 활발하게 추진하여(Elliott, 2014), 사회주택시스템을 대중 모델에서 잔여 모델로 변화시키는 정책을 추진한 이후 민간부문의 역할을 강화하고 사회주택을 잔여화 하는 정책을 지속해 왔다는 점에서 이러한 지향점을 잘 보여주고 있다(고정희·서용석, 2018; 김수현, 2010)1).

이처럼 보수당 정부는 시장원리에 입각하여 문제 인식과 해결을 지향하기 때문에, 현재 런던을 중심으로 한 남동부 지역의 주택가격 급등문제가 지속적인 주택공급 부족이 누적되어 나타난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수요에 맞는 주택공급이 이루어지지 않는, 즉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주택시장 때문에 주택가격 급등문제가 발생했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최근 발표한 장기주택정책 보고서도 ‘작동하지 않는 주택시장 개선(fixing our broken housing market)’이라는 제목으로 발간되었다(DCLG, 2017).

영국의 공급부족문제를 제기하기 위한 구체적 통계로 보수당 정부는 현재 주택건설물량, 주택완공물량 등의 자료를 제시하였다. 실제 정책 보고서에서 제시한 주택 인허가 실적 및 완공실적 통계 비교에 따르면 2008년 이후 주택공급이 크게 줄었으며, 그나마 2010년 이후 주택건설인허가 실적은 크게 증가하였으나, 완공실적은 상대적으로 낮은 폭으로 증가하는데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2).

또한 보고서를 통해 주택공급 부족과 관련하여 구체적으로 직면하고 있는 문제로 주택개발속도가 너무 느리고, 다수의 지방정부가 적절한 장기 계획을 가지고 있지 않으며, 대기업 위주로 공급자 구조가 구성되어 있다는 점 등을 강조하였다(DCLG, 2017).

2) 단순한 공급부족 문제로 보지 않는 노동당

노동당은 현재 영국시장이 심각한 문제에 직면해 있다는 결론은 보수당 정부와 결을 같이 하고 있으나, 구체적으로 ‘문제’로 인식하는 부분은 차이를 보인다. 보수당 정부 보고서의 경우 주택공급부족과 그에 따른 가격 급등, 주거비 부담 가능성 문제에 집중하는 반면, 노동당의 경우 보다 사회적인 이슈들, 예를 들어 늘어나는 노숙자, 사회주택 재고 부족에 따른 늘어나는 사회주택 입주 대기자수, 그리고 최근 사회주택 관리 문제로 발생한 그렌펠 타워 화재 참사 등을 지적하면서 현재 영국의 주택시장이 심각한 문제에 직면해 있다고 인식하고 있다. 물론 보수당 정부의 경우도 이와 같은 문제도 인식하고 지적하였으나, 정책방향의 대부분이 주택공급 확대에 맞춰진 것에서 나타나듯 무게중심을 두는 데 있어서는 두 정당 간에 차이를 보였다(DCLG, 2017; Labour Party, 2018).

현재 영국이 직면한 주택문제의 원인에 대한 인식도 차이를 보인다. 보수당과 달리 노동당은 주택을 얼마나 많이 공급하는가 하는 문제는 장기적으로 효과가 있을지언정, 단기적으로 현재 주택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고 보았다. 그와 동시에 필요한 사람에게 적정한 가격의 주택공급이 되지 않는 것이 문제이며, 공급량 자체가 작다는 것으로 단순하게 볼 문제가 아니라고 주장하였다(Labour Party, 2018).

이런 인식 차를 가져오는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주거권과 사회주택에 대한 인식이 보수당 정부와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데 있다. 노동당은 명백하게 사회권으로서 주거권을 전제하고 현재 영국이 직면한 주택문제를 인식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최근 발표한 노동당 주택정책 보고서의 제목과, 그 보고서 서문에서 제레미 코빈 당수가 주장한 내용에서 명확히 드러난다. 노동당은 보수당 정부가 2017년 발표한 장기주택정책에 대응한 주택정책을 ‘다수를 위한 주택(Housing for the many)’이라는 슬로건 하에 발표하였다(Labour Party, 2018)3). 이 정책보고서 서문에서 제레미 코빈 노동당 대표는 주택은 부유한 투기적 소수를 위한 것이 되었을 때, 다수의 국민이 양질의 안전한 주택에 접근할 수 없는 문제가 발생함을 지적하며4), 주택이란 모든 사람들에게 적용되어야 할 권리이며, 이 원칙을 영국에서 다시 세워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였다(Labour Party, 2018: 1).

이에 더해 사회주택을 주택소요에 대응한 최소한의 사회안전망이 아니라, 다수의 세입자들을 위한 주요한 점유형태로 만들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점을 제기하여, 사회주택에 대한 인식이 대중모델에 기반하고 있음을 명확히 드러내었다(Labour Party, 2018: 1).

2. 보수당 정부와 노동당의 정책대응 방향
1) 영국 보수당 정부의 정책대응 방향

영국 보수당 정부는 일관되게 주택공급 부족에 따른 런던권의 주택가격 급등, 그리고 그에 따른 주거비 부담 증가가 현재 주택문제의 가장 중요한 원인이라고 파악하고 있다. 보수당의 경우 이론적 틀에서 살펴본 선별적 복지와 잔여모델과 부합하는 사회주택시스템을 철학적, 정책적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사회주택의 민간매각을 중심으로 하는 민영화, 민간부문 역할 확대 및 주거복지에서 개인의 역할을 중시하는 모습을 보여왔다(Hokinson et al., 2013). 그 연장선에서 현재 주택문제에 있어서도 민간을 중심으로 한 주택시장시스템 상에서 공급 부족 문제를 원인으로 지목하고, 시장 시스템 상에서 공급 확대라는 해법을 찾고 있다.

이를 위해 보수당 정부는 앞서 제시한 현재 주택공급이 부족한 원인을 해소하기 위해 첫째, 적재적소에 필요한 주택이 공급될 수 있도록 계획 체계 개선, 둘째, 주택건설속도 향상, 셋째, 주택 공급자를 포함한 시장 다양화, 넷째, 바로 시행가능한 정책을 통한 즉각적인 주거지원 강화 등을 주요 정책방향으로 제시하였다(DCLG, 2017).

2) 노동당의 정책대응 방향

노동당은 영국 정부의 공급확대 위주 정책에 대해 ‘잘못된 질문에 대한 잘못된 대답’이라고 비판한다. 앞서 밝혔듯 노동당은 현재 영국이 직면하고 있는 문제는 단순한 공급부족 문제에 기인한 것이 아니라고 인식하고 있다. 앞서도 언급한 바와 같이, 노동당은 국가 차원의 주택문제 접근에서 주택관련 권리를 사회적 권리로 인식하고 있음을 확실히 드러내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인식을 바탕으로 진정으로 주택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국민들이 부담 가능한’ 주택을 충분히 제공해 주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Labour Party, 2018).

이를 위해 노동당은 다음과 같은 정책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첫째, 주택정책의 중심에 사회주택정책이 있어야 하며, 둘째, 시장가격 기준의 부담가능주택이 아닌 수요자 소득 기준의 부담가능주택 재고를 대폭 확대하고, 셋째, 안전하고 양질의 주택에서 세입자가 정당한 권리를 누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점을 정책 방향으로 제시하였다(Labour Party, 2018).

실제 영국 주택정책과 관련한 보고서나 연구에서도 노동당의 인식과 정책대응 방향을 지지하는 논의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예를 들어 2017년 영국주택시장검토보고서에서는 현재 주택문제를 공급문제로만 보기에는 더 복잡한 양상을 지니고 있으며, 공급 확대만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기는 어렵다고 주장하였고(Wilcox et al., 2017), Hokinson et al.(2013)의 연구도 현재 주택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보다 지속가능하고 공공적 성격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정책방향이 전환되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Ⅴ. 보수당과 노동당 주택정책의 심층비교분석

양당은 비록 주거권에 대한 상반된 철학적 기반 하에서 서로 다른 사회주택 모델을 지향하고 있지만, 세부적인 정책에서는 모두 상반된 정책들만이 제시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스펙트럼으로 양 당의 정책이 제시되고 있다. 이에 이 장에서는 양 당책이 첨예하게 맞서는 정책과 유사한 정책, 상반되지는 않지만 지향이 다른 정책 등을 이론 고찰을 통해 도출한 비교분석틀을 바탕으로 비교, 검토하도록 하겠다.

1. 상반된 접근: 사회주택 매각 정책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노동당은 사회권으로서 주거권 보장이라는 원칙하에 사회주택 대중 모델 실현을 통해 주택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방향을 제시하였다. 반면 보수당 정부의 경우 사회주택 재고 확대를 언급하였으나, 주요한 흐름으로 시장원리에 입각하여 잔여모델에 부합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 차이점으로 인해 양 당이 상반된 정책으로 선명하게 대비되는 부분이 바로 사회주택 매각을 통한 자가 유도 정책이다. 이에 이 절에서는 양당의 구체적인 사회주택 매각 관련 정책 내용을 비교분석하도록 한다.

1) 보수당 정부의 사회주택 매각 정책

보수당 정부는 2017년 발표한 장기주택정책 보고서에서 Right to Buy로 대표되는 사회주택매각 프로그램을 더 활성화 시키겠다고 분명하게 제시하였다. 현재 주택과 관련한 문제점 중 하나로 주택가격이 높아 임대주택 거주가구나 새로 주택시장에 진입한 청년가구의 자가진입이 어렵다는 점을 언급한 후, 그에 대한 해결책으로 거주 중인 사회주택을 저렴하게 임차인에 매각하는 Right to Buy 프로그램과 사회주택 등 부담가능주택을 구입할 때 일부 지분만 매입하고, 나머지는 주택협회가 소유하고, 그에 대한 임대료를 납부하도록 하여 초기 자본금 부담을 줄여주는 Shared ownership 프로그램 등의 확대 및 활성화 추진을 명시하였다(DCLG, 2017).

구체적으로는 기존에 지방정부가 소유한 사회주택에 한하여 적용되던 Right to Buy 프로그램을 주택협회가 소유한 사회주택 거주자에까지 확대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렇게 확대된 Right to Buy 프로그램과 연계하여 Shared ownership 프로그램도 확대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DCLG, 2017). 이러한 정책 기조는 후속으로 발표된 사회주택에 대한 정책에서도 동일하게 유지되었다(MHCLG, 2018).

이는 사회주택과 관련한 이론적 모델 중 잔여화 모델에 부합하는 정책으로 이해될 수 있다. 지속적인 사회주택 매각을 통해 자가로 이동이 가능한 가구의 경우 자가로 이동시키고, 소득이나 자산 등의 문제로 자가로 이동이 불가능한 가구만이 사회주택을 계속 점유하게 하여 잔여화 시키는 형태가 신자유주의적 변화에서 잔여화 모델을 지향하는 서구국가에서 나타나는 주요한 과정이라는 점에서(오도영 외, 2015), 영국 보수당 정부가 제시한 사회주택 매각 활성화 정책은 이러한 맥락과 정확하게 맞닿아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 정책이 잔여화와 부합하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지만, 한편으로 지방정부와 주택협회가 사회주택을 매각한 자금이 신규 사회주택 공급에 사용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정책방안도 같이 제안되었다는 점에서(MHCLG, 2018), 기존 1970년대 후반 대처 정부의 전형적인 신자유주의 흐름 하의 잔여화 모델을 지향하던 때와는 차이를 보인다. 이와 함께 실제 정책적인 중요도는 상대적으로 낮으나 사회주택 확대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이를 위한 정책방안을 제안했다는 점에서, 사회주택 매각 정책에서 노동당과 정 반대의 입장을 보인 것과는 별개로 기존 신자유주의 흐름 하에서 시행했던 보수당 정부 정책과는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이는 부담가능주택 확대라는 목표 외에 적정수준의 주택공급 확보란 측면에서 사회주택공급 확대 없이 민간부문의 주택공급만으로 충분한 주택공급물량을 확보할 수 없었다는 경험도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된다(Wilson and Barton, 2018).

2) 노동당의 사회주택 매각 중지 정책

노동당은 사회주택 매각 정책에 대해서 분명한 반대의사를 표시하면서, 사회주택 매각과 관련한 모든 프로그램을 중지하거나 축소시키는 정책 도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존의 보수당 정부가 추진한 사회주택 매각 정책이 현재 약 100만 가구가 사회주택 입주를 위해 대기하고 있는 현 상황을 야기한 주요한 원인으로 판단하고, 이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사회주택 공급 확대와 함께 사회주택 매각 프로그램을 중지시켜야 필요한 수준의 사회주택 재고를 확보할 수 있다고 보았다(Labour Party, 2018).

구체적으로는 보수당 정부에서 적극 추진하고 있는 Right to Buy 프로그램을 일시 중단하고, 사회주택재고를 시장 임대료의 80% 이하 임대료로 제공하는 민간중심의 부담가능주택재고로 전환하는 프로그램을 중지시키며, 지방정부가 사회주택을 매각하도록 유도하는 정책을 종료시키는 방안을 제시하였다. 이를 통해 연간 약 5만 3천 호의 사회주택 재고의 소실을 방지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하였다(Labour Party, 2018: 17).

이는 사회주택과 관련한 이론적 모델 중 대중 모델에 부합하는 정책으로서, 사회권으로서 주거권을 실현하기 위한 적극적인 사회주택 확충 정책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것으로 이해될 수 있다.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대중 모델로 나아가기 위해 충분한 재고주택을 확보하기 위한 정책의 일환으로 재고주택 소실을 야기하는 정책 프로그램의 폐지나 중지를 제안했기 때문이다.

2. 유사한 접근: 주택 안전성 제고 및 임차인 권리 강화

보수당 정부와 노동당이 주택정책을 제시하면서 모든 부분에서 상반되는 정책을 제시한 것은 아니다. 이 절에서 제시하는 임차인 권리 강화부문과 주택 안전성 향상 정책의 경우, 세부 정책 틀에서 일부 차이는 있지만 거의 동일한 정책방향과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이 절에서는 구체적인 정책 내용을 검토하고, 이를 바탕으로 앞서 제시한 정책분석 틀을 기반으로 비교분석하겠다.

1) 보수당 정부의 주택 안전성 제고 및 임차인 권리 강화 정책

보수당 정부는 주택의 품질과 안전 확보와 임차인 권리 강화를 주요한 정책방안으로 추진하고 있다. 특히 주택 안전 문제의 경우, 이는 최근 발생한 그렌펠 타워 참사로 인해 주택의 안전 문제가 중요한 이슈로 부각되면서 강조되었다(MHCLG, 2018). 그렌펠 타워 화재로 영국의 주택, 특히 고층건물과 사회주택의 취약한 안전성이 드러나면서 이 문제를 해소하는 데 정책적인 노력을 기울이게 된 것이다. 그리고 임차인 권리를 강화하는 문제도 임차인이 임대인으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는 문제 등이 제기되면서 상호 균형 잡힌 관계설정을 목적으로 임차인의 권리를 강화하는 정책을 제시하였다(DCLG, 2017).

구체적으로는 안전한 양질의 주택재고 확보를 위해 내외장재의 불연성 소재 즉시 교체 및 화재관련 건축 규정 정비, 세입자를 포함한 아파트 안전점검회의제도 등을 도입하였으며, 임차인의 권리 강화를 위해 임대주택 관리 거버넌스에 임차인을 반드시 포함시키는 등 관련 협의체에 임차인의 의견을 보다 더 원활하게 반영할 수 있도록 개선하고, 임대인과 중개업체와의 관계에서 상대적으로 약자인 임차인의 보호를 위해 임차인에 대한 중계수수료 부과 금지, 보증금의 중립적 보관기관 위탁 의무화, 악덕 임대인 및 중개업소의 퇴출 등의 정책을 제시하였다(DCLG, 2017: 61-62).

2) 노동당의 주택 안전성 제고 및 임차인 권리 강화 정책

노동당에서도 보수당 정부와 마찬가지로 주택의 화재 안전을 포함한 안전성 향상과 임차인의 권한향상 정책을 제시하였다. 노동당 역시 그렌펠 타워 사고에 큰 영향을 받아 화재안전 대책을 특히 강조하였다. 이에 더해 임차인들의 의견과 요구가 보다 잘 전달될 수 있도록 하고, 그들의 보다 더 잘 보호하기 위해서 임차인들의 권한을 강화하는 정책을 제안하였다(Labour Party, 2018).

구체적으로는 주택의 안전성 확보를 위해 고층 주거용 건물에 스프링클러 장착을 의무화하고, 화재 관련 건축규정 및 관리감독 강화 등을 제안하였으며(Labour Party, 2018: 28), 임차인 권한 강화를 위해서 임차인의 의견과 요구를 듣고, 이를 정부정책에 반영할 수 있는 독립된 국가조직 신설, 임차인 및 거주민이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 강구, 임차인의 주택협회 이사진 참여 의무화 등의 정책방안을 제시하였다(Labour Party, 2018: 30-31).

이러한 정책들은 주택정책 비교 분석 틀 상에서 어떤 모델이나 철학에 기초하여 도입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 보편적 복지를 지향하는가 선별적 복지를 지향하는가와 관계없이 기본적으로 안전하지 않은 집들이 곳곳에 존재하고, 계약 당사자들 중 일방이 상대적으로 불리한 경우가 많았다면, 이는 지향점이나 철학과 관계없이 개선되어야 할 사항으로 판단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주택과 관련한 정책의 모든 부분이 앞서 살펴본 지향점이나 철학에 영향을 받는 것은 아니며, 정책별로 지향점에 따라 정반대로 대립하거나, 또는 지향점과 관계없이 유사한 정책이 도출되는 등 부문별로 지향점의 영향이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주택의 안전성 강화나 임차인의 권리 강화 부분은 보수당 정부나 노동당 모두 유사한 정책방안을 제시하게 된 것으로 이해될 수 있다.

3. 상이한 접근: 부담가능주택 공급 확대정책에 대한 보수당과 노동당 정책의 비교분석

부담가능주택 공급확대정책은 영국 보수당 정부와 노동당이 모두 주요한 주택정책방안으로 제시한 내용이다. 큰 방향성에서는 부담가능주택 공급 확대를 통한 재고 확충이라는 측면에서 유사하다. 그러나 구체적인 각론에서는 상반되는 정책은 아니지만, 상당한 차이를 보이는, 즉 상이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에 이 절에서는 부담가능주택 공급 확대 정책과 관련한 구체적인 내용을 검토하고, 이를 바탕으로 앞서 제시한 정책분석 틀을 기반으로 비교 분석한다.

1) 보수당 정부의 부담가능주택 공급 확대정책

보수당 정부는 새로운 장기주택정책에서 기본적으로 주택공급 확대를 가장 중요한 정책 목표로 제시하였다. 이는 정부의 정책보고서에서도 잘 나타나는데, 이 보고서에서 주요한 정책 방향으로 제시된 4가지 중 3가지가 주택공급 확대를 위한 것이었다(DCLG, 2017).

여기서 사회주택을 포함한 부담가능주택 공급 확대 정책은 주택공급 확대 및 주거 상향이동의 수단으로 활용하고자 하는 의도로 제안되었으며, 보수당 정부의 정책에서 사회주택 공급 확대가 주택공급 확대 정책의 중심에 있지는 않았다. 오히려, 주택시장시스템을 이용한 민간부문의 부담가능주택 공급 확대를 위해 디벨로퍼와 건설업체를 지원하는 데 보다 중점을 두고 정책을 추진하였다(Labour Party, 2018).

구체적인 정책방안을 보면, 보수당은 부담가능주택 공급 확대와 관련해서 단순히 부담가능주택이 저렴하고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는 주택을 제공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자가로 이동하기 위한 사회적 계층이동 수단으로서 작동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이에 지방정부의 사회주택 건설 지원 방안도 제시하였지만, 이보다 민간부문이 시장의 80% 이하 임대료로 임대하되, 임차인은 향후 해당 주택 구매를 약정하도록 하여 자가이동을 담보로 한 Rent to Buy 프로그램과 초기 매입자금 부담을 줄여 주택구입을 유도하는 Shared Ownership 프로그램을 위한 부담가능주택 공급 등에 더 중점을 두고 부담가능주택 공급확대정책방안을 제시하였다(DCLG, 2017; MHCLG, 2018).

이는 부담가능주택 공급 확대라는 측면에서 일견 보편적 복지를 지향하는 것으로 보일 수 있으나, 실제로는 비교분석 틀에서 제시된 선별적 복지, 잔여 모델로 이어지는 지향점과 일치하는 것으로 이해될 수 있다. 부담가능주택 공급도 시장기능 회복을 위한 공급확대의 일환으로 인식되고 있으며, 사회주택보다는 자가 이동을 위한 수단으로써 부담가능주택에 더 정책적인 무게중심을 두고 있어 사회주택 등에 계속 거주하는 가구는 잔여화 되는 구조로 정책이 설계되어 있기 때문이다. 즉, 소득과 자산이 되지 않는 가구는 선택적으로 사회주택 등 부담가능주택에 거주하되, 그렇지 않은 가구는 자가가구로의 이동을 유도한다는 점에서 선택적 복지를 지향하고 있는 것으로 이해될 수 있다. 그리고 이는 오도영 외(2015)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잔여 모델과도 정확하게 부합하는 것이다.

2) 노동당의 부담가능주택 공급 확대정책

노동당은 주택공급 확대가 장기적으로 현재 나타나고 있는 주택문제를 완화할 수 있다고 보지만, 너무 많은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고 본다. 또한 공급 물량에만 몰두하는 단순한 주택공급 확대는 현재 부담가능성 문제를 겪고 있는 가구들에게는 근본적 해결책이 되지 않는다고 본다. 왜냐하면 추가로 공급되는 주택들이 투기적인 일부 부유충의 투자나 세컨드 하우스로 활용이 된다면 주택공급이 확대되더라도 그 효과가 반감될 수밖에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따라서 노동당에서는 보수당 정부가 제시한 ‘얼마나 많은 주택을 공급할 것인가? 또 주택공급을 확대하기 위해서 어떤 정책을 도입할 것인가?’라는 질문과, 그 대답으로 제시한 ’주택공급 확대를 위한 정책방안’을 잘못된 질문에 대한 잘못된 대답이라고 비판하면서 ‘누구를 위해, 어떤 주택을 공급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가장 중요한 정책적 질문이며, 이에 대한 올바른 응답은 사회주택 중심의 부담가능주택 재고 확대라고 보았다(Labour Party, 2018: 5).

이를 위해 노동당은 보수당 정부가 ‘부담가능주택’의 개념을 시장가격대비 저렴한 모든 주택을 포괄하는 것으로 정의하고 부담가능주택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민간부문에 막대한 재정을 투입하는 것을 비판하면서, 부담가능주택의 개념을 다시 정의하였다. 노동당은 진정으로 부담 가능한 주택이란 시장가격을 기준으로 저렴한 주택이 아니라 수요자의 소득수준을 기준으로 부담 가능해야 한다고 보았다. 그리고 국민들의 소득을 기준으로 하여 진정으로 부담 가능한 양질의 주택공급을 확대해야 함을 강조하였다.

구체적인 정책으로 노동당은 부담가능주택공급 확대 등 주택문제만을 전담할 주택부의 신설, 지방정부-주택협회-중앙정부의 파트너십 강화를 통한 부담가능주택 공급 확대, 주거비보조 축소와 사회주택 재원 확대 추진, 주택협회 등 부담가능주택 공급자 자금지원 확대, 지방정부의 부담가능주택 공급 의무화, 모든 개발 사업의 부담가능주택 건설 의무화 등의 정책을 제시하였다. 예를 들어 주거비보조 축소와 사회주택 재원 확대 정책의 경우, 과거 1970년대까지 영국 정부의 주택예산 중 80%가 사회주택 등 부담가능주택 예산으로 할당되었으나, 보수당 정부 하에서는 5%만이 할당되면서 주거비 보조로 너무 많은 지출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보았다. 따라서 사회주택 중심의 부담가능주택 공급 확대를 통해 이 비용을 줄이고 지속적으로 사회주택 재고 확대의 재원으로 활용하는 정책 방안을 제시하였다.

이 정책의 경우에는 양 당의 정책은 부담가능주택 공급확대라는 정책의 큰 방향성은 일치함에도 불구하고, 구체적인 실천 방향에서 상이한 모습을 보이면서 서로 다른 곳을 지향하고 있는 것으로 이해될 수 있다. 보수당은 시장시스템 하에서 주거비 지원과 결합한 잔여화된 사회주택 시스템을 지향한 반면, 노동당은 사회주택을 포함한 진정한 부담가능주택 공급을 획기적으로 확대하여 대중 모델을 추구하고자 하였다. 이 과정에서 보수당 정부가 추진한 민간중심의 부담가능주택 공급 확대정책은 실패한 것으로 규정하고, 과거 1970년대 이전의 영국처럼 누구나 집 걱정 없이 살 수 있도록 정부 주도로 부담가능주택 재고를 큰 폭으로 확대하는 정책을 제시하였다.

4. 소결

최근 영국의 보수당과 노동당은 <표 2>에서 정리된 바와 같이 각각 지향하는 바에 따라 문제를 인식하고, 이를 해소하기 위한 여러 정책방안을 제시하거나 추진하고 있었다. 보수당 정부는 선별적 복지와 잔여모델을 지향하면서 주택시장 내 공급문제로 인식하여 공급확대 및 자가 유도정책 등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었으며, 부담가능주택 공급 확대라는 목표를 제시하면서도 구체적인 시행방안에서는 민간을 활용한 외주화를 더 공고히 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었다. 반면, 노동당의 경우 단순한 공급 문제가 아니라 정부역할과 사회주택 문제가 연결된 것으로 인식하고, 보편적 복지와 대중 모델을 지향하면서 이에 부합하는 정책들, 즉 사회주택 민간 매각과 같은 정책을 통해 사회주택 재고가 소실되는 것을 막기 위해 보수당 정부의 정책과 정반대의 정책 방안을 제시하였으며, 정부가 중심이 되어 부담가능주택 공급을 확대하는 방안을 제시하였다.

표 2. 영국 보수당과 노동당의 주택정책 비교
구분 보수당 노동당
주택문제 인식 • 시장에서 주택공급부문이 작동되지 않아 발생하는 문제 • 공급 부족뿐 아니라 모든 국민이 필요한 주택에 접근할 수 없는 접근성 문제도 매우 중요
기본 방향 • 시장기능(공급) 회복 • 정부역할 확대
주요 정책방향 • 공급 확대 위한 계획 체계 개선 • 사회주택 중심의 주택정책
• 주택건설속도 향상 • 시장가격 기준이 아닌 수요자 소득 기준의 부담가능주택 재고 대폭 확대
• 건설사를 포함한 시장주체 다양화
• 즉각적인 주거지원 강화 • 세입자의 권리 강화
구체적 해결 방안 상반 • 사회주택 매각 프로그램 강화 • 사회주택 매각과 관련한 모든 프로그램을 중지축소
유사 • 주택품질 향상, 안전 확보 및 임차인 권리 강화 • 주택 안전성 확보 및 임차인 권리 강화
상이 • 부담가능주택 공급 확대: 자가 이동을 유도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민간 중심의 저렴한 주택 공급에 초점 • 부담가능주택 공급 확대: 소득대비 부담 없는 정부 및 공공 중심의 사회주택 공급 확대 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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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실제 구체적인 정책방안에 있어서는 단순히 지향하는 바로 해석하기에는 보다 복잡한 양상이 나타났다. 즉 각각의 정당의 주택정책이 지향하는 바에 기초하여 제시하는 모습을 보여 정체성을 확실히 드러내면서도, 구체적인 추진 방식에 있어서는 지향점에 매몰되기보다 실제 정책적 필요성에 따라 지향하는 바와 다른 양상을 보이기도 하였다.

특히 이러한 변화는 노동당보다 보수당 정부 정책에서 보다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노동당의 경우, 대부분의 정책 방향이 지향하고 있는 보편적 복지와 대중 모델에 부합하는 형태로 제시되었으나, 보수당 정부의 경우 일부 정책은 지향하는 모델 등의 전형적 모습과는 다른 정책방안을 제시하였다. 예를 들어 보수당 정부가 사회주택 재고 확대를 위한 정책을 제안한 부분은 과거 대처시절의 보수당과 결을 달리 하며, 잔여적 모델의 전형적인 정책과도 다른 측면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영국의 이와 같은 사례는 최근 대부분의 국가가 신자유주의 흐름 하에서 잔여적 모델을 지향하면서 나타나는 문제들로 인해 오히려 미래에는 공공임대주택의 필요성이 더 부각될 수밖에 없다는 주장(Rhodes and Mullins, 2009)과 주택부문에서는 정부의 역할이 더 적극적으로 확대될 필요가 있다는 주장(Hokinson et al., 2013)을 뒷받침하는 사례로 이해될 수 있다.

이는 우리나라의 정책 방안에도 새로운 시사점을 준다. 현재 적극적으로 공공임대주택 재고 확대에 나서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우리나라의 주택정책은 잔여적 모델을 지향하는 것으로 이해되고 있다(고정희·서용석, 2018). 이런 상황 하에서 우리보다 앞서 많은 수의 사회주택, 즉 공공임대주택 재고를 확보했음에도 잔여화로 방향을 전환하였던 영국이 최근에 다시 전형적인 잔여화 정책에서 일부 변화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우리나라의 주택정책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현재 사회주택에 거주하는 가구가 약 390만 가구에 이르고, 전체 점유형태에서 사회주택 거주자의 비율이 17%에 달하는 영국에서(MHCLG, 2018) 최근 다시 사회주택 재고 확대 논의가 노동당뿐 아니라, 보수당 정부 정책에서도 제안되는 등 설득력을 얻고 있는 부분은 “공공임대주택을 얼마나 공급할 것인가?”, “공공임대주택과 최근 새롭게 도입한 주거비보조를 어떻게 조화시켜 국민들의 주거비 부담을 최소화하고 원하는 주택에서 거주할 수 있도록 할 것인가?” 등의 질문에 많은 시사점을 준다. 즉 영국의 사례는 공공임대주택 재고 확대의 필요성과 필요한 물량이 예상보다 더 높고 많을 수도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이해될 수 있다.

이와 함께 정책경쟁 과정에서 양 당이 주택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으로 제기한 “얼마나 많은 주택이 필요하며, 어떻게 이를 공급할 것인가?”, “누구를 위하여 주택을 공급할 것인가?”, “어떤 주택을 공급할 것인가?”, “어떻게 주어진 목표를 달성할 것인가?”라는 물음과 자신이 지향하는 바에 기초하여 이러한 질문에 대한 답을 구체적 정책방안으로 제시하는 부분들도 관련된 우리나라의 정책질문과 그에 대한 해답을 찾는 데 많은 시사점을 줄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Ⅵ. 결론

영국은 2차 세계대전 이후 대규모 사회주택 공급을 통해 사회주택에 있어 대중모델의 대표적 국가였으나, 1970년대 후반 대처 총리의 보수당 정부가 들어서면서 사회주택 민간 매각 등을 통해 잔여모델 국가로 변화하였다. 이 와중에 영국은 몇 번의 주택가격 급등을 경험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지방정부의 사회주택 공급이 거의 이루어지지 못하면서 영국의 주택공급은 20년 이상 수요에 미치지 못하는 공급부족상태가 지속되어 왔으며, 그 결과 최근에는 런던을 중심으로 한 남동부의 주택가격이 급등하는 ‘부담가능성 위기’가 발생하였다.

이에 영국 보수당 정부는 현재 심각한 주택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주택공급 확대를 골자로 하는 주택정책을 발표하였다. 그러나 다음 해 그렌펠 타워 참사가 발생하면서 다시 주택정책이 주요한 정책이슈로 부각하자 노동당은 예비내각 주택부가 중심이 되어 노동당의 주택정책방안을 제시하였다.

이들의 정책방안은 이론적 틀에서 볼 때 각각 선별적 복지-잔여 모델이라는 지향점과 보편적 복지-대중 모델이라는 지향점을 선명하게 드러내면서, 이러한 지향점과 철학적 기초 하에 각각의 정책을 제시하였다. 또한, 이러한 지향점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구체적 정책 제안에서는 상반되는 부분뿐 아니라, 일치하는 부분, 그리고 목표는 같으나 구체적 실천방안에서 지향하는 바가 다른 상이한 부분 등이 모두 포함된 복잡한 양상을 보였다. 그리고 이러한 복잡한 양상 속에서 잔여적 모델을 지향하는 국가에서 사회주택 필요성을 재인식한 사례로서 영국 양당의 주택정책 경쟁은 우리나라에도 시사하는 바가 분명하였다.

영국의 경우, 우리나라와 과거 경험한 역사적 경로가 다르기 때문에 영국의 정책 경쟁 사례에서 나타난 다양한 정책 아이디어 등을 단순하게 우리나라 정책에 활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그러나 영국의 보수당 정부와 노동당이 제기한 근본적 질문과 그에 대한 해답을 찾는 과정에서 제시한 정책방안들은 향후 우리나라의 관련 정책 발전에 많은 시사점을 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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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es

1) 그렌펠 타워 참사 이후 2018년 보수당 정부에서 사회주택에 대한 추가적인 정책방안을 발표하면서 사회주택 안전성 확보, 공급 확대 등의 방안을 제시하였으나(MHCLG, 2018), 큰 틀에서의 방향성은 바뀌지 않았다.

2) 주택건설인허가실적은 2010~2011년 기간 약 15만 호 수준에서 2015~2016년 기간에는 약 26만 호 수준으로 증가하였으나, 완공실적은 같은 기간 약 12만 호 수준에서 약 16만 호 수준으로 증가하는 데 그쳤다(DCLG, 2017: 13).

3) 이는 노동당이 2018년 발표한 주택정책 보고서의 제목이자, 노동당의 주택정책에 대한 슬로건으로 사용되고 있다.

4) 즉, 노동당은 아무리 주택공급이 확대되더라도 주택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분배되지 못한다면 실제 서민들이 직면한 주택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기 어렵다고 보고 있으며, 이를 주택에 대한 접근성이라는 문제로 이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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